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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PD수첩 "우리도 이 정도일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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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MBC PD수첩 "우리도 이 정도일 줄 몰랐다"

[이모저모] 서울대 조사위 발표…"충격" "사실규명 다행"

서울대 조사위원회가 10일 황우석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자 외신들은 긴급뉴스로 전세계에 그 내용을 타전했으며, 국민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향후 검찰수사에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대 발표를 둘러싼 국내외 표정을 살펴본다.

***기자회견장에 국내외 기자 250여명 운집**

◇…예정보다 5분 이른 10시 55분께 서울대 노정혜 연구처장과 함께 회견장에 들어온 정명희 위원장은 단상에 오르자마자 짧은 자기소개에 이어 미리 준비된 회견문을 20여 분에 걸쳐 차분히 읽어내려 갔다.

6쪽 분량의 기자회견문은 조사 결과를 다섯 개 항목 별로 논리적으로 요약하고 있지만 "(황교수의) 이러한 행위는 과학계와 일반대중을 모두 기만하는 행위로 밖에 볼 수 없다. 논문조작과 은폐에 관여한 연구자들에 대한 학계의 처분은 중할 수밖에 없다"는 후반부 대목에서는 황우석 교수와 연구팀을 강도 있게 비판하는 문구도 담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회견문 발표 후 15분간 이어진 일문일답 시간에는 기자들의 질문이 끊이질 않았고 질의응답을 계속 원하는 기자들에게 정위원장은 "이제 그만하기로 하겠다. 우리가 제출한 보고서에 (궁금해 하시는 내용이) 모두 담겨있다"고 말하며 자리를 떠났다.

◇…기자회견장에는 250여 명의 국내외 취재진이 몰려 이날 조사위의 최종발표에 집중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조사결과를 발표한 정명희 위원장이 앉은 단상의 테이블은 더 이상의 여유 없이 방송 마이크로 가득 찼고 100여 명 가량의 ENG, 6㎜ 카메라 기자와 사진기자들은 정 위원장을 향한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몸싸움을 벌여야 했다.

취재진 중에는 외국인들도 눈에 띄었으며 회견 중에는 정 위원장의 모습을 담는 사진기자들의 플래시 세례가 멈추질 않았다.

***안규리 교수 "책임을 다 하고 나서 쉬겠다"**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은 "조사위의 진상조사 결과를 존중하며 향후 검찰수사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수사를 해야 누가 법적으로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 명확히 알 수 있다"며 "검찰수사에서 진실이 규명되길 기대하며 미즈메디병원에 대한 압수수색 등 검찰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검찰수사가 마무리되는 단계에 나와 미즈메디병원의 최종 입장을 표명할 것이며 내가 잘못한 부분에 대해 국민들께 사과드리겠다. 이런 사태를 미리 막지 못한 점에 대해 죄송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그는 "황 교수가 불치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허황된 희망을 주고 국민들에게 거짓말하는 모습에 브레이크를 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내가 진실을 말할 때도 사람들은 질투와 시기심에서 나온 행동으로 치부해 안타까웠다"고 주장했다.

◇…황우석 교수팀의 2005년 사이언스 논문 공동저자인 안규리 서울대 의대 교수는 이날 오전 서울대병원에 출근한 뒤 10시께 병원을 나선 다음부터는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이날 오전 8시 25분께 서울대병원 임상의학연구소 연구실로 출근한 안 교수는 취재진에게 "다들 건강히 잘 지내세요"라고 말한 뒤 병원을 떠났다. 그는 병원을 나서기 전 해외연수와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나가고 싶었지만 지금 상황을 회피하는 것이라는 생각에 나갈 수 없었다"며 "책임을 다하고 나서 쉬러 나갔다 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의대 문신용 교수는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에 대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 것에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그동안 조사위의 활동에 전폭적인 신뢰를 보냈다"며 "이를 계기로 국내 줄기세포 연구가 새롭게 시작하는 전환점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논문조작에 대한 조사는 불행하고 고통스런 과정이었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국내 과학의 행복한 미래를 설계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며 "앞으로의 연구는 윤리와 정직성에 바탕을 두고 진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마음 한 구석에서 2004년 논문 저자로 참여한데 대해 책임감을 느꼈는데, 이렇게 진실이 밝혀져 미래에 희망을 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1차 발표보다 더 충격적"**

◇…이날 서울대 조사위의 최종 조사결과 발표를 보고 시민단체와 네티즌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우리 생명과학기술계의 깊은 성찰이 이루어지는 것과 함께 향후 과학기술 발전과 윤리적 문제를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시스템이 조만간 구축될 수 있기를 희망했다.

여성민우회 정은지 부장은 "2004년, 2005년 논문이 진실이 아니라는 사실이 최종적으로 규명된 만큼 황 교수 개인에게나 사회 전체에 충격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정 부장은 "그러나 앞으로 과학 기술과 윤리적 문제가 함께 논의될 수 있는 장이 마련되는 등 사회적 시스템 구축을 통해 우리 과학기술의 발전을 위한 토대는 계속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베이오벤처협회 한문희 명예회장은 "2004년 논문에서는 줄기세포주를 확립했다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에 오늘 결과는 1차 발표보다 더 충격적"이라며 "이번 사건이 생명과학기술계가 반성하는 기회가 돼 발전의 계기와 원동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풀꽃세상을위한모임' 박병상 대표는 "이제라도 우리 사회가 과학에 열광하기 전에 성찰이 필요함을 인식해야 한다"며 "성찰이 부재한 성숙하지 못한 모습은 이공계의 위기보다 인문학의 고사에 기인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정하균 회장은 "서울대 조사는 근본적인 조사가 아니었기 때문에 믿을 수가 없으며 검찰조사까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우리는 황 박사를 믿고 있으며 원천기술을 재연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회사원 김모(33) 씨는 "국가적 역량이라는 성역을 스스로 만들고 전 국민의 관심과 재정지원을 얻는 데 성공한 인물이 이처럼 화려한 언변과 거짓말로 추락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씁쓸하다"고 말했다.

