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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전가'와 '따라하기'로는 성공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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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비용전가'와 '따라하기'로는 성공 못합니다

예종석의 'CEO에게 보내는 편지'<45> 경쟁력의 3대요소

K 사장님!
  
  안녕하십니까? 어느새 장마철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비 때문에 피해를 입는 기업들이 많은데 올해는 수해를 겪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기업이 갖춰야 할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역량인 경쟁력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기업의 경쟁전략에 관한 연구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마이클 포터(Michael Porter)는 일찍이 경쟁력의 3대 요소로 원가우위, 차별화, 집중화를 언급한 바 있습니다. 그의 지적은 상당한 세월이 지난 오늘날에도 여전히 강한 설득력을 갖습니다. 그러나 우리 기업들 중에는 아직도 그 간단한 원칙을 깨우치지 못하거나 알고 있다 하더라도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꽤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기본으로 돌아간다는 마음가짐으로 이러한 경쟁력 요소들을 우리 기업의 현실에 비추어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첫 번째 요소인 원가우위는 경쟁력 요소 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이고 상식적인 것입니다. 원가가 경쟁사보다 높아서는 경쟁에서 이기기가 힘든 법이지요. 원가우위는 모든 기업이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이루어야 할 경쟁력 확보의 전제조건입니다.
  
  확실한 원가우위를 실현하고 있는 기업은 요즘처럼 고유가나 환율 문제 등으로 시장여건이 악화되더라도 조금은 느긋한 입장에서 경쟁에 임할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원가우위를 경쟁전략의 핵심으로 삼으려는 기업은 해당 산업 내에서 가장 낮은 원가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원가가 낮아지면 제품의 저가공급이 가능해지고, 따라서 그것을 기반으로 높은 시장점유율의 확보가 용이해지며 나아가서 이익의 극대화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원가절감은 다양한 측면에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이룰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규모의 경제 실현과 효율적인 기술의 개발, 유리한 원자재 확보 노하우, 생산성 제고 및 유통방식의 개선 등으로 원가를 낮출 수 있지요. 그러나 우리 경영자들 중에는 아직도 원가절감을 원자재 및 부품 납품업체의 납품가격 인하나 임금삭감 등의 의미로 이해하고 있는 분들이 상당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한 조치들은 잠깐 동안은 원가를 낮추는 데 기여하는 것 같지만 결국은 품질저하라는 부메랑이 되어 경쟁력 상실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원인이 됩니다. 인건비나 납품가격을 낮추려고 애쓰기보다는 그들의 생산성과 품질을 제고해서 상대적으로 원가를 낮추는 것이 훨씬 용이하고 지혜로운 원가우위 실현방안이 될 것입니다.
  
  요즈음 상생경영을 강조하는 경영자들이 많이 있습니다만, 사실 상생경영은 원가우위 달성의 일차적인 필요조건입니다. 생산공정에 참여하는 인력이나 협력업체가 모두 윈윈하는 경영체제를 확립하지 않고는 장기적인 원가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것은 사장님께서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두 번째 요소인 차별화는 요즘 같은 공급과잉 시대에 크게 각광받는 경쟁력 원천입니다. 앞서 포지셔닝 전략에서도 말씀드렸지만 품질이나 디자인 같은 제품의 본질적인 측면이나 서비스 같은 비본질적 측면을 막론하고 경쟁제품과 차별화되지 않는 제품은 소비자에게 선택받지 못하고 경쟁력을 가질 수도 없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기업들은 유난히 차별화에 관한 한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현실입니다. 우리기업들은 시장에 히트상품이 등장하면 차별화된 제품으로 소비자에게 소구하기보다는 모방제품이나 아류제품을 만드는 데 열을 올립니다. 음료시장의 예를 들어보면 오래 전의 '맥콜'이나 '비락 식혜'에서부터 오늘날의 '비타 500'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히트제품이 나오면 유사상품이 수도 없이 쏟아져 나왔던 것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모방을 하는 것이 쉬울지는 모르겠지만 모방제품이 성공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게만 봅니다. 음료시장 같은 상품시장에서도 그렇지만 우리 주변에서도 그런 사례는 흔히 목격되지요. 예를 들어 어느 동네에서 식당 하나가 잘 된다고 소문이 나면 그 주변에 비슷한 메뉴의 식당들을 차려놓고 '원조' 경쟁을 많이 합니다. 그러나 어느 식당골목에서도 후발 아류업소가 잘 되는 경우는 아주 드뭅니다.
  
