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세종시는 국회에 맡기되 4대강 사업은 그대로 간다"는 14일 이명박 대통령의 TV 생중계 연설 기조를 따르는 분위기다. 연설 내용에 대해서도 "시의 적절하다", "가슴을 저렸다"는 반응 일색이었다.
비대위원장인 김무성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연설은 당에서 분출되는 요구를 모두 수용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그런 구상을 할 수 있도록 시간을 드리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친박계 원로인 홍사덕 의원은 이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 "국민통합을 위한 절절한 고뇌가 느껴져서 아마 듣는 사람들이 모두 가슴이 저렸을 것이다"이라고 치켜세웠고, 친이계 안경률 의원은 "현 시점에서 국민여론을 수렴하는 시의적절한 말씀이었고, 대통령의 고뇌에 찬 모습을 볼 수 있는 연설이었다"고 평가했다.
김 원내대표는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 "이번 회기 내에 표결로 처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는데 이번 주 안에 (처리 방법의) 방향을 잡겠다"고 화답했다. 홍사덕 의원은 이와 관련해 국회 전원위원회 개최를 제안하기도 했다.
친이계 이병석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강조해왔던 도산 안창호 선생의 '강산 개조론'을 강조하면서 4대강 사업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이 의원은 "4대강 살리기의 모든 공사는 조금도 빈틈없이 적절한 대책을 세우도록 하고 다른 의견이나 좋은 의견이 있는 분들과는 끊임없는 깊은 소통을 통해 충분히 이해시킬 수 있도록 완벽한 준비 태세를 해주기를 정부에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쇄신파도 일단 이 대통령의 '진정성'을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초선 의원 중심의 쇄신파 내에서 선봉에 섰던 민본21 간사 권영진 의원은 "대통령이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을 무게 있게 받아들이고 당에서 제기된 쇄신론을 수용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청와대 인사 개편이나 개각 시기 등을 언급하지 않았다. 이 점에서 초선 쇄신파가 그동안 주장했던 것과 거리감이 있다는 평가가 다수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쇄신파가 어정쩡하게 타협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