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황우석의 '원천 기술'은 돈 세탁? 28억여 원 횡령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황우석의 '원천 기술'은 돈 세탁? 28억여 원 횡령

부인에게 승용차 선물도…이병천, 강성근도 '한 몫'

"차명계좌의 이용, 허위 세금계산서의 작성, 동일 연구에 대한 중복지원 신청, 환치기, 공금 유용…"
  
  12일 검찰은 논문 조작과 별도로 황우석 씨를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횡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이 밝힌 황 씨의 연구비 횡령 및 돈 세탁 수법은 천태만상이었다. 황 씨는 이런 방법을 통해 약 28억4000만 원의 민·관 연구비를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의 연구 지원비 약 2억 원 가로채
  
  검찰에 따르면, 황우석 씨는 과학기술부에서 240억 원, 정보통신부에서 43억 원, 교육부에서 4억500만 원 등 총 287억500만 원의 지원금을 받아 이 중 164억4400만 원을 집행했고, 다시 이 가운데 1억9266만 원을 횡령했다.
  
  황우석 씨는 2004년 11월~2005년 4월 과기부의 지원금 중 돼지 494마리 구입비 1억9266만 원을 허위 계산서를 작성하는 수법으로 횡령했다. 황 씨가 이 돈을 돼지 농장주의 계좌에 입금하면 개인비서가 현금으로 출금해 황 씨의 차명계좌 등 여러 개의 계좌에 분산 입금하는 방식이었다. 황 씨는 감사원이 이 사실을 문제 삼자 개인비서, 돼지 농장주와 함께 서울 모처에서 '입 맞추기' 회의까지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황우석 씨는 또 하나의 연구에 대해 두 곳의 정부 부처로부터 연구비를 중복 지원받기도 했다. 황 씨는 과기부에서 '광우병 내성 소 개발 연구비' 명목으로 43억 원을 지원받고, 나중에 신산업전략연구원에서 같은 연구비 명목으로 31억5400만 원을 지원받았다.
  
  황우석 씨는 개인비서로 하여금 연구원 53명의 통장과 도장을 관리하도록 하고 이들에게 지급돼야 할 연구비 8억1000만여 원을 불분명한 용처에 사용했다. 황 씨는 줄기세포 연구에 참여하지도 않은 연구원의 인건비를 정부에 청구해 받아내기도 했다.
  
  황우석 씨는 서울대 수의대에서 지급받은 여비를 모두 현금으로 출금한 후 자신의 개인 자금이 보관된 계좌에 입금했다가 다시 현금으로 인출하는 방식으로 여비의 정확한 사용처를 추적할 수 없도록 꾀를 쓰기도 했다.
  
  민간 지원금 26억4천만 원 횡령
  
  민간 지원금에서의 횡령 및 유용 실태는 더 가관이었다.
  
  황우석 씨는 민간기업과 민간단체들로부터 총 96억8000만 원의 연구 지원금을 받았다. 농협중앙회와 SK가 각각 10억 원씩의 연구비를 지원했고, 신산업전략연구원이 61억 원, 한국과학재단 33억3000만 원, 관악구 후원회 2억8000만 원을 지원했다. 황 씨는 이중 민간기업의 지원금 20억 원과 민간단체 지원금 6억4200만 원, 도합 26억4000만 원을 횡령했다는 게 이날 검찰의 발표였다.
  
  검찰은 특히 황우석 씨가 2001년 12월~2002년 4월 민간 지원금 중 4억7550만 원을 자신의 매제인 임 모 씨의 계좌에 입금 받아 전액을 현금으로 인출한 후, 하루에도 수차례씩 금융기관 영업소들을 돌아다니며 소액 입금하는 치밀한 방법으로 돈세탁을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2005년 7월∼11월 황우석 씨 매제의 계좌에 정체불명의 돈 2억3500만 원이 입금됐다는 사실도 찾아냈지만 황 씨는 "후원인에게서 받은 돈"라고만 주장할 뿐 출처를 밝히지 않았다.
  
