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사장님!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만사형통하길 기원합니다. 오늘은 제품의 수명주기와 그에 수반되는 마케팅 전략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사람에게 수명이 있듯이 제품에도 수명이 있습니다. 사람의 수명은 아무리 건강관리를 잘 한다고 하더라도 100년을 넘기기 어렵습니다만, 제품의 수명은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100년을 넘기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코카콜라나 활명수가 그 좋은 예이지요. 장수제품은 아시다시피 유지비용은 적게 드는 반면에 이익은 많이 내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효자라 할 수 있습니다.
효자가 많으면 기업이 번성하겠지요. 그러므로 제품의 수명주기와 각 단계에서 필요한 마케팅 전략은 최고경영자가 알아야 할 필수적인 지식입니다. 제품의 수명주기는 제품 카테고리(예: 핸드폰), 제품형태(예: 폴더형) 또는 브랜드(예: 애니콜) 차원에서 논의될 수 있습니다. 최근 들어 소비재 분야에서 브랜드 없이 출시되는 제품은 거의 없으므로 제품관리는 브랜드 관리와 동의어라고 해도 크게 무리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제품의 수명주기는 일반적으로 도입기. 성장기, 성숙기 및 쇠퇴기의 네 단계로 나눕니다. 도입기는 제품의 출시와 함께 시작됩니다. 도입기에는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도 부족하고 유통채널에 제품을 진열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므로 판매신장률은 완만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익은 아주 적거나 적자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촉진비용이 가장 많이 드는 시기이기 때문이죠. 도입기는 짧으면 짧을수록 좋습니다만, 도입기가 길어서 고생하는 제품들도 의외로 많습니다. 다이어트 콜라와 시리얼, 분말 커피크리머 등이 아시아 시장에서 도입기가 길어서 고전했던 대표적인 제품들입니다.
도입기에는 대체로 제품을 알리기 위하여 촉진비용을 많이 쓰게 되고, 제품의 이미지에 맞는 유통채널을 선택해 적극적인 입점을 시도하게 됩니다. 따라서 제품을 출시하는 기업이 갖는 전략 선택의 폭은 그리 넓지 않습니다. 그러나 가격만큼은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변수인 만큼 심사숙고해서 결정해야 합니다.
도입기의 가격전략은 크게 흡수가격 전략(Skimming Pricing)과 침투가격 전략(Penetration Pricing)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흡수가격 전략은 초기 고가전략으로 초기구매자들을 유인하는 전략입니다. 고가전략은 고급 이미지와 함께 높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전략입니다. 침투가격은 초기 저가전략으로 가격을 메리트로 시장에 진입하기가 쉽고 단시간에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큰 이점입니다. 일반적으로 흡수가격 전략은 시장에 처음 나오는 신제품과 기술집약적인 제품에 적합한 전략이고, 침투가격 전략은 후발 미투(me too) 제품에 맞는 전략이라 할 수 있겠지요. 도입기의 전략은 시장상황과 제품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대안이 있을 수 있으므로 여러 가지 여건을 감안해 성장기로 신속히 옮겨갈 수 있는 방안을 선택해야 할 것입니다.
성장기는 매출이 대폭 증가하고 경쟁자들이 새로운 특성을 가진 제품과 함께 시장에 진입하는 시기입니다. 일반대중이 제품을 구매하기 시작하는 때이기도 하지요.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촉진비용도 증가하나 시장도 급격히 커지므로 수익은 더욱 빠른 속도로 증가하게 됩니다. 성장기를 장기간 지속시키기 위해 기업들은 다음과 같은 전략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1. 제품의 품질과 스타일의 개선 및 새로운 특성의 추가
2. 새로운 모델과 자매제품의 개발
3. 새로운 세분시장에 진입
4. 유통망의 확대 및 새로운 유통채널로의 진입
5. 제품고지 광고에서 제품선택 광고로 전환
6.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를 위한 가격인하
성숙기는 제품의 판매성장률이 둔화되는 시기입니다. 판매가 정점에 달하는 전후의 때를 말하는 것이지요. 현재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대다수의 제품들이 성숙기에 와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성숙기는 통상 도입기나 성장기보다 오래 지속됩니다. 경쟁자들이 가격경쟁을 시도하고 공격적인 촉진전략을 구사하는 시기이기도 하지요. 이익은 감소하고 약한 경쟁자들은 탈락하기도 합니다. 이 시기에 시장은 소수의 시장지배자들과 다수의 소규모기업들에 의해 양분됩니다. 시장지배자들은 시장점유율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품질 리더, 서비스 리더, 그리고 코스트 리더로 나누어지고 소규모 기업들은 틈새시장을 공략하게 됩니다.
