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상주의 회화의 대가인 고 오지호 화백(1905~1982)의 차남이자 한국 서양화단의 거장인 오승윤(66) 화백이 자살했다.
13일 오전 11시 38분께 광주 서구 풍암동 모 아파트 화단에서 오 화백이 숨져 있는 것을 경비원 배 모(68) 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오 화백은 이날 오전 이 아파트 11층에 있는 누나(70) 집에 들렀다 나오는 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 화백의 매형인 박 모(75) 씨는 "처남이 갑자기 찾아와 10여 분간 화집 발간작업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뒤 엘리베이터에 태워 보냈다"며 "화집 발간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지만 특별한 낌새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갑자기 '무슨 일 생기면 도와 달라'는 말을 하기도 했지만, 이는 평소에도 가끔 하는 말이어서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다"며 "자살할 만한 낌새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오 화백은 지난해 11월 화집 발간과 함께 12월 서울의 한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발간작업 등이 늦어지면서 전시회도 오는 4월로 미뤘으며, 자신의 작품인생을 정리하는 전시회와 화집 발간에 대해 평소 자랑을 많이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오 화백이 우울증 치료를 받았으며 아파트 8층 계단 창문이 열린 점 등으로 미뤄볼 때 오 화백이 엘리베이터를 탔다가 내려서 뛰어내렸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가족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영결식은 15일 오전 10시 조선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광주전남 미술인장(장례위원장 황영성 화백)으로 치러지며, 시신은 전남 화순군 동복면 선영에 묻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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