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투자펀드인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을 서두르지 않고 정상적인 절차를 밟는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외환은행 매각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던 론스타는 6일 공식 입장발표를 통해 "현재 접촉 중인 잠재 인수자들은 소수의 견실한 국내외 금융기관들이며 매각작업에 수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론스타의 엘리스 쇼트 부회장은 "최근의 일부 언론보도와는 반대로 이번 매각을 서둘러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며 "해당 법을 준수하면서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론스타 측은 매각 이전 실사에만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며 인수의향자들과의 협상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최종 인수자가 선정된 이후에도 실질적 지분매각이 성사되기까지 수 개월이 추가로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외환은행 매각작업에 관여하고 있는 금융계 관계자도 이날 "일부에서 론스타가 2월 전자입찰을 거쳐 3월 초에 외환은행을 매각한다는 추측을 내놓고 있으나, 론스타는 통상적인 인수합병(M&A) 절차를 거쳐 외환은행을 매각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론스타가 오일펀드나 사모펀드도 인수처 후보로 고려한다는 소문도 사실이 아니다"라며 "애초부터 론스타는 '견실한 국내외 금융기관이 아니면 인수처 후보로 고려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정부와 맺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론스타는 최근 국내외 금융기관 5~6개만 추려내고 이들에게 비밀유지약정서(CA)를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금융계 관계자는 "하나금융지주는 중동 등에서 자금조달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나금융지주는 인수처 후보에서 사실상 탈락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중동 등에서 자금조달을 시도한 적이 없다"면서 "외환은행 인수에 대한 입장은 종전과 달라진 것이 없다"고 부인했다.
정부 관계자는 "비밀유지약정서나 매각정보안내서(IM)는 제출시한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각각의 후보업체와 개별적으로 협상을 벌여가면서 주고 받는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3월 매각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기업실사를 거치지 않고 기업을 인수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론스타가 그런 무리수를 둘 가능성은 극히 낮고 인수하는 측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론스타는 매각 주간사회사인 씨티그룹을 통한 실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협상 등 매각에 필요한 절차를 모두 진행할 계획이며, 이에 따라 일러도 6월 이후에나 매각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금융계 관계자는 전했다.
이날 확인된 론스타의 입장은 론스타가 검찰 수사와 국세청 세무조사 등이 마무리되기 전에 외환은행을 빨리 매각해 차익을 남기고 떠날 것이라는 금융권과 정치권 일각의 관측과는 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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