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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 속 美 증시 호황 지속,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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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 속 美 증시 호황 지속, 왜?

"기존 경제 분석틀 한계" vs "붕괴 직전 거품 반증"

사상 최대의 경상적자, 배럴당 70달러를 넘는 고유가 등에 대한 우려를 비웃듯 미국의 다우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넘볼 정도로 연일 상승세를 타자 기존 경제학적 분석틀이 틀린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경상수지 적자ㆍ고유가 속 다우지수 사상 최고치?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지수는 5일(현지시간) 전날보다 138.88포인트(1.21%) 오른 1만1577.74에 거래를 마쳐 앞으로 146포인트(1.3%)만 더 오르면 지난 2000년 1월14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인 1만1722.98를 넘어서게 된다.
  
  미국 경제의 영향을 크게 받는 유럽증시도 5년래 최고치를 경신했고, 대만 증시도 6년래 최고치를 기록했고, 인도 증시는 5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고, 우리나라도 4일 사흘 연속 상승 끝에 1440선을 회복했다.
  
  이같은 '글로벌 호황세'에 대해 월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로 유명한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조차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여 신뢰를 잃고 있다.
  
  그는 지난달 26일 내한 강연에서 "세계 경제의 붕괴가 임박했다"고 경고했으나 불과 1주일도 지나지 않아 1일 `세계 경제의 개선(World on the mend)`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수년 만에 처음으로 세계 경제에 대한 전망이 호전되고 있다"며 정반대의 주장을 폈다.
  
  그는 이같은 입장을 바꾼 이유에 대해 "국제통화기금(IMF)과 서방 선진 7개국(G7)들이 마침내 글로벌 불균형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인식하기 시작했다"면서 "미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유럽중앙은행, 일본은행, 중국 인민은행 등 각 국의 중앙은행들이 금리조정을 통해 인플레이션 압력을 줄이고 유동성을 관리하는 등 정상화의 길을 걷고 있어 이 같은 시도가 세계 경제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우스만 "20년간 美 경상수지가 적자인 적 없었다"
  
  하지만 월가에서는 로치 같은 이코노미스트들의 분석틀 자체를 무시하는 투자가들의 행태가 지속되면서 이를 설명하는 새로운 이론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주목을 받는 이론은 '용감한 신세계' 이론이다. 이미 세계는 세계화로 인해 경제 데이터를 조사하고 해석하는 새로운 방식이 요구되는 단계로 진입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선진국 경제의 중심이 제조업에서 서비스 산업으로 이행하면서 개발도상국에 제조업이 아웃소싱되고있는데, 경상적자의 측정이 각 국가에 근거를 두고 있어 착오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모토로라처럼 미국의 기술을 가지고 중국에서 수출하는 경우 미국의 수익으로 잡히지 않아 미국의 금융지표를 왜곡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기존 경제학에 포함되지 않는 요인들을 '암흑 물질'이라고 명명한 리카르도 하우스만 하버드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의 경상수지를 우리의 방식대로 계산하면 지난 20년간 미국의 경상수지가 적자인 적이 없었다"면서 "글로벌 불균형이라는 문제도 비교적 적고 안정적인 상태"라고 주장했다.
  
  고유가 등이 미국 경제에 별다른 타격을 주지 못하는 이론을 설명하는 데는 '플루토노미' 이론이 주목받고 있다. 시티그룹의 글로벌 투자전략가인 아제이 카푸르가 최근 발표한 이론으로 '극히 소수의 부자에 의해 움직이는 경제'를 뜻한다.
  
  그는 "플루토노미 경제는 소수의 부자에 의해 움직이고, 대부분의 소비가 소수의 부자들에 의해 이뤄지는 경제"라면서 "미국 이외에도 캐나다와 영국이 이같은 범주에 들어가는 반면, 유로존과 일본은 상대적으로 이러한 현상이 덜한 편"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플루토노미 경제"
  
  그는 "자본 친화적인 정권, 기술 발전이 주도한 생산성 향상, 이민에 의한 인구 유입, 엄격한 재산권과 특허권 등에 힘입어 미국의 플루토미 경제는 1980년대 초반부터 번창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카푸르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국부의 대부분이 극히 소수의 상위 가구에 집중되는 현상이 심화되면서 소비지출,영업수익,경제성장 등이 이들 부자의 손에 좌지우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같은 미국 경제에서는 수익이 늘고 주택과 주식 등 자산 가격이 높아질수록 소수의 부자들이 국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심화되고 있다.
  
  이때문에 카푸르는 "플루토노미 경제에 '평균적인 소비'라는 것은 없다"면서 "평균적인 소비에 초점을 맞춘 컨센서스식의 분석은 출발부터 결함을 지녔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고유가의 경제적 영향을 분석할 때 '평균적'인 미국 가계에 미치는 타격을 조사하는 방식은 큰 오류를 범하게 된다는 것이다.
  
  미국의 장기채권투자 펀드 퍼트남의 간판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켈리는 "미국의 정치 체제는 차치하고, 미국의 경제도 민주주의가 아니다"면서 "미국의 경제는 머릿수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달러로 움직인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저축률이 지난 1947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과소비가 극심하다는 경고에 대해서는 미 FRB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엘런 맥그래턴이 직접 나서서 반박하고 있다.
  
  그는 "자기 사업을 영위하는 미국인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들은 투자 형태로 저축을 하는 것"이라면서 "기존의 저축률 게산 방법은 실제의 저축률을 지나치게 저평가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앤디 시에 "그럴듯한 이론 불구, 거품은 거품일 뿐"
  
  이같은 이론들은 특히 월가의 투자자들 사이에서 지지층을 점차 넓혀가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계와 경제연구소에 속한 이코노미스트들은 기존의 경제적 분석틀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지난 2000년 미국에서 닷컴 버블이 일어났을 때도 "미국에 기존의 경제학을 무력화시키는 신경제가 도래했다"고 주장하는 이론가들이 많았지만 결국 붕괴했듯, 이해할 수 없는 작금의 호황세 역시 그만큼 거품이 붕괴 직전에 달했다는 것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모건 스탠리의 아태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앤디 시에도 "모든 거품에는 그럴듯한 이론이 따라붙지만, 지금까지 예외는 한 번도 없었다"면서 "지금의 경제 호황도 전형적인 거품 그 자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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