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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기획력 있는 조직문화가 필요합니다"

예종석의 'CEO에게 보내는 편지' 〈23〉신제품 개발의 마무리와 그 후

K 사장님!

오늘은 지난주에 이어서 신제품 개발전략의 마무리 과정에 대해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시험마케팅을 통과한 제품은 마지막 단계인 상업화, 즉 출시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 동안 여러 단계를 거치며 준비한 신제품을 시장에 선보이는 것이지요.

많은 노력을 기울여 개발한 제품을 출시단계에서의 사소한 실수로 사장시키는 경우를 흔히 봅니다. 따라서 경영자는 이 단계에서 풍부한 경험과 직관력을 바탕으로 리더십을 발휘하여 신제품의 출시과정을 성공으로 이끌어야 합니다. 가장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상업화 단계에서 경영자는 신제품의 성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몇 가지 중요한 의사결정을 해야 합니다.

첫 번째는 신제품 출시시기의 선택입니다. 기능적으로 완벽한데도 불구하고 출시시점의 선택을 잘못하여 실패한 제품은 너무나도 많습니다. 1958년에 출시됐던 포드의 야심작 엣셀(Edsel)은 마침 불황이 시작되는 시기에 호화로운 모델을 소개하는 것이어서 실패한 대표적인 사례이지요.

워크맨의 경우에는 제품개발을 끝내 놓고도 모리타 아키오 회장의 고집으로 출시를 미루고 일단 젊은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신제품을 무상지급하여 상당기간 입소문을 낸 뒤 수요가 어느 정도 형성됐을 때 판매를 시작함으로써 크게 성공을 거둔 바 있습니다.

두 번째는 출시지역의 결정입니다. 제품을 일부 지역에 먼저 출시한 다음 점진적으로 지역을 넓혀갈 수도 있고 여러 지역에 동시다발로 출시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보졸레 누보는 햇포도주를 특정한 날짜와 시간을 기해(매년 11월 셋째 목요일 자정) 전 세계에 동시 출시하는 방식으로 제품의 출시 자체를 이벤트화하여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이는 출시시기와 출시지역을 전략적으로 활용한 대표적인 사례이지요. 보졸레 누보는 포도주에 햇술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같은 제품을 매년 신제품화한 독특한 성공사례이기도 합니다.

세 번째는 표적시장의 선택입니다. 신제품의 출시 때에는 보다 미시적이고 단계적인 세분시장의 선택이 필요합니다. 통상 신기술에 의한 신제품의 경우에는 의견 선도자이기도 한 극소수의 혁신자(Innovator) 계층에 먼저 제품을 소개한 다음 그들의 영향권 안에 있는 조기수용자(Early adopter)와 조기 다수자(Early majority)로 파급시켜 나가는 2단계 확산전략을 흔히 쓰고 있습니다.

마지막은 도입방법, 즉 출시 마케팅 전략의 선정입니다. 마케팅 믹스별 예산 배정, 활동전개 순서 등이 이 과정에 이뤄져야 할 중요한 의사결정 사항입니다. 신제품의 도입기에는 마케팅 믹스 변수 중에서도 촉진전략의 비중이 아무래도 커지게 됩니다.

촉진에는 광고, 홍보, 판매촉진, 인적판매 등의 영역이 있습니다. 신제품과 표적시장의 특성에 따라 가장 효과적인 조합을 구성해 소비자를 설득할 때 그 제품은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게 될 것입니다.

신제품의 개발은 엄청난 비용이 소요되므로 상업화에 실패할 경우 기업에 큰 부담으로 남게 됩니다. 따라서 실패를 막기 위해서라도 제품개발의 각 단계마다 앞에서 언급한 주의사항들을 하나하나 신중하게 점검하면서 신제품 개발 과정을 충실하게 밟아나갈 때 그 제품이 히트상품이 될 확률은 점점 높아지게 될 것입니다.