  따라서 기업들은 경쟁자를 모방하기보다는 경쟁자와 상이한 속성을 선택해서 독특하고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차별화우위를 추진하는 데 있어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대목은 그 차별화 포인트가 소비자에게 중요한 것이라야 한다는 점입니다. 소비자가 원하지 않는 속성은 아무리 차별화해도 소비자에게 선택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차별화와 원가 중 어느 한 쪽의 우위가 다른 쪽의 열위를 보완하는 측면도 있지만 한 쪽의 열위가 심한 경우에는 우위부문의 효과도 상쇄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따라서 차별화우위 전략과 가격우위 전략 중 어느 쪽을 선택하더라도 다른 한 쪽의 경쟁력도 일정수준으로 유지함으로써 우위효과가 상쇄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세 번째 요소인 집중화는 표적시장의 범위에 관련되는 것입니다. 표적시장의 범위를 좁게 잡으면 기업은 시장 전체를 상대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역량을 투입할 수 있습니다. 요즘 흔히들 이야기하는 '선택과 집중'은 바로 집중화의 다른 표현입니다. 집중화 전략으로 성공한 기업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어쩌면 '성공하는 기업은 집중화한다'고 말하는 것이 옳은 표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든 세분시장을 동시에 효율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대기업이 아니고서는 작은 세분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승리를 기약할 수 있는 현명한 선택일 것입니다. 예를 들어 '리츠-칼튼' 호텔체인은 상위 5%에 드는 기업과 개인 고객을 집중적으로 공략해서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악기회사인 '호너'는 하모니카 시장에 특화해서 무려 85%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랜드'는 의류시장의 캐주얼 부문에 주력해서 기업을 크게 일으켰습니다.
  
  집중화 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원가 집중화'이고 다른 하나는 '차별적 집중화'입니다. 원가 집중화는 전체 시장이 아닌 표적 세분시장 내에서 원가우위를 달성하는 것이고, 차별적 집중화는 표적시장 소비자의 특별한 욕구에 초점을 맞추어 경쟁우위를 창출해내는 것입니다. 원가우위나 차별화우위도 시장 전체보다는 작은 세분시장에서 달성가능성이 높다는 데 집중화 전략의 매력이 있는 것입니다.
  
  포터가 지적한 3대 경쟁요소를 잘 알고 있고 그 요소들을 갖추기 위해 노력은 하고 있으나 그 어느 것 하나도 업계 평균에 비해 우위를 확보하고 있지 못하다면, 그 기업은 경쟁력이 없는 것이고 경쟁에서 조만간 도태될 것입니다. 한때 경쟁우위 요소를 확보해서 성공한 기업이라 하더라도 그 우위를 계속해서 유지해 나가지 못한다면 그 기업의 수명도 그리 길지 못할 것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일단 성공한 후에는 자신이 성공한 이유를 망각(Forget What Made Them Successful)하고, 그 우위요소를 유지하지 못하거나 경쟁전략을 전환하여 실패의 늪으로 빠져드는 경우를 흔히 봅니다. 어떤 경우에도 경쟁우위 요소의 확보는 최고경영자가 잊어서는 안 될 사명입니다. 사장님께서도 이번주에는 회사의 경쟁전략과 경쟁우위 요소들을 한번 점검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럼 오늘은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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