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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는 '합격'…이해찬ㆍ김대환ㆍ유시민은 '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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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는 '합격'…이해찬ㆍ김대환ㆍ유시민은 '낙제'"

〈교수신문〉, 정·관·학계에 진출한 민주화 세력 평가

"1970~80년대 민주화 세력의 정·관·학계 진출이 사회 전반에 새로운 희망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수행하는 일마다 국민보다는 자기 앞가림만 해 기존의 기득권과 다를 바 없어서 실망이다. 정략·패거리 정치의 반복보다는 소신 있는 정치, 진정한 국민을 위한 정치를 맛보고 싶다."

민주화 세력의 정·관·학계 진출의 성적표는 어떨까? 대학 교수들의 과반수는 민주화 세력의 정·관·학계 진출에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민주화 세력이 '자기 비판'과 '현실을 읽을 수 있는 안목'을 기를 것을 주문했다.

***"민주화 세력, 실망스럽다"**

〈교수신문〉이 창간 14주년 기획으로 다양한 전공의 교수 151명을 대상으로 민주화 세력에 대한 성적표를 매겼다. 주간으로 나오는 이 신문이 4월17일자(394호)에 공개한 이 조사는 4월 11일부터 14일까지 실시됐다.

우선 응답자의 63.6%는 '민주화 세력에 대한 전체적인 인상'에 대해서 '불만족스럽다'고 답했다. '잘하고 있다'는 대답은 31.8%에 그쳐 정·관·학계로 진출한 민주화 세력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긍정적인 시각을 압도했다.

특히 응답자의 3분의 2가 넘는 69%가 민주화 세력의 업무 능력에 대해서 '지적 능력이나 행정 능력이 부족하다'고 부정적으로 답했다. 이와 관련해 〈교수신문〉은 "민주화운동 이력이 업무 수행 능력을 말하는 것이 아님에도 이를 마치 만능 보증수표로 착각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비판을 반개혁적이라고 매도한다"고 한 응답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반해 응답자의 과반수는 민주화 세력의 도덕성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했다. 응답자의 55.5%는 민주화 세력의 도덕성이 '구세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법적 한계 내에서 도덕적 일탈과 해이 현상을 보인다'(34.8%), '권력형 비리에 앞장서고 있다'(9.0%)는 부정적 평가도 만만치 않았다.

***민주화세력 정·관계 진출…'줄서기'와 뭐가 다른가**

대학 교수들은 정·관·학계에 민주화 세력이 진출하는 과정에 대해서도 곱지 않은 시각을 보였다.

응답자의 46.7%는 '민주화 세력이 등용되는 과정에 문제가 있어 과거의 민주화운동 경력을 업무 수행과 상관 없이 주요 이력으로 판단해, 도덕성과 전문성 등을 신중하게 검토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심지어 33.9%는 '집권에 도움을 준 것에 대한 보은성 인사가 대다수'라고 답하기도 했다.

민주화 세력의 개혁 의제에 대해서도 '그 진실성에 공감한다'는 의견은 응답자의 45%에 그쳤다. '겉보기엔 그럴 듯하지만 위선적인 주장일 때가 많다'(27.2%), '소신 있는 추진보다는 주변 환경에 휘둘릴 때가 많다'(20.5%)는 의견이 많았다. 〈교수신문〉은 "민주화 세력의 개혁 의제 설정과 그 진정성이 점점 쇠퇴해 가는 경향으로 인식된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대학 교수들은 민주화 세력이 제도권에 진출해 추진한 정책 중에서 경제(50.4%), 정치(36.9%), 교육(16.8%) 순으로 '민주화운동 시절에 했던 주장과 부합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김근태, 강만길 돋보인다…이해찬, 유시민, 김대환 한심해"**

그렇다면 민주화 세력 중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개인은 누구일까? 대학 교수들은 정·관계에서는 김근태 열린우리당 최고위원에게 높은 점수를 줬다. 노회찬, 단병호, 심상정 의원 등 민주노동당 의원들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학계에서는 강만길 전 상지대 총장, 최장집 고려대 교수,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가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비판받아야 할 인물로는 이해찬 전 국무총리,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김대환 전 노동부장관, 권노갑 전 의원, 김민석 전 의원 등이 거론됐다. 특히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가장 큰 비판을 받았다.

〈교수신문〉은 이해찬 전 총리의 경우 "교육부장관 시절 △정책에 대한 부정적 의견 △반대자에 대한 포용력이 약하다는 것 △최근의 '골프 사건' 등이 비판의 이유로 제기됐고, 유시민 장관의 경우에는 '독선과 아집'이, 김대환 전 장관의 경우에는 비정규직 탄압이 이유로 거론됐다"고 설명했다.

***"철저한 자기비판과 현실 제대로 읽는 안목 길러야"**

대학 교수들은 '철저한 자기 비판'과 '현실을 제대로 읽어내는 안목'을 제도권에 진출한 민주화 세력이 갖춰야 할 덕목으로 꼽았다.

응답자의 69.9%가 이렇게 답했으며 △'조직 내부를 장악하는 리더십과 과감한 추진력'(14.1%) △'정치적 반대 세력에 대한 포용력을 키우는 일'(7.7%) △과거 민주화 정신과 이념으로 재무장하는 일(4.5%)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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