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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사업 구상할 때 환상은 금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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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사업 구상할 때 환상은 금물입니다

예종석의 'CEO에게 보내는 편지'〈31〉 신규사업 진출

K사장님!

안녕하십니까?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왔습니다. 그러나 아침저녁으로는 아직도 바람이 쌀쌀하므로 각별히 건강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항상 최고경영자들을 들뜨게 하고 때로는 고민에 빠뜨리기도 하는 '신규사업'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사업이 어느 정도 안정단계에 접어든 경영자 치고 신규사업의 유혹에 빠져보지 않은 분이 드물 것입니다. 신규사업은 기업의 새로운 성장기회이며 창업경영자의 왕성한 기업가 정신을 자극하는 호기심의 대상이기도 합니다. 특히 지금같이 정보화 혁명으로 인해 급격한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시기에는 신규사업이 대단히 매력적인 기회로 다가옵니다.

한때 우리나라에 광풍처럼 몰아쳤던 벤처 열풍도 신규사업에 대한 기업가들의 뜨거운 관심을 보여주는 하나의 증거였다고 할 수 있겠지요. 벤처뿐만이 아닙니다. 만약 이병철 회장이 일찍이 반도체 사업에 관심을 갖지 않고 정주영 회장이 자동차 사업의 기회를 잡지 않았다면 삼성이나 현대가 오늘날처럼 성공한 모습으로 남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세계 휴대폰 시장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노키아도 1991년까지는 고무와 펄프 등을 생산하는 평범한 회사에 불과했지요. 신규사업은 기업을 '첨단을 걷는 회사'로 변신하게 하는 기회이기도 한 것입니다.

그러나 많은 경영자들이 신규사업에 대해 항상 생각은 하면서도 선뜻 뛰어들지 못하는 것은 사장님께서도 잘 아시다시피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입니다. 신규사업의 실패는 안정기에 접어든 기존사업의 기반마저 무너뜨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한 연구에 의하면 미국 기업들의 신규사업 투자 성공률은 30%에 불과하며, 투자성과가 가시화되는 데도 평균 4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듀퐁이나 IBM, P&G나 EXXON 같은 유명 대기업들의 신규사업 투자도 50% 이상이 실패로 돌아간다고 합니다.

신규사업에 착수할 때 치밀한 준비와 점검 과정을 거치는 선진 기업들의 성공률이 이런 정도라면, 철저한 준비도 없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던 우리 벤처기업들이 참담한 실패를 겪은 것은 어떻게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이기도 한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부터는 최고경영자들에게 영원한 숙제라고 할 수 있는 신규사업 구상에 있어서 꼭 생각해봐야 할 사항에 대해 차근차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신규사업에 착수할 때 검토해야 할 문제들은 한두 가지가 아니겠습니다만, 오늘은 가장 일반적인 체크포인트부터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신규사업을 구상할 때 제일 먼저 따져보아야 할 것은 과연 잠재된 사업기회가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신규사업이라 하더라도 여러 종류가 있겠습니다만, 그것이 기존사업의 변형이든 전혀 새로운 사업이든 간에 그 사업의 기본적인 성공 가능성부터 점검해봐야 할 것입니다.

시장기회를 점검하고 확인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원론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는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그 중 제품과 시장의 관계에서 사업기회를 살펴보는 '제품/시장 확장법(product/market expansion grid)'이나 '시장성장률과 시장점유율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평가하는 BCG접근법(Boston Consulting Group Approach)', '산업의 매력도와 기업의 강점 측면에서 접근하는 GE의 전략사업계획법(GE strategic business-planning Grid)' 등을 활용해 기본적인 사항들을 우선 점검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대부분의 경영자들이 신규사업을 시작할 때는 성공의 환상을 갖고 낙관적인 전망을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렇게 기본적인 사업여건을 객관적으로 검토해봄으로써 이성적인 판단과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신규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거시적인 차원에서 일차적으로 따져보는 데는 마이클 포터(Michael Porter)의 산업매력 지표도 도움이 됩니다. 즉 시장진입 장벽의 크기와 경쟁자, 대체품 및 구매자와 공급자의 강약 측면에서 기본적인 사업의 가능성을 살펴보는 것이지요.

경영자들은 대체로 신규사업에 착수할 때 기본적인 문제들에 대해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여 간과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습관은 큰 실패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사실을 항상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기본적인 사업 가능성이 확인되고 나면 다음 단계에서는 그 시장기회를 보다 구체적으로 평가해 나가야 합니다. 구체적인 평가는 그 사업기회가 기업의 목표와 부합하는지, 기업이 보유하고 있거나 동원할 수 있는 자원으로 영위해 나갈 수 있는 것인지, 그리고 효율적인 전략 수립이 가능한지 등의 관점에서 우선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기업 목표와의 부합 여부는 그 사업의 수익성, 예상성장률, 지속가능성 등이 기업이 지향하는 바와 일치하는지를 따져보는 것이지요. 자원점검은 인력과 자금, 기술력 및 유통력 등을 체크하는 것입니다. 사업기회가 기업이 목표하는 바와 일치하지 않고 기업이 갖고 있는 자원으로 운영이 불가능하다면 그 사업은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입니다.

삼성자동차가 사업진입 초창기에 국내 자동차회사들로부터 기술자를 스카우트 할 수 없다는 약정에 묶여 기술자 확보가 어려워 고전한 것은 널리 알려진 일화입니다. 사업기회가 기업목표에 부합하고 자원도 충분하다면 그 다음에 따져봐야 할 것은 과연 성공적인 사업전략 수립이 가능한가 하는 점입니다.

성공적인 사업전략은 기업이 사업구축 과정에서 감수할 수 있는 위험과 희생의 크기를 분명하게 명시하는 것이어야 하고, 경쟁자와 차별화가 가능한 것이어야 하며,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장기적인 시나리오를 제시하는 것이라야 합니다. 이러한 세 가지 요건이 충족될 때 그 사업기회는 의욕을 갖고 추진해볼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할 수 있겠지요.

다음 단계의 보다 구체적인 사업계획 수립에 대해서는 다음 주에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오늘은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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