  황우석 씨는 민간 지원금 중 소를 구입하는 데 할당된 31억5000만 원을 쓰는 과정에서 5억9200만 원을 차명계좌로 받아 횡령했고, 이병천 교수와 공모해 재료비를 허위로 청구하는 수법으로 5000만 원을 가로챘다는 것이다.
  
  황우석 씨는 민간 기업을 감언이설로 꼬드겨 서울대 총장 계좌로 받게 돼 있는 연구비를 과학기술재단을 통해 받아내기도 했다. 황 씨는 SK기술원장인 박 모 씨에게 "줄기세포 관련 기술과 정보, 인맥 등을 SK에 제공해줄 수 있다. 학교를 거치면 지원금이 줄어든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황우석 자금 세탁 방식 놀라워…부인에게 차 선물도
  
  황우석 씨는 자금세탁 방식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황 씨는 권대기 연구원 등 연구원 명의의 계좌 53개, 실험용 가축 판매자 명의의 계좌 8개, 고교 선배의 계좌 등 총 63개의 차명계좌를 이용해 현금 입출금을 반복하는 방법으로 돈세탁을 했다.
  
  황우석 씨는 수천만 원의 고액이 입출금되면 금융정보분석원에 보고해야 하는 규정을 피하기 위해 하루에도 3~4차례씩 금융기관을 방문해 1000만~3000만 원 정도의 현금을 분산 입금하거나 출금했다. 황 씨는 이렇게 세탁한 자금을 개인 용도로 유용했다.
  
  황우석 씨는 각종 민간 지원금을 마구잡이로 입금한 통장에서 2001년 8월 1억4000만 원, 2002년 3월 224만 원을 인출해 후원자들에게 줄 답례용 선물을 샀다. 황 씨는 또 이 계좌에서 2688만 원을 인출해 부인 명의로 SM5 승용차을 구입했다.
  
  황우석 씨는 이 통장에서 꺼낸 자금으로 2001년 6월∼2005년 12월 여야 정치인 수십 명에게 제공한 5490만 원의 일부를 충당하기도 했다. 황 씨는 논문 조작 혐의가 불거진 지난해 말 이 통장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편을 들어줬던 연구원들에게 2억9000만 원을 나눠주기도 했다.
  
  이 밖에 황우석 씨는 '환치기'를 한 혐의도 받고 있다. 황 씨는 2005년 9월 재미교포 강 모 씨의 계좌에 2억 원을 입금한 뒤 그해 11월 미국에서 직접 2억 원 상당의 달러를 받은 사실을 밝혀냈다. 그러나 검찰은 황 씨가 이 돈의 사용처를 밝히지 않고 강 씨의 행방도 묘연해 외화 불법 환전에 대한 내사를 중지했다.
  
  이병천, 강선근도 연구비 수억 원 편취
  
  한편 황우석 씨는 연구비를 횡령하는 과정에서 이병천 교수, 강성근 교수와 공모하기도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황우석 씨는 이병천 교수의 친구가 운영하는 제약업체나 소모품업체의 사장에게 부탁해 구입하지도 않은 물품의 세금 계산서를 허위로 작성한 후 세금 10~15%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되돌려 받아 가로챘다는 것이다.
  
  황우석 씨는 개인비서로 하여금 관리하게 했던 연구원 명의의 통장들에 2~3개월에 한 번씩 연구비를 입금한 후 이를 인출해 이병천 교수, 강성근 교수의 계좌로 송금했다. 이 연구비는 연구 과제별로 책정된 인건비였지만, 해당 연구원들은 인건비의 규모는 물론 이런 인건비가 지급된다는 사실조차도 몰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또 이병천 교수와 강성근 교수는 각각 정부지원금 2억4600만 원과 1억1100만 원을 가로챘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황우석 씨와 공동으로 5000만 원의 민간연구비를 횡령하기도 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