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새해 경제목표는 5%의 경제성장과 35만~40만 개의 일자리 창출이다.
정부는 28일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한덕수 경제부총리 등 경제부처 장차관들과 함께 '경제민생점검회의'를 열고 '2006년 경제운용 방향'을 확정해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경제활력의 회복과 지속발전 기반의 구축"을 내년 경제운용 방향의 목표로 삼기로 했으며, 구체적으로는 '경제성장률 5% 내외, 일자리 35만~40만 개, 소비자물가 3% 수준, 경상수지 150억 달러'를 달성하기 위한 정책들을 추진하기로 했다.
***"거시·재정정책은 확장기조 유지…경기변동시 탄력대응"**
정부의 단기적 경제운용 목표는 '거시경제의 안정과 위험 관리'다.
이를 위해 정부는 "재정정책은 중립에 가까운 소폭의 확장 기조를 견지"하면서 장기국채 발행 등을 통해 채권시장을 활성화하고, 수도권에 900만 평의 신규 택지를 공급하며, 투자액 기준 3조~4조 원 규모의 민간투자유치사업(BTL)을 집행할 계획이다.
중기적으로는 '성장잠재력 확충', '동반성장과 삶의 질 향상', '경제시스템의 국제화·선진화'라는 세 가지 운용 목표가 마련됐다.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으로는 임시투자세액공제 기한 연장, 외국인투자에 인센티브 제공, 최저자본금제 폐지, 외국인학교의 설립·운영규정 등이 있다. '경제시스템의 국제화·선진화'를 위해서는 기초생활 보장 수급대상자의 확대, 노인 일자리 8만 개 확충, 휴면예금의 무담보 소액대출(Microcredit) 재원 전환, 비정규직 고용개선 5개년 계획 수립 등과 같은 정책이 추진된다. 또 지주회사 요건 완화방안 검토, 금융허브 추진 기본법 제정, 외환규제 완화 등을 통해 '경제시스템의 국제화·선진화'가 추진된다.
한편 이번 '2006년 경제운용 방향'에서 가장 이목을 끌었던 장기 운용목표는 '지속발전을 위한 미래 준비'로 정해졌다.
2006년 상반기 중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 수립, 육아휴직 대상의 확대 및 파트타임제 등 고용형태 다양화, 임금피크제 도입, 4대 보험의 징수체계 통일, 중장기 조세체계 개편방안 확정, 30~50년에 걸친 중장기 경제전망 작업 추진 등 현재 한국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굵직굵직한 사안들이 장기정책에 여럿 포함돼 있다.
***"단기 성과보다 장기적 성장잠재력 제고할 것"**
이같은 내년도 경제운용 방향은 '5% 성장과 40만 개 일자리 창출 목표'를 내세웠던 올해의 경제운용 방향과 크게 다르지 않다. 차이가 있다면 올해의 성장률 목표치 5%에는 정책의지를 숫자화한 1%가 더해졌다면, 내년의 성장률 목표치 5%는 순전한 성장전망치만을 반영한 것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내년 성장를 목표는 올해에 비해 사실상은 상향조정된 것이라 볼 수 있다. 김석동 재정경제부 차관보는 "내년에도 유가와 미국의 쌍둥이 적자에 따른 환율변화, 주요국의 금리 변화 등 하방위험 요인이 분명히 있다"면서도 "민간 전망기관들과 여러 차례 논의를 통해 5% 수준의 성장률은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경기회복과 경제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경기회복세 지속에 대한 정부의 자신감은 정부가 내년에 경기부양을 위한 거시정책을 확장하기보다 경기회복 기조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원은 "정부가 이전까지 단기적인 경기에 비중을 뒀는데, 내년 경제운용 방향은 단기 위주의 정책에서 탈피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정부가 내년 경기에 대해 자신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2006년 경제운용 방향의 주요 내용들을 살펴보면 경제시스템 선진화,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 수립, 30~50년에 걸친 경제전망 작업 추진 등과 같은 중장기 정책의 비중이 단기 정책에 비해 훨씬 높다.
***"성급한 낙망은 경기회복에 재 뿌릴 것"**
그러나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부의 경제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들은 정부가 설정한 거시지표에는 대체로 긍정하면서도 섣불리 경기를 낙관하는 것은 오히려 경기회복세를 꺾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송태정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2003년부터 올해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3.9% 정도 되는데, 내년에 5% 성장을 하는 것으로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보기 힘들다"며 "내년 상반기에 과열 얘기가 나올 수 있지만 하반기에는 회복의 탄력이 떨어질 수도 있어 회복을 장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본부장도 "정부가 양극화 문제, 지방선거 등 경제에 대한 부정적 요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낙관적인 시나리오에 근거해서 성장률을 전망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역설적으로 말하면 불안요인들이 현재화될 때 5% 성장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우려했다.
한편 일반 국민들은 내년도 경제운용의 최우선 목표로 '일자리 창출'을 꼽았다. 재정경제부가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함께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일반 국민은 38.7%가 '일자리 창출', 32.6%가 '경제활력 회복'을 2006년 경제목표로 꼽아 정부와 일반 국민 사이에 큰 인식차가 있음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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