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토요일인 8일 귀국한다고 현대차그룹이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차의 비자금 조성과 경영권 승계 관련 비리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7일 현대차그룹은 현재 미국에 출장 중인 정몽구 회장이 대한항공 로스앤젤레스 발 KE012 편으로 8일 오전 5시 15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몽구 회장은 현대차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한창이던 지난 2일 현대차의 앨라배마 공장, 기아차의 조지아 공장 건설부지, 현지법인 등을 시찰한다는 이유로 1주일 일정으로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러자 정 회장의 출국이 재벌에 대한 검찰 수사가 있을 때마다 되풀이되곤 했던 '재벌 총수의 해외도피'에 해당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현대차는 대외적으로 "'1주일 일정'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검찰의 수사 진척상황과 여론의 동향 등을 살펴가며 정 회장의 귀국 시기에 대한 논의를 계속해 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검찰이 정몽구 회장의 장남인 정의선 기아차 사장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취하고, 정 회장 부자에 대한 소환 의사를 분명히 하는 등으로 정 회장의 귀국을 간접적으로 종용하자 정 회장이 결국 당초 일정대로 귀국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몽구 회장이 귀국한 뒤 현대차그룹의 현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어떤 해결책을 제시할지가 주목되고 있다.
지난해 9월 안기부 'X파일'과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편법 증여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미국으로 도피했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5개월 만에 귀국한 직후 대국민 사과문을 내고 8000억 원 헌납 등을 발표했던 것처럼 정몽구 회장도 뭔가를 내놓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정몽구 회장이 이건희 회장처럼 토요일에 귀국한다는 점, 귀국하자마자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간단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라는 점도 이런 전망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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