아이디어의 수집에서 시작하여 각 단계를 거쳐 상업화를 끝으로 신제품 개발 과정은 종료됩니다만, 마케팅 부서의 일은 이때부터 새로 시작됩니다. 시장에 성공적으로 출시된 제품의 수명주기를 늘리기 위한 작업이 바로 이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에 최고경영자의 역할은 더욱 중요합니다. 힘든 제품개발 과정이 끝나고 출시작업까지 마무리되고 나면 긴장이 이완되기 쉬운 조직 내부에 새로운 과제를 부여하여 분위기 쇄신을 해나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날로 심화되고 있는 작금의 경쟁상황에서 신제품의 성공적인 출시는 새로운 전쟁의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신제품의 판매 조짐이 괜찮다 싶으면 금방 경쟁사의 '미 투(me too) 제품'들이 물밀듯이 밀려오게 됩니다. 미 투 제품들은 오리지널 제품에 비해 무엇이라도 새로운 특성이나 장점을 추가하여 개발하기 때문에 약간이라도 방심하면 어렵게 구축한 신제품 시장을 어처구니없이 빼앗기는 경우가 생기게 됩니다.

따라서 선두주자가 계속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출시 이후에도 소비자의 반응을 계속 주의 깊게 살펴서 불만사항은 즉각 시정해나가야 하며 변형제품을 계속 추가로 개발해서 제품라인을 늘려나가야 합니다. 시장에서의 공급과잉 현상으로 소비자의 기호도 빠른 속도록 바뀌고 있고 따라서 제품의 수명주기도 점점 단축되고 있으므로 기업 입장에서는 출시 후 제품의 수명주기를 연장하는 일이 더욱 중요한 업무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지요.

신제품 개발과 관련해 마지막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제품개발을 담당할 조직의 구성 문제입니다. 신제품의 실패율을 줄이고 나아가서 히트상품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제품을 기획할 수 있는 강력한 조직의 뒷받침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신제품 개발을 위한 조직의 운용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순차적 제품개발 접근방식입니다. 순차적 방식은 신제품 개발의 단계마다 담당부서가 전담해서 진행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기획부서가 신제품 아이디어를 수집하고 심사하면, 마케팅부서가 제품 개념의 개발과 테스트 및 마케팅 전략의 수립을 맡아 하고, 사업성 분석은 재무부서가 맡아서 하는 식의 접근법입니다.

이 방식은 위험부담이 많은 신제품 프로젝트를 단계별로 해당 전문부서가 맡아 확실하게 처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진행이 느리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요즘 같이 변화의 속도가 빠른 경쟁시장에서 '느리지만 확실한' 순차적 방식은 신제품의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두 번째는 동시 제품개발 접근방식입니다. 동시접근법은 각 단계별로 개발을 담당할 부서에서 인원을 차출해 전담팀을 구성한 뒤 제품개발을 처음부터 끝까지 일괄하여 진행하는 방식입니다. 통상 제품개발팀은 마케팅, 재무, 생산, 법무 부서의 인력으로 구성되며 원자재 공급업체나 고객이 포함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동시 접근방식은 순차적 접근방식과는 반대로 빠르게 제품개발을 진행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위험부담이나 비용의 부담이 늘어나는 단점도 있습니다. 두 접근방식이 일장일단이 있는 만큼 개발하고자 하는 신제품의 특성과 조직환경 등 주어진 여건에 따라 상황에 맞는 방식을 선택해야 할 것입니다.

끝으로 신제품 개발을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접근방식의 선택과 함께 빼놓지 말아야 할 것은 전사적인 참여입니다. 신제품 담당부서는 물론 그 외의 모든 부서가 제품개발에 동참하고 지원할 때 그 신제품은 비로소 히트상품이 될 수 있습니다.

3M이 강력접착제를 개발하다 실패한 제품을 '포스트잇'으로 성공시킬 수 있었던 것은 실패한 제품이라도 회사 내부에서 누구든지 계속 관심을 갖고 다른 활용방법을 연구하는 것을 허용하는 조직풍토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조직문화를 가꾸는 일은 결국 CEO의 몫이지요.

그럼 오늘은 이만 줄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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