성숙기의 전략은 크게 시장 수정전략, 제품 수정전략, 마케팅믹스 수정전략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시장 수정전략은 구체적으로 새로운 세분시장과 새로운 사용자를 찾아내는 전략을 뜻하며 기존 사용자의 사용률을 증대시키는 방안도 포함됩니다. 미국의 암앤해머(Arm & Hammer) 사가 베이킹 소다를 냉장고 탈취제로 시장을 수정해 크게 성공을 거둔 것은 고전에 속하는 사례이지요.
제품 수정전략은 제품의 품질이나 특성 또는 스타일 등의 제품속성을 수정해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고 기존 고객의 사용률을 높이는 전략입니다. 예를 들어 소니는 워크맨 출시 이후 지속적으로 새로운 제품속성을 첨가하여 성숙기를 연장한 바 있습니다. 마케팅믹스 수정전략은 마케팅믹스의 변수인 제품, 가격, 유통, 촉진 중 한 가지 이상을 수정해 판매를 원활하게 하고 성숙기를 연장하는 전략입니다. 예를 들어 가격인하를 단행하거나 광고를 바꾸거나 유통경로를 바꾸거나 새로운 판촉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것 등이 그 예가 되겠지요.
쇠퇴기는 제품이 시장에서 서서히 사라지는 단계입니다. 쇠퇴기는 서서히 다가오기도 하고 급격하게 진행되기도 합니다. 쇠퇴기는 기술의 변화 및 소비자 기호의 변화, 또는 경쟁심화 등으로 인해 진행되는 것입니다. 쇠퇴기는 과잉설비와 가격인하 및 이익의 축소 등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됩니다.
그러나 많은 경우 경영자들은 자사 제품이 쇠퇴기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을 적기에 인지하지 못하며, 설사 알게 된다 하더라도 그런 현실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한때 전성기를 구가하던 제품에 대한 미련과 애착을 쉽게 지우기 어렵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현명한 경영자라면 제품이 쇠퇴기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을 냉정하게 직시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입니다. 한 제품이 쇠퇴기에 접어들었는지의 여부는 그 제품의 판매량과 시장점유율, 비용과 이익 등을 주기적으로 살펴보면 쉽게 판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쇠퇴기에 접어든 제품에 대한 조치가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우선 기업은 그 제품의 유지에 필요한 막대한 비용을 감당해야 하고, 나아가서 신제품 개발은 지연될 것이며 수익성은 악화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제품의 쇠퇴기 진입 여부에 관한 판단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쇠퇴기 제품에 대한 전략은 크게 유지전략, 수확전략 및 철수전략의 세 가지가 있습니다. 유지전략은 경쟁자들이 그 사업에서 철수할 것이라는 기대 하에 제품을 그대로 존속시키는 방안입니다. 수확전략은 판매량이 일정 기간 유지되는 경우 제반 비용을 축소시켜 단기이익을 극대화하는 방안입니다. 철수전략은 제품라인에서 그 제품을 철수시키는 것입니다. 철수는 그 제품의 생산설비를 필요로 하는 타사에 매각하는 방안도 있겠고 아예 고철로 처분하여 청산하는 방안도 가능할 것입니다.
제품의 수명주기 분석은 주기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과 분석의 초점이 제품에 맞춰짐으로써 전반적인 시장상황을 간과한다는 비판도 있습니다만, 제품전략을 수립하는 데 있어 아직은 이만큼 유용한 분석의 틀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장님께서도 주기적으로 회사 제품들의 현주소를 점검해 보시고 각 제품의 상황에 맞는 적절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신다면 오랫동안 효자 노릇을 할 장수제품을 여럿 키워내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럼 오늘은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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