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Z는 지난 17일자 신문 5면에 '생명을 살리는 사업인가, 환경 대재앙인가-토건 사업 하나를 두고 논쟁을 벌이는 한국'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동경 주재 아시아 특파원이 작성한 이 기사에는 4대강 사업을 둘러싼 국내의 찬반 양론과 지방선거 패배에도 이 사업을 강행하려는 한국 정부의 행보에 대한 분석이 실렸다.
▲ 독일의 유력 일간지 <프랑크푸르트알게마이네짜이퉁>의 4대강 사업 관련 보도. ⓒFAZ |
이 신문은 또 "4대강 사업이란 남한의 4대강인 한강·낙동강·영산강·금강에 16개의 댐을 설치해 서로 연결하는 사업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뜻대로라면 원래 이 사업은 한강과 낙동강을 잇는 운하의 주요 수송로를 만드려던 것"이라며 "이 발상은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 시절 독일을 방문했을 때 마인도나우 운하를 보고 감명을 받은 것에서 연유했지만, 엄청난 반대 여론에 부딪혀 2009년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FAZ는 "이제 그 프로젝트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이라는 다른 이름으로 등장해 150억 유로 이상의 투자를 요하는 한국 역사상 초유의 기간 산업이 되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정부의 4대강 사업 추진 논리에 대해 "한국 정부의 설명에 의하면, 이 사업은 홍수를 막고 수량을 확보하기 위한 강 정비 공사"라며 "이명박 정부는 이 사업을 '친환경 사업'이라고 지칭하며 경제 불황을 극복하는 '녹색 뉴딜 사업'이라고 홍보한다"고 밝혔다.
FAZ는 4대강 사업에 대한 국내의 반대 여론에 대해서도 "4대강 사업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정부의 이 거대한 사업을 일종의 사기 행각이라고 보고 있다"며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단식과 문수 스님의 소신공양 등 종교계의 반대 움직임을 소개했다.
이 신문은 또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72% 정도가 이 사업에 대한 우려의 입장을 갖고 있고, 지난 지방선거에서 4대강 사업 중단을 공약한 야권 후보자들이 대규모 당선됐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그런 주장에 전혀 흔들림이 없다"면서 "현대건설 사장이라는 과거 경력이 있는 이명박 대통령은 거대한 토건 사업을 중시한다"고 보도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독일운하를 보고 강 정비 사업 구상을 시작한 것에 대한 환경운동가들의 비판도 실렸다. FAZ는 "환경운동가들은 4대강 사업과 같은 강 정비 공사가 구식 방법이라고 지적하면서 독일의 예를 든다"며 "독일 이자르강의 경우 준설 작업이 생태계의 큰 위협을 초래했기 때문에 다시 강을 '재자연화'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이 '강 정비 사례'로 지목했던 독일의 경우, 100여 년 전 독일운하 건설이 가져온 수질 악화·홍수 피해 등 후유증이 문제가 되자, 강변의 제방을 헐고 범람지와 습지를 다시 재생시키는 '재자연화' 공사를 다시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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