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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화된 펀드투자 붐, 그 속을 들여다 보니…

[장태민의 펀드 이야기] 주식형 승승장구, 채권형은 죽쒀

증권시장에서 직접 투자종목을 고르는 직접투자 대신 전문가들이 운용하는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를 하는 이들이 크게 늘어났다. 금융시장의 발전과 건전한 투자문화의 정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돼 오던 펀드투자가 국내에서도 어느새 대중화 단계에 접어든 것이다.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올해의 유망한 재테크 수단 중 1순위로 펀드가 꼽힌 경우가 많다. 누구나 은행이나 증권사에 가서 손쉽게 펀드에 가입할 수 있는 분위기도 형성돼 있다.

하지만 펀드에 대한 대중적 관심에 비해 올바른 이해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이에 〈프레시안〉은 자산증식의 새로운 수단으로 떠오르며 한국 금융시장과 경제 전체에 큰 영향을 끼치기 시작한 펀드와 펀드시장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이 연재를 시작한다. 〈로이터〉 통신 장태민 기자의 글을 매주 1회 정도 게재할 예정이다.〈편집자〉

지난해 주식형 펀드와 채권형 펀드의 성과는 극심하게 대비됐다. 주식형 펀드는 한 해 동안 60%를 넘는 고수익을 구가했지만,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은 2%에도 못 미쳤다. 간접투자 붐의 열매가 주식형 펀드 쪽으로만 오롯하게 쏠렸다.

***지난해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평균 63%, 최고 124%**

2005년은 주식의 해였다. 특히 적립식 펀드 붐을 바탕으로 주식 쪽에서 간접투자가 자리를 잡으면서 전체적인 주가 급등세를 이끌었다. 펀드로 유입된 유동성의 막강한 힘과 수출경기 호조 등에 힘입어 주식펀드는 그칠 줄 모르는 상승행진을 계속했다.

지난해 종합주가지수는 연간 54.3% 상승해 사상최고치인 1379.37로 한 해를 마감했다. 이에 비해 성장형 주식펀드의 수익률은 60%를 넘기면서 코스피 상승률을 능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펀드평가회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약관상 주식편입 비율 상한이 70%를 초과하는 성장형 주식펀드는 2005년 한 해 동안 62.90%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종합주가지수 상승률을 8.94%포인트 웃도는 결과다.

이는 지난 2004년에 종합지수가 10.51% 상승한 데 비해 성장형 주식펀드가 5.36%의 수익률을 기록했던 것과 크게 다른 결과다. 통상 주가상승기에는 성장형 주식펀드의 수익률이 종합주가지수 상승률을 웃돌기 힘들다는 게 정설로 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엔 주식형 펀드의 성과가 두드러졌던 것이다.
   
설정규모가 100억 원 이상인 성장형 주식펀드 76개 중 8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는 10개, 50% 미만의 성과를 거둔 펀드는 6개로 조사돼, 어느 펀드를 선택했느냐에 따라 수익률 열매의 맛도 달랐다.

펀드들 사이에 성과가 크게 차별화된 것도 지난해 펀드시장의 특징 중 하나다. 순자산 968억 원짜리 펀드인 유리운용의 '스몰뷰티주식'은 한 해 동안 123.7%의 수익률을 기록해, 100%를 넘는 성과를 올렸다. 이어 신영운용의 '신영마라톤 주식 A형'이 97.2%의 수익률로 2위에 해당하는 고수익을 올렸고, 미래자산의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형'(91.4%), '미래에셋플래티늄랩주식1호'(91.4%), '미래에셋3억만들기솔로몬주식1호'(84.9%) 등도 수익률 상위권을 차지했다.

성장형 주식펀드 운용회사별 성과에서는 미래에셋 계열의 형제회사 격인 미래에셋투신과 미래에셋자산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설정규모 300억 원 이상의 펀드를 운용한 회사들 가운데서는 유리운용이 한 해 동안 134.57%의 수익률로 가장 양호한 성과를 올렸고, 미래에셋 계열사들도 시중의 주식펀드 투자 자금을 빨아들이면서 고수익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자산의 성장형 펀드 순자산 규모는 4조5208억 원으로 불어나, 운용사들 가운데 독보적인 주식펀드 투자 규모를 기록했다. 미래투신도 1조8762억 원으로 덩치를 키웠다. 이 두 회사는 한 해 동안 각각 84.24%와 80.60%의 수익률을 올렸다. 그리고 칸서스운용(73.68%)과 KB운용(70.87%)이 그 뒤를 이었다. 

***채권펀드 수익률은 2% 미만, 악몽의 한 해였다**

지난해 채권형 펀드는 평균 1.86%의 수익률로 부진했다. 연초 채권시장의 수급불안으로 금리가 급등한 뒤 하반기에도 경기회복 기대감 확산, 정책금리인 콜금리 인상, 채권투자 자금의 이탈 등으로 홍역을 치른 탓이다. 지표금리인 국고채 3년물 금리가 한 해 동안 180bp나 급등해 5.08%로 거래를 마친 탓에 채권펀드들은 악몽에 시달린 한 해였다.

시가채권형 펀드는 2005년 한 해 동안 평균 1.86%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시가단기형은 1.98%, 시가중기형은 1.83%, 시가장기형은 1.11%의 수익을 낸 것으로 조사됐다. 금리의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듀레이션('잔존만기'와 유사한 개념)이 긴 장기형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공사채형 채권펀드와 국공채형 채권펀드 사이의 수익률 격차도 두드러졌다. 공사채형은 한 해 동안 2.20%의 수익을 올린 반면 국공채형은 1.33%의 수익으로 부진했다.

