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의 한 거처에서 100일 넘게 단식을 해온 지율 스님이 5일 오후 안동을 떠나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있는 동국대병원에 입원했다.
지율 스님은 이날 오전 11시 45분께 동국대 의료진 4명, 신륵사 주지인 세영 스님, 동생 등과 함께 앰뷸런스를 타고 안동을 출발해 오후 3시 15분께 동국대 일산병원에 도착한 뒤 곧바로 3층 중환자실로 옮겨져 긴급검진을 받았다.
병원 중환자실 실장 김영권 박사는 지율 스님의 건강상태에 대해 "오랜 단식으로 평소 55kg이던 체중이 31kg로 줄어든데다 정상적인 대화가 안 될 정도로 전반적인 기력이 굉장히 떨어진 상태"라며 "그러나 하루이틀 사이에 큰일이 날 정도로 위급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박사는 이어 "오랜 단식으로 수분 공급이 필요한 상태이지만 스님이 피 검사 외의 다른 치료를 거부하고 있다"며 "동생과 동료 스님 등을 통해 스님을 설득해 필요한 검사를 하고 치료를 받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 지율 스님의 거처에서부터 앰뷸런스까지 150여 미터를 지율 스님을 업고 내려온 세영 스님은 "지율 스님이 단식을 한지는 100일이 넘었으며 단식에 들어간 이유는 정부가 약속을 저버린 데 대한 실망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영 스님은 그동안 지율 스님의 행적에 대해 "단식 80일쯤 됐을 즈음 여주 신륵사에 잠시 기거했으나 행적이 노출되자 안동으로 가 그곳에서 지금까지 기거했으며, 그 이전의 행적에 대해서는 알지 못 한다"고 덧붙였다.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터널공사에 반대해온 지율 스님은 지난 9월부터 외부에 알리지 않고 단식에 들어갔으며, 경기도 신륵사에서 단식을 하다가 12월 초 언론에 자신이 있는 곳이 어디인지가 보도되자 안동으로 거처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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