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까지 차려놓고 수십억 원어치의 송유관 기름을 `제 것처럼' 빼내어 팔아 온 기업형 기름 절도단이 검거됐다.
경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3일 노 모(40) 씨 등 5명을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하고, 훔친 기름을 운반한 선 모(48) 씨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노 씨 등은 지난해 1월 경북 경주시 외동읍 구어리의 땅속 2m 깊이에 묻힌 경남 온산~경기 성남 간 지름 80㎝ 송유관에 전기드릴로 구멍을 뚫어 유압호스를 설치한 뒤 지난해 5월부터 최근까지 9개월 동안 220여 차례에 걸쳐 휘발유 231만6000L와 경유 206만8000L 등 56억 원 상당(공장도가격 기준)의 기름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절도 현장 주변의 땅을 구입한 뒤 모 정유회사 기름을 취급하는 주유소까지 차려놓고 운영하면서 송유관에 몰래 연결한 유압호스를 통해 주유소 유류탱크 주입구까지 기름을 끌어다 팔아 왔으며, 그 중 상당량은 12톤 유조차로 경주, 부산 등지로 수송해 판매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송유관공사 측은 일부 누유 상황은 파악했지만 기름이 조직적으로 도난된 구체적 사실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월 대구시 동구 율하동과 경북 칠곡군 왜관읍 주변을 지나는 대한송유관공사 송유관에서 기름을 빼낸 기름절도단 2개 조직이 적발된 적이 있고, 2004년 6월에는 모 정유회사 송유관이 뚫리고 2002년 3월에는 국방부 소유 송유관이 뚫리는 등 최근 송유관 기름절도 사건이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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