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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명정대'와 '적재적소'가 인사의 기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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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공명정대'와 '적재적소'가 인사의 기본입니다

예종석의 'CEO에게 보내는 편지'〈37〉 인사관리

  K사장님!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경영자의 많은 역할 중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 할 수 있는 인재의 관리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흔히들 인사를 만사라고 합니다. 특히 사람을 통해서 목표한 바를 이루어내는 기업 경영에 있어 인사는 모든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지요. 훌륭한 인적자원이 기업의 성과를 높인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최근의 연구 결과를 보면, 인사전략을 효과적으로 전개하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에는 기업의 시장가치, 생산성, 매출액 면에서 상당한 격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렇게 중요한 기능임에도 불구하고 인사관리가 적절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기업은 참으로 드문 것 같습니다.
  
  기업뿐만 아니라 어떤 조직도 인사 문제의 잡음으로부터 자유스럽지 못한 것이 현실이지요. 인사와 관련해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듣게 되는 단어들이 코드인사, 정실인사, 보은인사, 낙하산인사 등인 것을 보면 인사 문제는 항상 공정성 시비의 한복판에 서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와 같이 지연, 혈연, 학연에 의해 많은 것들이 결정되는 사회에서 인사는 항상 문제의 발원지이지요. 기업에서 인사권은 최고경영자의 고유권한이며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을 수 있는 전략수단이기도 합니다. 새로이 취임하는 경영자는 흔히 인사이동을 시발점으로 조직을 장악하고 경영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분위기 조성을 하게 됩니다.
  
  조직 구성원의 입장에서는 경영자의 인사 스타일을 보고 그의 성향과 자질을 평가하게 되지요. 인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원칙과 기준입니다. 인사 문제에 대한 불평과 불만은 대부분 원칙과 기준이 분명하지 않다는 데서 출발합니다.
  
  최근에 있었던 한 경제단체의 승진관리에 대한 조사 결과를 보면 '객관적인 지표보다는 고위 경영층의 의향이 승진에 반영되는 경우가 많다'와 '승진을 결정하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평가방법이 없다'는 것이 우리 기업의 인사에 대한 가장 큰 불만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인사의 원칙과 기준으로서 꼭 지켜야 할 것은 '공명정대'와 '적재적소'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인사권자가 공평하고 사심 없이 인사 문제를 처리하고 적절한 재능을 가진 사람에게 적합한 일을 맡긴다면 인사에 대한 불평, 불만은 사라질 것입니다.
  
  공정하고 효율적인 인사관리가 이뤄지려면 조직 내의 인적자원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평가가 필수적입니다. 그러자면 타당성과 신뢰성을 갖춘 인사고과가 이루어져야 하겠지요.
  
  여기서 타당성은 인사고과의 목적과 인사고과에서 평가하는 내용이 일치하는 정도를 뜻하며, 신뢰성은 인사고과의 정확성을 말하는 것입니다. 인사고과가 타당성과 신뢰성을 확보할 때 그 자료를 통해 관리를 받는 사람들이 인사의 결과를 불평 없이 수용하게 될 것입니다.
  
  최고경영자가 인사관리와 관련해서 가장 염두에 둬야 할 사항은 인재를 발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정실인사를 배격하겠다는 의지입니다. 인재의 발탁은 최고경영자가 가장 관심을 기울여야 할 일입니다. 인재를 확보하고 유지하는 것이 경쟁력 제고의 첩경이기 때문입니다.
  
  헨리 포드 2세가 2차대전 직후 포드자동차를 재건할 수 있었던 것은 국방성에서 병참계획을 수립하고 집행했던 인재인 로버트 맥나마라와 에이제이 밀러를 영입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GE가 오늘날 세계 정상의 기업으로 등극해 있는 것도 1960년대에 젊은 잭 웰치라는 인물을 발탁할 수 있었던 인사관리 시스템이 존재했기 때문이지요.
  
  인재의 발탁에 있어 유념해야 할 원칙은 피터 드러커의 지적처럼 '사람의 약점을 최소한으로 억제하기보다는 강점을 최대한으로 발휘시켜야 한다'는 점입니다.
  
  링컨 대통령은 남북전쟁 당시 최고사령관을 인선할 때 그랜트 장군이 술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참모에게서 듣게 되자 "무슨 술인지 알면, 그 술을 다른 장군들에게도 보내주게나"라고 했다고 합니다. 당시는 금주법에 의해 음주가 금지된 시대였지요. 그러나 링컨은 장군의 단점보다는 그의 장점인 전쟁수행 능력을 높이 샀던 것입니다.
  
  인재발굴 장치 마련과 같은 비중으로 경영자가 가슴에 새겨두어야 할 것은 정실인사 배격의 원칙입니다. 정실인사는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의리나 인정이 경영자의 의사결정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풍토에서는 참으로 조심해야 할 사항이지요.
  
  정실인사에 관한 교훈은 춘추시대 진문공의 고사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진문공이 19년 간의 유랑생활 끝에 진나라 왕에 올라 논공행상을 할 때의 일입니다. 그는 어려울 때 자신을 도와준 공신들에게 공로에 따라 상을 내리게 됩니다.
  
  그런데 19년 간의 망명생활 중 갖은 고생을 다 하면서도 자신의 곁을 떠나지 않고 시중을 들었던 호숙에게는 상을 내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호숙이 그러한 처사에 불만을 터뜨리자 진문공은 그를 친히 불러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인과 의로서 나를 지도하여 잘못된 사항을 깨닫게 해준 사람에겐 최고의 상을 내렸다. 또 묘한 계책으로 나를 도와 모든 제후들로부터 욕되지 않게 해준 사람에겐 그 다음 상을 내렸다. 그리고 적의 화살이나 칼날을 무릅쓰고 나를 보호해준 사람에겐 그 다음 상을 내렸다."
  
  진문공은 논공행상에 있어서도 공사를 구분해서 자기의 시중을 든 측근 인사에 대한 포상은 제외했던 것입니다. 능력에 관계없이 측근을 중용하는 우리의 경영자나 정치지도자들이 귀 기울여야 할 대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정실인사는 결국 기업에 폐해를 끼칠 뿐 아니라 조직의 사기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당사자들에게도 결코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지는 못하지요.
  
  현명한 경영자라면 특정한 인물을 심복으로 삼아 원칙을 거스르는 특별인사로 그를 배려하기 보다는 전 사원을 심복으로 만들겠다는 자세로 인사관리에 임해야 할 것입니다.
  
  세계의 일류 기업들은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공정한 인사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인사부문이 최고경영자의 '전략적 파트너'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인사는 만사이지만 잘못되면 만사를 망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오늘은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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