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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파티스타 지도자 마르코스 '오토바이 전국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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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파티스타 지도자 마르코스 '오토바이 전국투어'

7월 대선 직전까지 6개월간 멕시코 전국 순회

멕시코 원주민 권익옹호를 위한 게릴라 단체인 사파티스타 민족해방군(EZLN)의 지도자 마르코스 부사령관이 대선에 앞서 사회 각계와의 연결고리를 모색하기 위해 '제3의 캠페인'이라는 이름 아래 6개월 일정의 오토바이 전국투어를 새해 첫날 시작했다.

마르코스를 비롯해 검정색 스키마스크를 한 사파티스타군 수백 명은 무장봉기 12주년인 1일 전국투어에 나서기 위해 남부 치아파스 주의 정글지역인 라 가루차 마을에 집결했다.

늘 물고 다니는 특유의 물부리 담배파이프와 군용모자를 쓴 마르코스는 소속원들의 호위를 받는 가운데 라 가루차 마을에 오토바이로 진입했으며,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어 답했다고 멕시코 언론이 보도했다.

전설적인 남미의 혁명가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를 연상시키는 오토바이를 타고 시작된 마르코스의 전국투어는 올해 7월 2일로 예정된 대선 이전에 멕시코 31개 주를 모두 도는 일정으로 돼있다.

마르코스가 언론의 관심을 끌기 위해 말을 이용해 행진하는 모습은 가끔 있었지만, 이번처럼 오토바이를 이용하는 것은 처음이다.

마르코스를 따르는 다른 사파티스타 소속원들은 픽업트럭과 중고 스쿨버스 등에 탑승했다. 마르코스는 첫 방문지인 치아파스 주 거점도시 산 크리스토발 데 라스 카사스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사파티스타군은 무장봉기 12주년을 하루 앞둔 지난해 12월 31일 남부 치아파스 주 사파티스타 마을 라 가루차에서 신년맞이 행사를 진행하면서 31개 주 투어를 위한 결의를 다졌다.

마르코스는 지난 2001년에도 원주민 권익신장 입법을 촉구하기 위해 치아파스 주의 반군기지를 출발한 뒤 멕시코를 종단해 수도 멕시코시티의 중심가인 소칼로 광장에 이르는 보름 간의 평화 대장정을 가진 바 있다.

사파티스타군 전국투어는 대선을 염두에 두고 6개월 일정으로 진행되며, 이번 대선의 '대안세력'으로서 '제3의 다른 캠페인'을 취지로 내걸고 있다.

사파티스타 지도부협의회는 최근 성명에서 "투쟁에서 한 단계 앞서기 위해서는 사회의 다른 부문과 단합해야만 가능하다"면서 "우리는 노동자, 교사, 학생, 그리고 도시와 시골의 모든 직장인들과 단합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마르코스 부사령관은 지난해 11월 정치조직 민족해방전선(FZLN)이 새로운 시민단체로 대체될 것이라면서, 새 조직은 "권력만을 위해 투쟁하는 것이 아니라 평화주의와 반(反) 자본주의, 그리고 좌파이념 하에서 정치의 새로운 방식을 정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전국투어 기간에 "밑으로부터 이 나라를 뒤흔들" 민족주의 좌파 운동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한 이 운동은 폭력적이지 않을 것이며 자신은 더 이상 군사적 '부사령관'이 아니라 '제로(0) 대표'란 이름의 한 시민에 불과하다고 강조한다.

마르코스의 사파티스타군은 몇 년 전부터 무장투쟁보다는 정치활동을 강화해왔다.

앞서 마르코스는 지난해 6월 지지율 1위의 대권주자로 중도좌파 민주혁명당(PRD) 소속인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전(前) 멕시코시티 시장을 겨냥해 '수치심을 모르는 악당'이라고 강력히 비난하는 등 제도권 정치논쟁에 발을 깊이 들여놓기 시작했다.

그러나 마르코스 부사령관은 이번 대선은 물론이고 현 상태에서 주류 정치권에 참여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사파티스타군은 1994년 1월 1일 멕시코 남부 라칸도나 우림지대에서 봉기해 주변 6개 도시 를 점령해 나갔고 멕시코 정부를 일시적으로 혼란에 빠뜨렸다. 그러나 정부군의 공세에 밀려 단 12일 간의 교전 끝에 휴전이 선언되었고, 이후 사파티스타군의 활동영역은 멕시코 남부 치아파스 주의 일부 지역으로 한정된 채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한편 멕시코 대통령궁은 2일 원주민 권익 옹호를 위한 무장단체 사파티스타 민족해방군(EZLN)의 전국 투어와 관련해 "정치적 수단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알리려는 시도"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루벤 아길라르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 멕시코 민주주의의 발전요소들 중 하나는 모든 단체들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고 일간지 〈레포르마〉의 인터넷판이 전했다.

아길라르 대변인은 EZLN 담당 특사인 루이스 알바레스가 이번 사파티스타의 전국투어에 대한 총괄평가를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수백 명의 사파티스타들은 6개월 간 전국 31개 주를 도는 투어 개시 이틀째인 이날 남부 치아파스 주의 거점도시인 산 크리스토발 데 라스 카사스에서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첫 회의를 열었다.

마르코스 부사령관을 비롯한 사파티스타들은 오는 8일까지 산 크리스토발 데 라스 카사스에 체류한 후 북부지역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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