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황우석 교수가 꼭 해명해야 할 4가지 의혹"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황우석 교수가 꼭 해명해야 할 4가지 의혹"

MBC 폭로 …'연구원 난자 채취' 등 정말 몰랐을까?

진실은 역시 썼다. MBC <PD수첩>은 22일 '황우석 신화의 난자 의혹'이라는 보도를 통해 그간 논란이 돼 온 황우석 교수의 난자 논란에 대한 취재 내용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내용은 그간 산발적으로 제기되어 온 각종 의혹들을 '사실'로 확인했을 뿐만 아니라 황 교수가 모든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의문 1 : 매매 난자 사용, 황우석 몰랐을까?**

<PD수첩>이 황우석 교수의 연구에 매매 난자가 사용됐음을 알게 된 것은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황우석 실험실의 난자 기록장부를 입수하면서부터였다. 이 장부에는 2003~2004년 실험에 쓰인 650여 개 난자의 적출수술 날짜ㆍ시간 등이 기록돼 있었다.

<PD수첩>은 이 장부를 토대로 난자를 제공한 여성들을 찾았다. 카드빚 등 경제적 곤란에 처해 있던 이 여성들은 황우석 교수가 그 간 주장해 온 것과 같은 '자발적 기증'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최근 난자 매매로 물의를 일으킨 'DNA 뱅크'라는 난자 매매 브로커를 통해 150만~200만 원을 받고 미즈메디병원에서 난자를 제공했다. 이 과정에서 이들 난자 제공 여성 대부분은 △난자가 황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에 쓰이는지 △난자 추출이 얼마나 위험한 과정인지에 대한 정보 등을 제대로 제공받지 못했다.

이렇게 매매 난자를 제공한 사실에 대해 노성일 이사장은 "황우석 교수로부터 연구에 쓰일 난자를 요청받았을 때 환자의 난자를 무단으로 사용하지 않는 한 싱싱한 난자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이 길(난자 매매)밖에 방법이 없었고 마침 나에게는 돈이 있었다"고 밝혔다. 노 이사장은 "단 내가 불임 전문 의사다 보니 혹시 환자 난자를 빼서 쓴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받을 수 있다며 황 교수가 <사이언스> 논문 저자에서는 빠지는 게 좋겠다고 해서 공동 저자로 이름도 올리지 못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노성일 이사장은 2004년 <사이언스>에 게재된 논문에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리지 못한 대신 복제 배아 줄기세포 특허에 대한 공동 출원인으로 이 특허에 40%의 지분을 갖게 됐다. 논문의 공동 저자도 아닌 노 이사장이 특허의 절반에 가까운 권리를 갖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대해 노 이사장은 "내가 원하지도 않았는데 황우석 교수가 논문에 저자로도 안 들어가고 한 일은 너무 많다며 지분의 40%를 떼 줬다"며 "그런 조치가 과분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황 교수 역시 "난자를 제공받은 데 대한 대가라고 오해를 받을 수도 있겠지만 노 이사장의 '숭고한 행동'이 없었다면 연구 자체가 있을 수 없었기 때문에 (상응하는) 권리를 준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이 과정에서 황우석 교수는 정말 매매 난자가 사용된 것을 몰랐을까? <PD수첩>은 황 교수가 거짓말을 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노성일 이사장의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노 이사장은 "매매된 난자가 줄기세포 연구에 쓰인 사실을 논문에 이름도 빠져가면서 덮어줘야 했다"면서 "(황 교수에게) 지켜줘야 할 일이 있었다"고 여지를 남겼다.

황 교수는 정말 그 자신의 표현대로 노 이사장의 '숭고한 행동'의 내용을 몰랐을까? 이 대목이 궁금하다.

***의문 2 : 여성 연구원으로부터 난자 채취, 황우석 몰랐을까?**

<PD수첩>은 또 논란이 돼 온 '연구원의 난자 채취' 문제도 사실로 확인했다.

우선 <PD수첩>는 2004년 5월 이런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네이처>의 데이비드 시라노스키 기자를 만났다. 시라노스키 기자는 "내가 연구에 쓰인 난자를 어떻게 구할 수 있었는지 묻자 (난자 채취 의혹을 받고 있는 구 모 교수는) '글쎄요.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는 모르지만 나 자신이 왜 난자를 기증했는지는 말해줄 수 있어요'라고 답했다"며 "이런 예상 못하는 대답에 적잖이 당황했고 대화하면서 수 차례에 걸쳐서 '난자를 기증했느냐'고 물었고 그녀는 '네, 내 난자를 기증했어요'라고 답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구 교수는 TV에서 척수 손상을 가진 환자를 많이 봤고 이들을 돕고 싶어서 기증에 나섰다고 말했다"며 "명확한 의사소통이 이뤄졌고 난자를 채취한 병원 이름까지 정확하게 말했다"고 덧붙였다. 그 병원은 바로 미즈메디병원이었다.

