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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재벌과 외국투기자본 '짝짜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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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재벌과 외국투기자본 '짝짜꿍'

[대안연대회의 토론회] 의료기관 영리화·금산법 폐지·방송산업 소유 등 한꺼번에 성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서 한국의 재벌과 외국계 투기자본의 이해관계가 일치한다."

한미 FTA에 대한 사회 각계각층의 입장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유독 삼성, 현대차 등 재벌은 침묵하고 있다.

한미 FTA가 체결되면 재벌의 자동차, 전자제품 수출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는 있지만 원/달러 환율의 하락과 공장의 해외 이전 등으로 실질적인 수출 증대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미 FTA의 체결로 외국계 투기자본의 유입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계 투기자본의 공격으로 경영권이 위협 받는다'며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금산법)과 출자총액제한제도(출총제)의 폐지를 요구하고 있는 재벌에게는 달갑지 않을 소식일 수도 있다.

그런데도 재벌이 한미 FTA에 대해 이렇다할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는 것은 나름의 속셈이 있어서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미 FTA를 계기로 의료 산업의 영리화, 금융 산업에 대한 투자 제한의 폐지, 미디어 산업에 대한 소유 제한의 폐지 등 그동안 재벌이 꿈꿔 왔던 숙원사업들이 한꺼번에 성취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한미 FTA는 재벌이 가만히 앉아 어부지리를 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것이 이 주장의 핵심이다.

한미FTA에서 재벌과 외국투기자본의 이해관계 일치






▲ "모든 길을 금융으로 통한다"며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요구와 한국 재벌의 요구가 상당 부분 일치한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는 장화식 사무금융연맹 부위원장. ⓒ프레시안

지난 21일 대안연대회의가 주최한 '한미 FTA와 쟁점과 과제'라는 이름의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장화식 사무금융연맹 부위원장은 "한미 FTA에 한미 양자투자협정(BIT)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며 한미 FTA로 투자에 관한 규제가 완전히 철폐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재벌과 외국계 투기자본의 이해가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장화식 부위원장은 "미국은 한미 FTA 협상에서 의료기관의 영리법인화를 요구할 것이며, 이에 대한 선행과제는 의료기관에 대한 투자 제한의 철폐"라며 "이럴 경우 주식회사 형태의 병원이 등장하고, 펀드가 이 병원을 인수해 주식시장에 상장시키고, 구조조정 등을 통해 이윤을 극대화대 이를 본국으로 송금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재벌도 이같은 방식을 배워 따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장 부위원장은 "미국은 또 각종 국영회사, 통신서비스, 미디어 산업에서 외국인투자에 대한 제한을 풀 것을 주문하고 있다"며 "특히 이동통신 서비스 산업, 케이블 및 위성 텔레비전 서비스 산업 등 통신 부문에서 완전한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재벌의 위성방송 소유한도 제한을 폐지하자는 내용의 법안이 국회에 상정돼 있다"며 이 법안이 한미 FTA의 체결을 계기로 자연스럽게 통과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장 부위원장은 "미국은 지난 1년 동안 한국에서 공기업 민영화가 1건도 없었다는 사실을 꼬집었고, 특히 정부가 우리금융지주 지분에 대한 매각 일정을 연기한 것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며 "미국은 금융 부문에 대한 투자 제한의 폐지와 민영화를 요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것도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를 규정한 금산법의 폐지를 요구하고 있는 재벌의 이해관계와 일치하는 대목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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