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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유엔 휴전방안 공식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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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유엔 휴전방안 공식 거부

"이스라엘군 즉각 철수하면 정부군 투입"

'친미 정권'으로 알려진 레바논 정부가 미국이 지지하는 유엔의 휴전방안을 공식적으로 거부했다. 또한 레바논 정부는 이스라엘군이 레바논에서 즉시 철수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즉각 철수' 요구는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사이에 완충 역할을 해줄 평화유지군이 배치되기 전에라도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8일 <AP> 통신에 따르면 푸아드 사니오라 레바논 총리는 7일 긴급 개최된 아랍연맹 외무장관 회의에서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AP> 통신은 "레바논 지도자가 아랍연맹 외무장관들 앞에서 비장한 태도로 연설을 하다가 감정을 추스리고 눈물을 닦아내느라 여러 차례 연설이 끊겼다"면서 "외무장관들은 시선을 떨구며 당황한 기색이 역력해 보였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헤즈볼라 출신의 장관 2명이 포함된 레바논 내각은 이날 만장일치로 휴전과 이스라엘군 철수를 전제조건으로 레바논 남부 지역에 병력 1만5000명을 배치하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이스라엘의 무차별 공격에 수백 명의 자국민들이 희생되는 것을 무력하게 지켜보기만 해 온 레바논 정부가 적극적인 주권행사에 나선 것이다.

<AP>통신은 "이같은 움직임은 헤즈볼라가 사실상 지배해 온 남부 지역에 대해 레바논 정부가 직접 통제할 의지와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미국은 여전히 이스라엘군의 즉각 철수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조지 W.부시 대통령은 10일간의 휴가차 머물고 있는 텍사스 크로퍼드 목장에서 이날 레바논 사태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갖고, 레바논 정부가 남부 지역을 통치하도록 지원하는 다국적군이 배치되기 전에는 이스라엘군이 철수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헤즈볼라와 후원자들이 더 많은 무기를 운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지 말아야 한다"면서 "때때로 이 세상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쉬운 길을 택하려고 하지만, 우리의 견해로는 지금이 문제의 근원을 다뤄야 할 때라는 것이며, 공간을 만들어주자는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레바논 사태를 종식시키기 위한 유엔결의안 채택 노력에도 불구하고 레바논 사태가 조기에 해소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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