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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 수집 단계부터 관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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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 수집 단계부터 관여해야 합니다

예종석의 'CEO에게 보내는 편지' 〈21〉히트상품 개발 전략

K사장님!

오늘은 기업의 젖줄이라 할 수 있는 히트제품을 개발하는 전략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신제품은 기업을 회생시키기도 하고, 반대로 궁지로 몰아넣기도 합니다. 제가 신제품 개발이라고 하지 않고 굳이 히트제품의 개발이라고 하는 이유는 요즘의 경쟁적인 시장상황에서는 히트하지 못하는 신제품의 개발 및 출시 과정에 치러야 하는 코스트가 너무 커서 기업에 부담을 주므로 신제품을 기획하는 사람들은 꼭 히트상품을 만들고야 말겠다는 배수진을 치고 제품개발에 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히트상품을 만들고 싶어 합니다만, 근자에 와서 신제품의 성공확률은 점점 낮아지고 있고 그에 반해 개발비용은 제품이 실패할 경우 기업의 존립을 위협할 정도로 증대하고 있으며, 설사 히트한다 하더라도 제품의 수명주기가 점점 짧아지는 경향으로 인해서 성장기와 성숙기에 있는 효자제품의 숫자가 날이 갈수록 감소하는 추세에 있습니다. 결국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는 방안은 기업의 제품 포트폴리오에 있어서 신제품, 그것도 성공확률이 높은 신제품의 유입을 늘리는 것입니다.

성공확률이 높은 신제품, 즉 히트상품을 탄생시킨다는 것이 그리 용이한 일은 아닙니다만 그렇다고 어렵기만 한 것은 아니며 예상외로 단순하고 쉬운 일면도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이 그 평범한 이치를 간과하고 있지요. 히트상품을 만드는 비결이란 다름 아닌 '팔릴 제품'을 시장에 내놓는 것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들은 '팔릴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 제품'을 팔려고 애를 쓰지요.

'팔릴 제품'은 소비자가 꼭 필요로 하는 제품이고, 구매하고 싶은 욕망을 갖게끔 하는 제품입니다. 소비자의 욕구에 딱 들어맞는 제품을 만들어내기만 한다면 팔리는 것은 걱정할 필요도 없겠지요.

흔히들 신제품 개발이라고 하면 R&D(연구개발)를 떠올리거나 신기술을 생각합니다. 물론 히트상품의 개발에 있어서 R&D나 신기술도 중요하겠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 욕구의 수용입니다. 소비자의 욕구를 파악하는 것은 R&D가 아니라 마케팅의 몫입니다. 그래서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는 일찍이 '마케팅이 잘되면 상품은 저절로 팔릴 테니 영업활동이 따로 필요 없다'라고 설파한 바 있습니다.

결국 히트상품은 R&D와 마케팅이 조화롭게 결합될 때 가능해집니다. 오리지널 신상품만을 고집하지 않는다면 히트상품은 제품의 개선과 수정, 새로운 브랜드 개발 등 마케팅 노력만으로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 히트상품을 만들어내기 위한 제품개발 과정을 살펴보도록 하지요. 신제품의 개발은 크게 외부의 기술이나 특허를 들여와서 추진하는 방법과, 기업 내부에서 개발하는 방법으로 나눌 수 있겠습니다만, 이 글에서는 자체개발의 경우를 상정하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제품개발 과정은 크게 일곱 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단계는 아이디어의 수집과 평가입니다. 신제품에 관한 아이디어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겠습니다만, 그 방향과 목표하는 바는 최고경영자가 시작단계에 명확하게 정의해야 합니다.

최고경영자가 방향설정을 확실하게 하지 않으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제품개발에 성공하고 난 뒤에 그 제품이 경영자의 사업전개 방향과 일치하지 않는다든지, 기업의 역량과 여건에 맞지 않아 중도하차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게 됩니다.

