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국민연금, KT&G 주총에선 '큰손' 맛 보여줄까?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국민연금, KT&G 주총에선 '큰손' 맛 보여줄까?

국내 기관투자가들, 경영감시 역할에 대체로 소극적

17일로 예정된 KT&G 주주총회를 앞두고 KT&G와 미국계 헤지펀드 아이칸 사이의 경영권 분쟁 열기가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KT&G 지분 3.4%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최대의 기관투자가인 국민연금기금의 행보가 관심을 끌고 있다.

***국민연금, 금주 초 KT&G 지분에 대한 의결권 방향 결정**

12일 국민연금기금은 민간전문가 9명으로 '주식 의결권 행사 전문위원회'를 구성해 오는 14일 첫 회의를 갖는다고 밝혔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산하에 설치되는 이 위원회는 기금운용본부에서 판단하기 힘든 사항에 대해 의결하는 한편 매년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지침'을 검토하고 그 결과를 기금운용위원회에 보고하는 역할을 맡는다.

특히 국민연금은 13일 투자위원회에서 KT&G 지분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침이 정해지지 않으면, 14일로 예정된 주식 의결권 행사 전문위의 첫 회의에서 이를 최종적으로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첫 회의에는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도 참석할 예정이다.

***국민연금, '백기사'로 나설까**

KT&G에 대한 아이칸 측의 공격이 연일 이어지면서 대주주인 국민연금이 KT&G의 현 경영진을 돕는 '백기사'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는 추측이 떠돌았다. 국민연금은 2004~2005년 SK과 소버린자산운용이 경영권 다툼을 벌였을 때 SK의 손을 들어준 전력이 있어 이번에도 KT&G를 지지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국민연금은 기본적으로 '주주가치의 극대화'와 '안정적인 기금운용'이라는 기금운용 원칙에 따라 KT&G 지분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입장이다. 전 국민의 노후에 대해 책임져야 하는 사회보험의 특성 이상의 가치판단을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민연금의 내부 분위기는 KT&G 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이미 "연금기금으로서 단기 차익보다는 미래가치 제고와 장기 수익성을 더 중시할 수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국민연금이 17일 KT&G의 주총에서 KT&G 경영진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인 안용찬 애경 대표이사와 김병균 대한투자증권 상임고문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또 국민연금이 '백기사' 역할을 하기를 바라는 국내 여론도 무시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미 국내 29개 자산운용사들이 KT&G 편에 서기로 결정했고, 특히 우리금융지주의 계열사인 우리자산운용이 KT&G 지분 1%를 이용해 KT&G의 경영권 방어에 힘을 보태겠다며 이른바 '토종자본 백기사론'을 퍼뜨리고 있기도 하다.

***국내 기관투자가들, 경영감시 통한 기업지배구조 개선에는 소홀**

이처럼 KT&G와 아이칸 사이의 경영권 분쟁을 계기로 외국계 자본의 경영권 공격과 적대적 기업 인수합병(M&A) 위협에 맞서 국내 기업들을 보호하고, 나아가 국내 기업들이 건실한 경영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제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12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공시한 '국민연금 보유 상장주식 의결권 행사 내역'을 보면 국내 최대의 '큰손'인 국민연금이 실제로 국내 기업에 대해 영향력을 발휘한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다.

이 공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8일까지 모두 44개 기업의 주주총회에 참석해 의결권을 행사했다. 국민연금은 이 중 8개 기업에서 사외이사 등 경영진 선임과 관련해 1건 이상의 의안에 반대 의사를 표시했으나 이같은 반대가 실제로 주총에 반영된 경우는 단 한 건도 없었다.

국민연금뿐 아니라 국내에 몇 안 되는 다른 기관투자가들도 경영 감시를 통한 지배구조의 개선으로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역할을 하는 데 대체로 소극적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