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한명숙 서울시장과 단일화를 못해 오세훈 서울시장의 당선을 막지 못했다는 비판에 시달리고 있는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가 "내가 양보를 했다고 해도 그 표가 저쪽(한명숙)으로 갔을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노 대표는 4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노회찬 지지자들이) '이번 선거만큼은 미안하지만 저쪽을 찍고 오겠다' 이렇게 저한테도 내놓고 얘기하는 상황이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한명숙에 대한 지지표는 갈만큼 갔다는 것이다.
노 대표는 "13만3000 표 정도 되는 제 표는 저 개인에 대한 지지표라기보다는 이명박 정부도 심판해야지만 '민주당도 어떤 책임을 물을 대상'이라는 생각이 분명한 분들의 표"라며 "이분들이 돌멩이를 맞을 이유는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자신에게 모인 3.3%의 표심은 민주당을 불신하는 고유의 '진보표'라는 설명이다.
노 대표는 "단일화 논의의 정치 협상 과정에서 나는 서울, 경기, 인천에서 '이 후보(정당)를 정하자'는 제안을 했지만 민주당은 수도권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는 태도였다. 그래서 단일화가 무산된 것"이라며 "무산의 책임에 일부는 분명히 저에게도 있지만, 굳이 책임이 있다면 힘이 더 있는 쪽"이라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노 대표는 "(예를 들어) 강동구청장 민주당 후보가 얻은 표가 한명숙 후보가 얻은 표보다 3만 표가 더 많은데 민주당 구청장을 찍은 사람들이 서울시장 후보는 왜 민주당을 안 찍었느냐 하는 문제에서 오히려 이번 선거에 어떤 패인이나 반성할 대목을 찾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노 대표는 "정치적으로 책임을 뒤집어씌우는 식으로 얘기를 끌고 가는 건 사실관계도 다르고, 이후에 우리가 무엇을 반성하고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 그런 것을 검토하는 차원에서도 적합하지 않다"고 논란을 일축했다.
노 대표는 향후 일정과 관련해 "6월 19일 전국위원회를 소집해 엄밀한 평가에 들어가기로 했고 그것을 기초로 2012년을 향해서 진보진영의 대연합과 또는 질적인 강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와 단일화를 통해 경기도지사 후보직을 사퇴한 민주당 김진표 최고위원은 이날 <SBS> 라디오 '서두원의 SBS 전망대'에 출연해 "진보신당이 추구하는 가치, 그 진정성은 인정하지만 만일 단일화가 이루어졌다면 결과적으로 한명숙 후보가 당선이 됐을 것"이라며 노 대표에 불만을 표했다.
민주당 이미경 사무총장도 전날 "(노회찬 후보가 한명숙 후보와 단일화를 해줬다면) 좀 더 가능성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쉬움이 사실 크다"고 말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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