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쇄신'으로 방향 전환…'4대강 국민의견수렴기구' 설치
당 쇄신 역시 '국정 쇄신'과 맞닿아 있다. 민심의 심판을 받은 4대강 사업 등 국책 사업에 대해 당이 청와대와 정부를 상대로 제동을 걸수 있느냐의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이는 '청와대 인사 물갈이'와 함께 국정쇄신의 핵심 이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는 이번 선거 민심을 "4대강 사업을 심판한 것이 아니다"라고 보면서 "사업의 축소나 속도조절은 없다"고 천명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김성식, 정태근, 구상찬, 박영아, 김학용, 황영철 의원 등 '쇄신추진 초선모임' 운영위원들은 15일 기자회견을 갖고 '4대강사업 관련 국민의견수렴기구'의 당내 설치를 비상대책위원회에 건의했다.
정태근 의원은 "시민 단체, 종교 단체 등도 참여할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하다"며 "기구를 만들고 운영하는 것은 비상대책위에서 다룰 문제며 중요한 점은 정부가 아니라 당이 주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성식 의원도 전날 대정부질문을 통해 "2012년 정부 예산안 확정 전까지 여야 국회의원, 해당 지자체장 등이 참여하는 국민협의체를 구성해 부분적으로라도 수정 검토를 해야 한다"고 정운찬 총리에게 제안했다. 이에 정 총리는 "김 의원이 말한 기구는 생산적이라고 본다"고 했다.
그러나 이같은 협의 기구에 대한 무용론도 나온다. 정부의 강고한 의지를 꺾어야 한다는 것도 난관이지만 기구가 자칫 '4대강 사업의 들러리'로 그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의 예로 "반대파를 포괄해 국민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욕적으로 꾸렸던 세종시 민관합동회의가 '세종시 찬성론자' 중심으로 꾸려져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는 평을 받았던 일이 있었다.
또 비대위 지도부가 쇄신파의 이같은 요구를 받아들일지도 미지수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전날 "비 오기 전까지 4대강 사업을 빨리 끝내야 한다"며 '속도 조절론'에 강한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뜬금없는 MB發 '세대 교체론'…'국면 전환용'으로 흐를까?
▲ 정두언 의원이 이날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며 '세대교체론'에 불을 지폈다. ⓒ뉴시스 |
이들은 전당대회에 '초선 대표'를 출마시키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쇄신파 리더격인 김성식 의원이 초선 의원들의 지지를 받아 출마하는 방안 등도 거론되고 있다.
친이계 핵심인 정두언 의원이 이날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며 '세대교체론'에 불을 지폈다.
정 의원은 "한나라당의 변화의 방향은 마땅히 '세대 교체'와 '보수 혁신'이 돼야 한다"며 "이는 단순한 연령의 교체가 아니라 시대 흐름에 맞는 사고를 갖고, 젊은 층과의 소통이 되는 것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이계 핵심인 정 의원이 전대에 출마하면 쇄신이 반감되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정 의원은 "나는 주류 친이계이긴 하지만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지금까지 누구보다 정부에 대해 할 말을 해온 사람"이라며 "주류 친이라고 전대에 나갈 수 없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세대 교체'와 관련해 당내에서 거론되는 인사는 4선의 남경필 의원, 3선의 권영세 의원 등 '원조 소장파'가 있다. 여기에 친이계인 나경원 의원 등도 자천 타천 거론되고 있다. 임태희 노동부장관도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그러나 임 장관은 친이계 중에서도 '친이상득계'로 꼽히기 때문에 당 일각에서는 '구세대 이미지를 풍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대 교체의 기준은 나이가 아니다"는 점에 비춰 보면 4선의 홍준표 의원이 눈에 띤다. 홍 의원은 일찌감치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비춰왔다. 강성 친이계인 안상수 전 원내대표도 전당 대회 출마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나이만 바뀌어 '예스맨'이 새로 등장하는 것이라면 '세대 교체'는 의미가 없다"(중립 성향 중진 의원), "70년대의 40대 기수론을 자주 거론하는데, 당시에는 시대적 '당위성'이라도 있었지만 지금 '세대교체론'은 앞뒤 맥락이 없어 뜬금없다는 느낌이 든다(중립성향 초선 의원)"는 얘기도 나온다. 또한 '쇄신 정국'을 돌파하기 위한 이명박 대통령의 '국면 전환용'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민주당 "지금 청 참모진도 50대 초중반…세대교체론 우스워"
당장 야당에서 청와대 발 '세대교체론'에 대해 비판하고 나섰다. 우상호 민주당 대변인은 15일 현안 브리핑에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수습하는 한 대안으로 향후 인적쇄신 과정에서 40-50대를 중용하겠다고 발표했다"며 "이 발언에 대해 쇄신을 주장하던 한나라당 내 40-50대가 매우 적절한 대안이라고 말하며 쇄신주장을 접어들 가능성이 보도되고 있다"고 말했다.
우 대변인은 "결론적으로 지금 청와대의 능력 있는 40-50대가 없어서 이렇게 국정이 표류했는가. 지금 청와대에 있는 몇몇 인물들은 능력과 인품이 뛰어난 50대 초중반의 인사"이라며 "좀 우습다"고 비난했다.
우 대변인은 "에이스들을 스카우트해서 하향 평준화시킨 사람이 바로 이명박 감독"이라면서 "감독의 스타일을 바꿔서 팀의 전력을 상승시키라고 했더니 감독이 자기 스타일은 바꾸지 않고 선수만 바꾸어서 슬쩍 위기를 모면하려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 대변인은 "문제는 40-50대 젊은층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이들이 갖고 있는 젊은 감각을 과연 이명박 대통령이 얼마나 소통의 국가로, 국가를 위해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민주적 리더십으로 이들의 역량을 최대화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면서 "국민이 원하는 것은 이벤트성 인사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의미의 변화를 촉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