그런 실패를 막기 위해서라도 최고경영자는 신제품 아이디어 수집을 시작하는 단계에서부터 개입해 신제품이 갖춰야 할 조건과 목표에 대해 희망하는 바를 가능한 한 자세하고 분명하게 천명해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그 제품의 목적이 현금 유입에 있는지, 시장점유율 확대에 있는지 또는 신시장 개척에 있는지를 미리 밝히고, 그 제품의 개발에 소요될 자금과 시간 및 인력에 대해서도 상한선을 분명하게 그어 두어야 커뮤니케이션 부족으로 생기는 어이없는 실패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제품이 순수 신제품이 되어야 하는지, 기존제품의 개선제품이 되어야 할지, 모방제품이 되어야 하는지도 경영자가 미리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할 부분이겠지요. 아이디어의 원천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

가장 유망한 아이디어의 원천은 고객입니다. 고객의 욕구를 가장 효율적으로 충족시키는 제품이 히트상품이 되는 것은 불문가지의 일이므로 고객의 소비행태를 관찰하고, 고객에게 질문하고, 그들의 불평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아이디어의 탐색 방법입니다.

그 외의 좋은 아이디어 소스로는 기업의 내부 구성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영업사원이나 생산부서의 직원들은 훌륭한 아이디어의 제공자가 될 수 있습니다. 중역이나 최고경영자는 그들의 다양하고 오랜 경험으로 인해 많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지요.

그 외에 경쟁사의 제품 분석도 좋은 아이디어의 원천이 되고 중간상인들과 원자재 공급 업체들도 아이디어의 보고라 할 수 있습니다. 광고대행사, 시장조사기관, 대학과 정부의 연구기관, 발명가들도 훌륭한 아이디어의 생산처입니다.

소니의 창업자 모리타 아키오는 20세기 최고의 마케팅 제품이라고 하는 워크맨의 아이디어를 자동차에서 듣던 카세트테이프를 계속 듣기 위해 테이프를 들고 방으로 뛰어가는 자신의 딸에게서 얻었다고 합니다. 아이디어는 전혀 엉뚱한 계기에서 비롯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아이디어는 많은 원천에서 다양하게 얻을 수 있지만, 좋은 아이디어들이 경영진의 관심을 끌기까지에는 많은 장애물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선진 기업에서는 아이디어를 관리하는 전담요원을 두기도 합니다. 아이디어를 끌어내는 방법도 브레인 스토밍법, 제품특성 나열법 등 다양한 테크닉이 있으나 너무 전문적인 영역이므로 이 글에서는 생략하겠습니다만, 그런 방법들이 있다는 것은 최고경영자가 알고 있어야 할 사항입니다.

다양한 신제품 아이디어를 얻은 뒤에는 그 중에서 옥석을 가려내어야 합니다. 아이디어들을 평가해서 좋은 아이디어들을 선별해 내는 과정이지요. 이 과정에서는 두 가지 오류를 주의해야 하는데 그것은 탈락오류(Drop-error)와 진행오류(Go-error)입니다. 탈락오류는 실제로 좋은 아이디어를 잘못 판단해 제외시키는 오류이고, 진행오류는 채택하지 말았어야 할 신통치 않은 아이디어를 진행시켜 제품개발에 착수하게 하는 오류를 말합니다. 두 가지 오류는 모두 결과적으로 회사에 누를 끼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체스터 칼슨(Chester Carlson)이 발명한 복사기를 제록스는 유망하다고 판단해 채택했지만, IBM과 코닥은 그 가능성을 외면해 시장기회를 잃은 바 있습니다. 포드자동차는 채택하지 말았어야 할 엣셀(Edsel) 모델의 개발을 추진해 역사적인 대실패를 기록한 바 있고, 코카콜라 역시 뉴 코크(New Coke)의 출시로 크게 낭패를 겪은 경험이 있지요.

코닥이 나사(NASA)의 요청으로 개발은 했으나 그 사업성을 간과한 디지털카메라(디카)를 일본 카메라회사들이 상업화해 시장을 선점했고, 코닥은 한 번의 판단 실수로 디카시장 진입에서 실기한 것은 물론 디카의 확산으로 인해 본업인 필름사업마저 흔들리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신제품 아이디어는 그 회사의 성격과 목표, 마케팅 능력, 연구개발 능력 및 자금, 인력, 생산능력 등 다양한 측면에서 평가돼야 합니다.

다음 단계인 제품개념의 개발과 테스트는 다음 번에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오늘은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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