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의 2005년 〈사이언스〉 발표 논문의 사진 조작 의혹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사이언스〉 논문 중 서로 다른 줄기세포를 찍었다는 5쌍의 사진이 사실은 동일한 줄기세포를 찍은 것이라는 최근 국내에서 제기된 의혹에 덧붙여 이번엔 일본의 한 인터넷 게시판에서 또 다른 2쌍의 사진도 동일한 줄기세포 사진으로 보인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돼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것.
***일본 인터넷 게시판 "〈사이언스〉 논문 같은 사진 3쌍 더 있다"**
일본의 한 인터넷 게시판(http://mata-ri.tk/pic/img/1496.jpg)에는 9일부터 황 교수의 〈사이언스〉 논문 중 줄기세포 사진에 대한 검토내용이 게시돼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국내의 일부 사이트들도 10일 이 내용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이 일본 사이트에 따르면, 줄기세포 5번과 10번을 찍었다고 논문의 부속서에 첨부된 사진이 사실은 같은 줄기세포를 찍은 사진이며(사진1), 줄기세포 4번과 7번을 찍었다고 첨부된 사진도 사실은 같은 줄기세포를 찍은 것임을 알 수 있다는 것(사진2). 이밖에 염색 방법을 달리해서 찍은 11번 줄기세포의 사진 두 장도 사실은 동일한 염색의 샘플을 위치만 달리해 찍었다는 것이다(사진3).
이 사진들은 얼핏 보기에는 다른 줄기세포를 찍은 사진으로 보이나 사진에 표시된 붉은 실선 상자를 비교해 보면 동일한 줄기세포의 다른 부분을 찍은 것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이 붉은 실선 상자로 표시된 부분들은 세포의 모양은 물론 부유물까지 일치한다.
일본의 인터넷 게시판에는 줄기세포 7번과 8번을 찍은 사진도 같은 줄기세포를 찍은 사진이라고 올라와 있으나 이는 이미 〈프레시안〉을 통해 5일 공개된 사진 5쌍 중에 포함돼 있던 것이다. 특히 이런 내용은 굳이 전문가들의 견해를 빌리지 않더라도 조금만 눈여겨 보면 쉽게 알 수 있는 것이어서 논란은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황우석 교수팀 거듭 말 바꾸기, '우리 실수'에서 '섀튼 실수'로**
한편 지난 5일 〈프레시안〉을 통해 같은 줄기세포를 찍은 사진이 다른 줄기세포 사진으로 '둔갑'해 논문 부속서의 증빙자료로 들어 있다는 의혹에 대해 황우석 교수팀은 잇단 말 바꾸기 끝에 공을 피츠버그 대학의 제럴드 섀튼 교수에게 넘긴 상태다.
황 교수팀은 의혹이 제기된 후 5일 "많은 사진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생긴 실수이며 자체적으로 파악해 이미 정정 요청을 해뒀다"고 해명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황 교수팀은 국내의 일부 인터넷 게시판에서 의혹이 제기된 뒤인 5일에야 이런 내용을 〈사이언스〉측에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황 교수팀은 그 뒤 말을 바꿔 황 교수팀 자신은 제대로 된 사진을 넘겼으나 이를 〈사이언스〉에 전달하는 섀튼 교수가 실수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섀튼 교수는 이런 '전달과정 상의 착오' 주장에 대해 가타부타 언급을 하지 않은 채 피츠버그 대학 당국에 조사를 요청해 놓은 상태다.
***12번 줄기세포 사진은 아예 없어…앞으로 또 같은 사진 몇 쌍 더 발견?**
그런가 하면 〈사이언스〉 논문의 부속서에는 애초 황우석 교수가 추출했다고 보고한 12번 줄기세포의 사진이 아예 빠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역시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일로서 황 교수팀이 명확히 해명해야 할 또다른 의혹이라는 지적이다.
황 교수팀은 당초 줄기세포 11개(세포주 2~12번)를 추출하여 그 분화 능력을 모두 확인하였다고 〈사이언스〉 측에 보고했으나, 〈사이언스〉는 지난 11월 29일 황 교수 측의 요청에 따라 모두 11개의 세포 가운데 4개(5~8번)의 경우 생체 내에서 분화할 수 있는 능력(테라토마 분화)을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고 정정한 바 있다. 또 <사이언스> 는 12번 세포의 경우 줄기세포로 인정 될 수 있는 분화 능력이 생체 내는 물론이고 배양 접시에서조차도 확인되지 못했다고 정정했다.
이에 따라 황 교수팀이 추출했다는 줄기세포는 배양 접시 위의 배아체 수준 10개(2~10번), 테라토마 분화 상태 3개(2~4번)로 줄었다. 그런 상황에서 두 차례 '사진 중복' 논란을 통해 정말 믿을 만한 줄기세포는 몇 개인지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프레시안〉이 지난 5일과 이번 의혹 제기를 통해 확인한 문제의 줄기세포 사진은 모두 8쌍이다. 즉, 동일한 사진이 중복 사용된 것으로 의혹을 받을 수 있는 사진이 현재까지 그만큼 확인됐다는 얘기다. 〈프레시안〉은 독자들이 직접 같은 사진을 확인할 수 있도록 〈사이언스〉 논문의 부속서에 실린 줄기세포 사진을 소개한다. 앞으로 또 몇 장의 사진이 같은 것으로 확인될지 주목된다(아래 그림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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