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이 황우석 교수가 2005년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의 연구 내용과 관련된 '중대한 진술'을 당시 핵심 연구원으로부터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그 내용을 공개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PD수첩' "K 연구원은 세 차례나 '신원 보호' 요청했다"**
'PD수첩'의 한학수 PD는 28일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10월 20일 미국 피츠버그 대학에서 황우석 교수팀의 일원이었던 K 연구원을 인터뷰한 것은 사실"이라며 "이날 인터뷰에서 K 연구원은 3번에 걸쳐 자신의 신원을 보호해줄 것을 요청한 뒤 2005년 <사이언스>에 발표된 논문과 관련한 '중대한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한 PD는 "나중에 10월 31일 황우석 교수를 직접 만나서 이 K 연구원의 진술에 대한 해명까지 들었다"고 소개한 뒤 "그러나 그 후 며칠이 지난 11월 4일 이 연구원이 이메일을 보내와 '자신과 했던 인터뷰를 방송에 내보낼 경우 법에 따른 절차를 밟을 것'이라며 방영 불가 방침을 요구해 왔다"고 설명했다.
K 연구원은 이 이메일에서 "이날 인터뷰가 나갈 경우 (황우석 교수를 비롯한) 관련된 모든 분들에게 명예의 손상이 갈 수 있다"며 "과학기술 발전과 과학자들의 고뇌를 잘 생각해달라"고 언급했다는 것. 이는 K 연구원의 당초 진술이 무엇이었는지 더욱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대목이다.
지금까지 황우석 교수 연구를 둘러싼 논란은 주로 2004년 <사이언스> 발표 논문의 난자 출처에 관한 것이었다. 그러나 K 연구원의 '진술'은 2005년 <사이언스> 발표 논문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어서 그 내용에 따라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대통령은 27일 "'PD수첩'에서 연구 자체가 허위라는 방향으로 취재를 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은 적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2005년 <사이언스> 발표 논문의 내용은 척수 손상으로 팔ㆍ다리가 마비된 환자 9명과 선천성 면역결핍증, 소아당뇨 등 모두 11명의 환자에게서 피부세포를 떼어내 인간 배아 복제를 통해 줄기세포를 추출했다는 것이었다. 이런 발표는 난치병 환자의 치료에 배아 줄기세포 연구가 이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큰 주목을 받았다.
***'PD수첩' "위협ㆍ협박 전혀 없어"…"황 교수에게 확인하자 진술 내용 부인"**
한편 한학수 PD는 이날 <프레시안>에 최근 '위협' 논란을 낳고 있는 K 연구원과의 인터뷰 정황도 상세히 설명했다.
한 PD는 "10월 20일 K 연구원과 처음에는 병원 벤치에서 만났지만 곧 커피숍으로 자리를 옮겼다"면서 "이 연구원과의 인터뷰 과정에서 위협이나 협박을 한 적은 없고 장소가 커피숍이었던 것을 염두에 두면 그런 행위가 가능하지도 않았음을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중앙일보>를 비롯한 일부 언론 보도를 강력하게 반박했다.
한 PD는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이날 K 연구원은 3번에 걸쳐 자신의 신원을 보호해줄 것을 요청하며 2005년 <사이언스> 발표 논문에 대해서 '중대한 진술'을 했다"며 "이 때문에 'PD수첩'은 이 연구원에게 '익명성' 보장을 수차례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한 PD는 "이렇게 신원 보호까지 요청하며 진술을 했는데 황우석 교수에게 관련 사실을 확인한 지 며칠 뒤 바로 모든 사실을 부인하는 이메일을 보낸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황우석 교수팀은 2004년 4월에도 <네이처>에 난자를 제공한 사실을 밝힌 여성 연구원이 나중에 "영어가 서툴러 생긴 오해"라고 진술을 번복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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