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IT(정보기술) 수도로 불리는 방갈로르가 내년에 새 이름을 갖게 될 전망이다.
인도 카르나타카 주의 다람 싱 총리는 주도인 방갈로르를 본래 이름인 벵갈루루(Bengaluru)로 바꾸기로 하고 이에 필요한 절차에 착수할 것을 관계 부처에 지시했다고 현지 언론이 12일 보도했다.
주정부의 이런 조치는 영국식 이름인 방갈로르의 본래 이름을 되찾아 식민지 역사의 잔재를 청산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인도 4위의 도시로 1200여 개의 다국적 기업과 IT 업체들이 둥지를 틀고 있는 방갈로르의 본래 이름은 '벤다 칼루루(Benda Kalooru)'. 14세기에 이 지역을 통치했던 족장 켐페 고우다가 붙인 이 이름은 현지 드라비다어로 '삶은 콩의 땅'이라는 의미다. 고우다는 치열한 전투을 벌이다 이곳에서 하룻밤을 보냈는데 그때 노파들이 삶은 콩으로 저녁을 대접했다는 데서 방갈로르의 본래 이름이 유래했다는 게 현지에서 전설로 전해지고 있다.
그런데 인도를 식민지로 지배했던 영국인들이 단지 발음상의 편리함을 위해 '벤다'와 '칼루루'라는 두 단어를 이어 붙여 방갈로르로 개명해 버렸던 것이다.
주정부는 조만간 개명 절차에 착수하되 주가 탄생한 지 50주년인 내년 11월부터 새 이름을 사용할 방침이다.
방갈로르의 이름이 바뀌려면 주의회와 연방정부, 대통령의 승인을 차례로 통과해야 하지만 최근 10여 년 사이에 다른 주요 도시들의 이름도 모두 바뀐 점을 감안할 때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인도는 앞서 1995년에 봄베이를 뭄바이, 마드라스는 첸나이(1996년), 캘커타는 콜카타(2001년)로 각각 이름을 바꿨다.
또 뉴델리의 상업 중심지로 영국 코넛 공작의 이름을 따서 명명된 코넛 플레이스도 라지브 간디의 이름을 따서 라지브 초우크로 개명됐다.
다만 일부에서는 새 이름 벵갈루루 역시 벤다 칼루루의 잘못된 발음이라는 지적도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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