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가계신용 상태는 더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우리금융은 7일 유용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이 작성한 '2006년 국내 금융 트렌드'라는 보고서를 통해 금리상승으로 인해 가계부문의 이자부담이 증가하고 있는데다 고용 없는 성장과 계층 간 양극화로 가계의 부채상환 능력은 개선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이렇게 전망했다.
특히 가처분 소득보다 소비가 더 많은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소득하위 계층은 신용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 중저위 신용자에 대한 대출이 많은 금융회사의 연체율이 상승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소득하위 계층 쪽으로 빚부담 편중**
가계빚은 1999년 200조 원을 넘어선 뒤 급격히 증가해 올해 9월 말 현재 506조 원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가계빚의 절대규모 증가세가 올해 들어 빨라지고 있는데다 개인부문의 부채부담이 악화되는 추세여서 가계의 부채상환 능력도 낮아지고 있다.
개인 금융자산 대비 부채의 비율은 지난해 말 48.6%에서 올해 6월 말에는 49.3%로 높아졌다. 또 전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개인 금융부채의 비율도 65%에서 70%로 높아졌다.
우리금융의 보고서는 "고용 없는 성장과 계층 간 양극화 등으로 경기회복과 자산가격 상승의 혜택이 일부 계층에 편중되고 있다"며 "처분가능 소득보다 소비가 많은 소득하위 계층은 신용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도시근로자 가구를 5단계로 나눌 때 가장 소득이 가장 낮은 1분위에 속하는 가구의 평균 적자액은 2002년 83만 원에서 2004년에는 175만 원으로 확대됐다.
또 부채 500조 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연간 이자가 32조5000억 원(금리 연 6.5% 적용)에 이르고, 금리가 1%포인트 상승할 때마다 추가 이자부담이 5조 원에 이르기 때문에 가계의 부채이자 부담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의 견해와 다른 전망**
반면 김재천 한국은행 조사국장은 전날 내년도 경제전망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가계의 금융자산이 금융부채보다 많아 금리가 오르더라도 가계의 소비가 위축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우리금융의 보고서는 가계의 부채상환 능력을 높이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워 가계부채 증가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담보대출은 늘지 않겠지만 거래의 위축 등으로 대출금 상환도 어려워져 가계대출 잔액이 줄어들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아울러 소비가 점진적으로 회복되면서 카드사들이 적극적인 영업에 나서 판매신용도 증가할 것으로 우리금융은 예상했다. 판매신용 잔액은 올해 2분기에 6985억 원 증가한 데 이어 2분기에도 2114억 원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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