미국 시애틀에서 진행 중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3차 협상 마지막 날인 9일 오전 10시경 한미 FTA에 대한 반대시위를 전개 중인 한미 양국의 합동시위대 중 일부가 협상장인 시애틀 모하이 센터에 진입을 시도하다 그 자리에서 시애틀 경찰에 연행됐다.
9명의 한국인과 6명의 미국인으로 구성된 이들은 '한미 FTA 반대' 구호를 외치며 한 명씩 경찰 저지선을 뚫고 협상장 진입을 시도했다. 이에 앞서 이들은 시애틀 경찰 측에 이런 행동을 할 예정이며, 체포될 경우 저항하지 않고 순순히 붙잡혀 가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들은 연행된 지 2시간30분만에 순방 조치됐다. 이 과정에서 권찬호 주시애틀 한국 총영사가 선처를 해달라고 경찰 측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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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장 진입은 한미 FTA의 불법성에 대한 비폭력 불복종"
이날 미국노총산별회의(AFL-CIO) 워싱턴 주 지부장인 로비 스턴 씨와 전국민중연대 집행위원장인 박석운 씨는 모하이 센터로 진입하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는 못 가진 자들과 소외된 자들의 역사적인 투쟁 방식인 비폭력 시민 불복종 행동을 통해 한미 양국의 노동자, 농민, 민중이 얼마나 절절하게 한미 FTA 협상 중단을 요구하고 있는지를 미국 사회와 한국 사회에 전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비폭력적인 시민 불복종이란 정당하지 못한 법률을 평화적으로 위반하는 직접행동"이라며 "사람은 정당한 법률에 복종해야 할 당연한 법적·도덕적 의무도 갖고 있지만, 이와 반대로 정당하지 못한 법률에 저항해야 할 도덕적 의무 역시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협상장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에 붙잡혀 갔다 풀려난 이창근 민주노총 국제부장은 "이번 행동은 한미 양국의 노동자들이 한미 FTA로 인해 양질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공공서비스가 붕괴되고, 환경이 파괴될 것이라는 데 대해 공통의 인식을 공유하고, 한미 FTA에 대한 강력한 반대 의지를 온몸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협상장 진입을 시도했던 사람들은 오영택(공무원노조), 이창근(민주노총), 박석운(민중연대), 이호철(전교조), 이도화(반미여성단체), 이은영(한국여성농민회), 이현세(한농), 하원오(전농), 박세훈(한총련) 등 한국인 9명과 사라 슬로언(앤서), 제프 존슨(AFL-CIO), 존 브레이어(ILWA), 바비 스턴(AFL-CIO), 림율산(노둣돌, 재미위원회), 로이다 콜론(잡스 위드 저스티스) 등 미국인 6명이다.
이들은 순방 조치된 후 곧바로 '한미 FTA 저지 원정투쟁단'에 합류해 '한미 FTA 장례식', 폐막행진 등 원정투쟁단의 이날 공식행사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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