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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카드 인수경쟁, '국내외 6파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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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카드 인수경쟁, '국내외 6파전'으로

신한·하나·농협 인수의향서 제출…SC제일·HSBC·바클레이즈도

20일 LG카드의 이용고객이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이와 동시에 LG카드를 인수하고자 하는 국내외 금융회사들의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이에 앞서 19일 LG카드 인수의향서 접수를 마감한 산업은행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LG카드의 매각입찰 일정을 설명했다. 산업은행의 정태진 기업금융1실장은 어떤 회사들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밝힐 것이 없어 죄송하다"며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SC제일은행, HSBC은행, 바클레이즈은행 등 외국계 대형은행 3곳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는 소식이 돌았다. 국내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도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데 이어 다른 인수 희망자와의 제휴를 도모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미국 본사의 지원을 받아 LG카드 인수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알려졌던 한국씨티은행은 인수의향서를 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농협 등 국내은행 3곳은 LG카드를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이미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가장 강력한 LG카드 인수후보로 여겨졌던 우리금융지주는 19일 LG카드 입찰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우리금융 측은 "대주주의 의향이 부정적인 데다 (인수)가격 등도 문제가 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LG카드 인수에 불참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오는 25일까지 심사를 거쳐 인수적격자를 가려낸 뒤 26일부터 약 3주 간 인수적격자들에 대한 자산 예비실사를 실시할 예정이며, 6월 중 인수제안서를 접수받아 6월 말까지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그 뒤 산업은행은 약 3개월 동안 우선협상대상자에 대한 정밀실사를 실시하고, 올해 하반기 중에는 본계약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신한, 하나, 농협, SC제일, HSBC, 바클레이즈의 '6파전'**

이로서 당초 우리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국내 2~4위 은행들끼리의 '3파전'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LG카드 매각입찰은 신한금융, 하나금융, 농협중앙회 등 국내은행 3곳과 SC제일은행, HSBC은행, 바클레이즈은행 등 외국계은행 3곳이 격돌하는 '6파전'으로 판이 크게 확대됐다.

LG카드를 인수할 경우 단숨에 국내 카드업계 1위(시장점유율 24%)로 뛰어오르게 되는 신한금융은 그 어느 곳보다 LG카드 인수에 적극적이다. 신한금융은 최근 조흥은행을 인수하는 데 많은 자금을 쓰는 바람에 출자여력이 2조6300억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LG카드의 지분 7.14%를 이미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LG카드의 지분을 14.59%나 보유하고 있는 농협도 유리한 입장이지만, LG카드 인수 추진에 대해 아직 농림부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번에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데 실패한 하나금융지주도 앞으로 펼쳐질 '금융대전'에서 경쟁사들에 대한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LG카드를 인수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하나금융의 출자여력은 2조 원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LG카드의 매각대금이 적어도 4조 원, 많으면 6조 원대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현 상황에서 국내은행들은 국민연금 등 국내 대형 기관투자가들이나 메릴린치 등 외국계 펀드와 손잡고 공동전선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영국계인 SC제일은행과 바클레이즈은행, 중국계인 HSBC은행 등의 인수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매각주간사 회사이자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100% 정부 소유라 외국계 자본에 국내 최대의 카드업체를 넘기기는 힘들 것'이라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신한금융이나 하나금융의 대주주도 다 외국인인데 외국자본, 국내자본을 나누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시각도 있다.

일각에서는 이 외국계 은행들이 실제로 LG카드를 인수할 의사가 있다기보다는 이번 매각입찰에 참여해 국내 인지도를 높이는 동시에 LG카드의 내부정보에 접근해 국내 카드시장에 대한 탐색을 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LG카드 인수전, 정부의 입김이 클 듯**

사실상 이번 LG카드 매각입찰은 정부가 주도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LG카드에 대한 정부 지분의 비중이 50% 이상이기 때문이다.

LG카드의 지분 22.93%를 보유한 1대주주 산업은행은 100% 정부 소유다. 2대주주(지분율 14.59%)인 농협중앙회는 국책 금융기관이고, 4대주주(지분율 8.7%)로 우리은행의 지주회사인 우리금융지주는 재정경제부 산하의 예금보험공사가 1대주주(지분율 77.97%)로 있다. 5.9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5대주주 중소기업은행은 현재 지분 중 15.7%를 매각할 예정이지만 그 후에도 여전히 5%대의 지분을 유지한다.

이렇게 LG카드 매각입찰에서 정부의 '입김'이 크게 작용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금융권은 '결국 외국계 은행보다는 국내은행이 LG카드를 인수에 성공하지 않겠느냐'고 보는 분위기다. 특히 미국계 펀드인 론스타가 2003년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법 행위가 있었다는 의혹이 거의 사실로 드러나고 있어 이런 전망이 더욱 힘을 싣고 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산업은행은 예비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때 '중장기 운영전략'과 '국내 금융산업 기여도'를 중점적으로 고려할 예정이다. 산업은행은 중장기 운영전략과 국내 금융산업 기여도를 중심으로 LG카드 인수의향서의 기본양식을 구성해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우리 국민 5명당 1명이 보유하고 있는 LG카드의 '파워'를 고려할 때 결국은 '가격 싸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보는 전문가들도 많다.

20일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번 LG카드 매각은 시장질서에 부합하면서 공개적으로 투명하게 진행될 것"이라며 "공적자금 회수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면서 금융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도 두루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공공성'과 '가격'을 둘 다 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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