포털사이트에서 'vbluev123'라는 ID를 사용하는 한 네티즌은 "황교수팀이 없어도 우리나라에 약 80개의 팀이 있다. 그들의 실력이나 업적도 황교수 팀과 비슷하다"며 "이 일로 우리나라 줄기세포 연구에 차질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MBC "이제 누가 책임져야 하나 살펴야"**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 발표로 애초 MBC 'PD수첩'이 제기한 의혹보다 더 많은 문제점들이 드러났다.

조사결과에 대해 MBC는 "예상했던 결과대로 나왔다"면서 서울대 측의 공정한 조사를 높이 평가하며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동시에 "사실로 밝혀지기는 했지만 설마 이 정도까지일 줄 몰랐다"면서 씁쓸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MBC 최진용 시사교양국장은 "황 교수팀의 논문이 허위라는 결과가 나왔으니 이제 우리 사회가 이에 대해 차분하게 점검하고 짚어봐야 할 것"이라며 "막대한 세금이 들어간 이 프로젝트에 대해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 냉정히 살펴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PD수첩'의 최승호 CP는 조사결과에 대해 "난치병 환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줘 마음이 아프고 제작진의 취재 내용보다 더 참담한 지경으로 드러나 안타깝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그러나 진실이 아닌 것을 계속 믿고 국가 예산이 지원되고 대외적으로도 신화가 되는 사태는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정부는 난치병 치료에 대해 실질적인 가능성을 찾으려는 노력을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황우석 교수 사태에 대해 재외 한국인 과학자 와 외국 언론 등은 이번 사태로 한국 과학계의 자정능력이 확인됐으며 한국 과학자들이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또 파면 등 강도 높은 관련자 처벌과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설대우 미국 피츠버그의대 교수는 "이번 일은 황 교수나 일부 몰지각한 연구자들의 그릇된 행위일 뿐 한국 과학계 전반의 자정작용은 매우 잘 돌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미국에서는 그간 황 교수 연구 결과가 인접 학문분야 연구자들도 잘 모를 정도로 학자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지 않았으며 이번 조작 파문과 관련해서도 매우 조용하다"고 미국 학계의 차분한 반응을 전했다.

안소현 미국 국립보건원(NIH) 박사는 "작은 거짓말이 눈 감아지는 환경, 대학 강의실에 가득 찬 부정행위의 흔적들, 짜깁기만 잘 해도 좋은 리포트로 통과되는 현실 등 한국의 '기본교육' 부족이 이번 일을 불러온 근본"이라고 말했다.

안 교수는 "그러나 이 일이 한국에서 먼저 파헤쳐졌다는 점에서는 정말 그나마 다행"이라며 "여기 외국 동료는 이번 일로 과학계의 자정능력에 대한 자부심을 다시 확인해서 자신은 과학을 믿는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이형기 미국 피츠버그의대 교수는 "한국 과학자들이 앞으로 필요 이상의 관심을 받을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며 "이는 제출된 논문이 더 엄밀한 심사를 받고 학계를 납득시키기 위해 더 많은 설명과 노력이 필요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러나 일반적으로 서구인들은 한국과 황 교수를 동일시하는 일반화에 매몰되지는 않는다"며 "일단 시간이 지나면 한국인의 저력이 다시 드러날 것이고 특히 이번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조사 등 세계 수준의 자정능력 과시를 통해 과학계에서 한국의 위상이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CNN과 BBC, 인터넷판 톱기사로 보도**

◇…〈AP〉 통신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이날 황우석 교수팀의 2004년도 사이언스 논문도 2005년 논문처럼 조작됐다는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발표를 긴급기사로 타전하면서 높은 관심을 보였다.

〈AP〉는 서울대 조사위의 발표 내용을 인용해, 체세포 핵치환 인간배아줄기세포를 만들어냈다는 황 교수팀의 2004년 주장은 조작이었으나 지난해 세계 첫 복제개에 대한 주장은 사실이었다고 보도했다.

〈AFP〉도 '한국의 복제 개척자의 연구는 조작'이라는 제목으로 같은 내용을 보도한 데 이어 복제개 스너피는 진짜라는 사실을 별도의 기사로 다뤘다.

〈로이터〉는 황 교수가 배아줄기세포에 관한 획기적인 논문 2편을 모두 조작했다는 사실을 부각시키면서, 황 교수팀이 작성한 이들 논문을 입증하는 자료가 전혀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일본 〈교도통신〉은 서울대 발표에 근거해, 황 교수가 2004년 논문에서 거짓 데이터를 사용했으며 해당 연구를 뒷받침하는 진짜 배아줄기세포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미국 CNN 방송과 영국 BBC 방송은 서울대 조사위의 발표 내용을 인터넷판 머릿기사로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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