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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법이 외국기업의 조세회피를 돕다니…

론스타, 스타타워빌딩 살 때 178억원 '절세'

  허술한 세법이 외국기업의 조세회피를 도와주는 형국이다.
 
  싱가포르 투자청(GIS)이 2005년 론스타로부터 강남 스타타워 빌딩을 사들이면서 지방세를 회피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론스타도 2001년 현대산업개발로부터 이 빌딩을 사들이면서 법의 허점을 이용해 세금을 '절약'했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26일 서울시는 론스타가 2001년에 스타타워 빌딩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휴면법인, 즉 영업활동을 하지 않는 회사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본래 납부해야 할 지방세 386억 원 중 178억 원을 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날인 25일 서울시는 2005년에 싱가포르 투자청(GIS)이 같은 빌딩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페이퍼 컴퍼니, 즉 서류상 회사를 이용해 170여억 원의 지방세를 회피했다고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론스타는 지난 2001년 6월 C&J트레이딩이라는 법인을 사들여 상호를 ㈜스타타워로 변경한 후 이 회사로 하여금 스타타워 빌딩을 사들이도록 했다. ㈜스타타워가 스타타워 빌딩을 취득한 데 대해 서울시에 납부한 세금은 취득세 119억 원과 등록세 89억 원을 합쳐 총 208억 원이다.
 
  1996년 4월에 설립된 C&J트레이딩은 같은 해 4월 서울시에 폐업을 신고한 휴면법인이었다. 그러나 이 회사는 론스타에 인수돼 상호가 ㈜스타타워로 바뀌기 직전인 2001년 6월 초 서울시에 신규사업 등록을 하면서 영업을 재개했다.
 
  문제의 핵심은 ㈜스타타워를 2001년 6월에 설립된 신생법인으로 볼 것이냐, 아니면 1996년 4월에 설립된 법인으로 볼 것이냐다. 설립 5년 미만의 회사에 부과하는 등록세와 그 이상인 회사에 부과하는 등록세에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지방세법 138조에 따르면 설립한 지 5년이 지나지 않은 신설 법인이 수도권에서 부동산을 인수할 경우 일반적인 등록세의 3배를 내야 한다. 건물과 토지에 대한 등록세율이 각각 매매가의 0.8%. 3%이니 설립한지 5년 이하의 법인은 각각 매매가의 2.4%, 9%를 물어야 한다. 이는 새로 설립되는 법인이 수도권 내에 부동산을 사들이는 것을 막아 수도권 과밀화를 해소해보려는 취지에서 마련된 세법 규정이다.
 
  서울시는 C&J트레이딩이 론스타에 인수되기 직전인 2001년 6월에 신규사업 등록을 하고 영업을 다시 시작한 만큼 설립한 지 5년 미만의 신설 법인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서울시의 이같은 유권해석에 따르면 론스타는 이미 납부한 등록세 89억 원 외에 등록세 중과분 178억 원과 신고를 불성실하게 한 데 따른 가산세 35억 원을 추가로 납부해야 한다.
 
  서울시는 지난해 9월 외국 법인들에 대해 실시한 세무조사에서 론스타의 이같은 행위를 알아내고 행정자치부에 세금 부과 여부에 대해 질의했다.
 
  행자부는 서울시와 다른 유권해석을 내렸다. 폐업한 휴면법인이 신규사업 등록을 한 경우 등록세를 부과하는 기준일은 법인설립일인 1996년 1월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떤 유권해석이 타당하든 간에 외국법인들이 여러 다양한 방법으로 지방세를 피할 수 있도록 해주는 현생 세법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서울시 관계자는 행자부에 관련 법 규정의 개정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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