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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이 장악한 한국사회, 대안으로 가자"

진보정치연구소, '좋은 기업 만들기' 프로젝트 시동

재벌이 장악한 우리 사회, 대안은 없나?

민주노동당 부설 진보정치연구소(소장 장상환)가 재벌이 정치·경제·사회의 모든 영역을 장악한 현재의 한국 사회를 대신할 수 있는 대안의 체제를 모색한다는 취지로 '좋은 기업 만들기'라는 이름의 '릴레이 연구보고서 발표'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이 프로젝트는 총 3부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1부에서는 재벌 소유지배구조의 개혁을 둘러싼 다양한 논란들을 정리하고, 2부에서는 재벌이 한국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마지막 3부에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무엇인지 검토하고 우리 기업들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

22일 진보정치연구소는 '좋은 기업 만들기' 프로젝트 1부의 첫 연구보고서인 '좌초된 참여정부의 재벌개혁과 독점자본의 경영권 위협론'을 발표했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조진한 상임연구위원은 불법 정치자금 제공, 불법 상속 등 범죄를 일삼는 이건희 삼성 회장이 국민 다수의 존경을 받고 있는 우리 사회를 '딜레마의 사회'라고 규정하고, 이런 모순된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한 노무현 정부의 행태를 조목조목 비판하는 한편 '외국자본이 재벌을 위협한다'는 논리의 허구를 드러냈다.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한 재벌총수가 존경받는 '딜레마의 사회'**

조진한 연구위원은 "국민경제가 가장 의존하는 대기업집단을 편법상속으로 자기 자식에게 상속한 재벌 회장에게, 그것도 정치권력과 담합하여 정경유착을 영속화하려 했던 현행법 위반 피의자에게 존경을 보내는 사회, 이것이 바로 우리가 사는 사회라니?"라는 질문을 던진다.

조 연구위원은 우리 사회가 이렇게까지 된 데는 노무현 정부의 탓이 크다고 주장한다.

조 연구위원은 "평범한 시민들의 지지를 받고 출범한 참여정부는 정권을 잡자마자 그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삼성, 재정경제부 등 잘나가는 세력과 손을 잡았고, '2만불 시대'라는 성장구호를 내세워 노동운동과 개혁적 시민세력을 압박해 나갔다"며 "그 결과 재벌의 이익이 곧 국가의 이익으로 등치되는 성장제일주의가 국가의 목표가 되었고 이에 순응하지 않는 세력은 무능한 집단으로 매도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조 연구위원은 "막강한 부와 인적자원을 보유한 재벌집단이 입법, 사법, 행정 권력을 우회적으로 접수하고, 나아가 신문에 이어 (한미 FTA를 통해) 방송마저 소유하게 된다면 한 사회의 모든 권력기제들이 전부 재벌의 영향력 하에 놓이게 된다"고 우려했다.

***금산법이 무력화되면 우리 사회는 어떻게 될까?**

특히 조진한 연구위원은 최근 정재계가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의 10조에 규정된 '출자총액 제한제도', 같은 법 제11조에 규정된 '금융보험 계열사의 의결권 제한'을 후퇴시키거나 폐지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조 연구위원은 '금융산업과 산업자본의 분리' 원칙이 없어질 경우 우리 사회가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가상의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재벌은 금융회사의 고객신탁 자금으로 중소기업들을 마구 사들이고 있고, 이러한 문어발식 사업확장, 고상하게 표현하면 비관련 다각화으로 인해 고용의 87%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영역은 급속히 축소될 것이다. 대기업집단의 경제력 집중은 가속화될 것이고, 중소기업은 자본 경쟁력에서 밀려 도산하고 그 결과 실업률은 증대한다. 이에 따라 노동시장의 공급이 증가해 비정규직은 증가하고, 그나마 비정규직으로도 흡수되지 못한 사람들은 자영업으로 흘러들어간다. 그 결과 서비스·유통업은 (한미 FTA와 결합하면서) 더욱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돼 성장동력은커녕 국민경제의 짐으로 전락하고 만다. 소득의 양극화는 더 심화되고, 내후년쯤 '국민소득 2만불 시대'가 다가오지만 이는 다수 서민들과 무관한 수치에 불과하게 될 것이다."

한마디로 우리 사회가 "베를루스코니가 재계, 방송, 나아가 의회와 행정부 등 사회의 모든 권력기제를 장악했던 이탈리아처럼 변모"하게 된다는 것이다. 2000년 기준 세계 14위의 재벌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는 1994년, 2001년 두 차례 이탈리아 총리직에 올랐으며 뇌물수수, 탈세, 돈세탁, 불법 정치자금, 마피아 지원 등으로 재산을 축적한 것으로 악명 높다.

***재벌이여, 노동자와 연대하라**

재벌이 이렇게 우리 사회에서 정치·경제·사회적 권력을 장악하고 이를 확대해가고 있는 상황에서 재계는 오히려 '외국자본이 삼성전자 등 재벌의 경영권을 위협하고 있다'며 황금낙하산, 독소조항, 차등의결권제 등 재벌의 경영권을 보호할 장치들을 도입해달라고 정부에게 조르고 있다.

이에 대해 조진한 연구위원은 "이런 방어기제들은 그 나라의 고유한 노동-자본 관계, 기업의 사회적 역할 및 시민사회의 성숙도 같은 경제·사회적 역사에 따라 결정된다"라며 "노조에서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는 한국 재벌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경영권 방어기제를 무분별하게 도입하는 것은 자칫하면 재벌의 경영권을 온존하는 수단으로 전락하기 십상"이라고 비판했다.

조 연구위원은 정말로 재벌이 경영권에 대한 위협을 느낀다면 먼저 노동자와 은행과의 협조적인 관계를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종업원지주제를 실시해 우호지분을 늘리고, 노동이사제의 실시 등을 통해 노동조합과 연대해 투기자본에 대항하고, 연기금 및 주요 (국책)은행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안정적인 소유체제를 확보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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