설정규모 100억 원 이상을 유지한 채권형 펀드 47개 중 같은 유형 평균과 비슷한 1~2%대의 수익을 낸 펀드는 29개(61%), 2~3%대의 성과를 낸 펀드는 11개(23%), 3% 이상의 수익을 달성한 펀드는 3개(6%), 1% 이하의 성과를 올린 펀드는 4개(10%)로 조사됐다.

단기형 및 중기형 채권펀드 가운데 CJ운용의 'CJ굿초이스채권1'(3.88%), 도이치운용의 '도이치코리아채권투자신탁1-1'(3.83%), 맥쿼리운용의 '맥쿼리IMM프라임채권형11'(3.31%) 등은 3%를 넘는 수익률을 기록해 그나마 상대적으로 괜찮은 성과를 올렸다. 장기형 채권펀드 가운데선 한국운용의 '부자아빠장기주택마련채권A-1호'가 2.15%의 수익률로 수위를 차지했지만, 나머지 다른 펀드들의 수익률은 2%를 넘지 못했다. 금리가 급등하면서 피해가 컸던 장기형 중엔 수익률이 마이너스 2%를 밑도는 펀드들도 눈에 띄었다.

설정규모가 300억 원을 넘는 채권펀드 운용사들 가운데선 도이치운용(3.83%), 산은자산(2.97%), 조흥운용(2.83%), PCA운용(2.60%), 프랭클린운용(2.53%) 등이 수익률 상위권에 랭크됐다.

***〈박스〉 펀드 한다고 무조건 고수익 보장되는 건 아니다**

펀드가 대중화되고 있다. 지난해 주가상승의 일등공신이 적립식 펀드였다거나 간접투자 문화의 정착이 주식시장의 활황을 이끌어냈다는 얘기를 요즘 심심찮게 듣게 된다.

그러나 펀드는 새롭게 등장한 전혀 다른 성격의 투자상품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하고, 펀드회사에 돈을 맡겨 놓기만 하면 은행 이자의 몇 배에 달하는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장담하는 잘못된 이야기도 쉽게 들을 수 있다.

지난해 적립식 펀드 투자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모으면서 바야흐로 펀드 대중화의 시대가 열리면서 펀드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 하지만 높은 수익률이나 펀드투자의 장점이 지나치게 부각된 탓에 펀드에 대한 오해도 만만치 않다.

아무튼 펀드투자는 이미 우리의 일상 속에 들어와 있다. 가까운 은행에 들러 "이자도 낮은데 무슨 괜찮은 상품 없느냐"고 묻고 조언을 구하면 은행 직원들은 빼놓지 않고 "OO펀드에 가입하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곤 한다.

회사원들이 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나 술잔을 기울이는 자리에서도 펀드 이야기를 흔히 하게 된다. 돈 버는 수단에 대한 관심은 식을 줄 모르고 여기저기서 펀드 이야기를 하는 통에 평소 재테크에 관심이 없던 사람이라도 펀드에 관해 주워들은 한두 구절 정도는 읊조릴 수 있게 됐다.

최근 한 모임에서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는 친구가 펀드는 기존의 주식투자와 전혀 다른 성격의 투자상품이라고 주장했다. 안전하게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게 펀드라는 시각에서 주가하락의 위험을 부담하지 않아도 되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증권사 출신의 보험 세일즈맨인 다른 한 친구는 얼른 공무원 친구의 시각을 교정하고 나섰다.

"펀드는 나를 대신해 펀드매니저가 주식을 대신 사주는 것일 뿐이다. 주식투자와 전혀 다른 개념의 투자상품으로 볼 수 없다. 펀드매니저는 개인 투자자처럼 순간적으로 일희일비하지 않기 때문에 고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이다. 결국 펀드의 높은 수익률은 전문가가 주식에 대한 시장의 평가 수준이 낮은가 여부를 판단해 장기적으로 투자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펀드는 여러 사람들로부터 모아진 돈으로 구성된다. 펀드매니저는 이렇게 모인 돈을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등에 투자한다. 이런 투자 목적으로 모아진 돈꾸러미가 펀드다. 펀드투자의 수익률은 펀드매니저의 실력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에 일반 개인 투자자가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는 높은 수익률을 낼 수는 있지만, 무조건 고수익을 보장하는 색다른 투자법은 아닌 것이다.

사실 국제통화기금(International Monetary Fund)도 이름에 '펀드'가 들어가고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계'도 일종의 펀드다. 하지만 그 목적이 투자수익을 거두는 것이 아니라 국제금융시장에 대한 관리나 개인적 자금 여축 및 융통이라는 점에서 증권시장의 펀드와 다르다. 펀드의 종류는 이처럼 여러 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지만, 증권시장에서 말하는 펀드는 주식펀드와 채권펀드를 가리킨다.

수익증권을 사는 것은 곧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다. 수익증권은 투자자가 맡긴 돈(펀드 가입 자금)을 은행이나 증권사, 또는 'OO자산운용', 'OO투신사' 등의 이름을 가진 펀드 운용회사들이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등에 투자해서 거둔 수익을 받을 권리를 나타내는 증권이다. 따라서 수익증권은 주식이나 채권에서 파생된 형태의 증권으로 볼 수 있다.

펀드에 가입했지만 수익증권은 받은 적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실제로는 펀드 운용회사들이 투자자 고객에게 수익증권을 직접 교부하지 않고 수익증권의 수량과 가격이 표시된 통장을 건네주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부동산이나 금과 같은 실물에 투자하는 펀드도 많이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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