<PD수첩>은 구 교수 외에도 또 다른 난자 채취 연구원이 있음을 확인하고 미즈메디병원에서 이 연구원이 몇 번에 걸쳐 과배란 주소를 맞은 뒤 난자 채취가 이뤄진 사실도 밝혀냈다. 하지만 구 교수를 비롯한 이들은 한결 같이 황우석 교수에게 해명을 미루고 대답을 회피했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황 교수한테 가서 들으라"는 말만 되뇔 뿐이었다.

하지만 황우석 교수는 이 대목에서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황 교수는 <PD수첩>과의 인터뷰에서 "(연구원의) 난자를 채취했는지 그 난자가 우리한테 왔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며 "단 (해당 연구원이) 우리부터 내 난자를 사용해야만 실험자로서 자세에 부합하는 게 아닌가, 하고 상의해 왔을 때 속으로 감동한 적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이것이 혹시나 오해의 소지가 있을지 몰라서 (난자가) 부족한 대로 하자고 몇 번에 걸쳐 설득했다"며 "그 뒤에 이루어진 사실은 따로 확인한 바가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 서울대학교 수의대 기관윤리위원회(IRB)의 자체 결과에서도 여성 연구원으로부터 난자를 채취해 실험에 이용한 사실이 확인돼 공식 발표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는 23일 황 교수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황 교수가 논문이 발표된 뒤에야 여성 연구원이 난자를 기증한 사실을 알았지만 해당 연구원이 본인의 신상이 공개되는 것을 원치 않아 황 교수가 외부에 알리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구책임자가 자신과 함께 일하는 여성 연구원으로부터 '난자 기증' 의사를 듣기는 했으되 실제 기증이 이뤄졌는지는 모른다는 해명이 과연 얼마나 설득력이 있을까? 이 대목도 궁금하다.

***의혹 3 : 기관윤리위원회 통과 대가로 논문에 이름 올려줬나?**

이렇게 윤리적으로 허점투성이였던 연구가 어떻게 기관윤리위원회 심사를 통과하고 버젓이 국제 잡지에 실릴 수 있었을까?

난자 채취는 미즈메디병원에서 했지만 기증된 난자만을 사용했다고 <사이언스>에 통보한 터라 황우석 교수팀은 한양대병원에서 난자를 채취한 것으로 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한양대병원 기관윤리위원회에는 관련 사실을 허위로 통보했다.

황우석 교수팀의 줄기세포 연구를 심사했던 한양대 병원 기관윤리위원회 박문일 당시 위원장은 "내가 위원장을 할 때 매매된 난자였다는 것을 알았다면 절대로 통과시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위원도 "다 순수 기증이라고 통보를 받았고 그런 사실을 몰랐다면 통과가 안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실제 연구와는 아무런 관련도 없는 한양대병원이 황우석 교수의 연구와 '거짓'으로 관련을 맺게 된 데에는 '황우석 사단'의 일원이었던 한양대병원 산부인과의 황윤영, 황정혜 교수가 연루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기관윤리위원회 위원은 "황정혜 교수가 직접 난자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해명해 심사가 이뤄진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기관윤리위원회 심사 문제를 해결한 이 두 교수는 2004년 <사이언스> 논문에 공동 저자(황정혜) 또는 특허권 상의 발명자(황윤영)로 이름을 올렸다.

한양대병원 측이 그토록 어설프게 황우석 교수 연구와 관련을 맺게 된 과정을 도대체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황우석 교수와 한양대병원의 두 황 교수 간의 관계가 궁금하다.

***의혹 4 : 도대체 박기영 보좌관이 한 역할은 무엇인가?**

또 MBC <PD수첩>은 2004년부터 <프레시안>이 계속 제기해 온 박기영 청와대 정보과학기술보좌관이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에 했던 기여에 대해서도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PD수첩>은 "식물학자가 생명윤리 자문을 이유로 논문의 공저자가 된 것에 대해서 일부에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더구나 박기영 보좌관은 황 교수 연구에 윤리적 하자가 없다는 것을 여러 차례 지적해 왔지만 정작 최근 황 교수 연구를 둘러싼 윤리 문제에 대한 언급을 요청하자 '보좌관이 되기 전에 생긴 일에 대해 현재의 보좌관 신분으로 언급하기 곤란하다'고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런 윤리 문제에 대한 언급을 거부하는 것은 스스로 '논문에 대한 기여 없이 무임승차했음'을 보여주는 일이 아니냐고 지적된다. 박기영 보좌관은 <사이언스>에 황우석 교수의 논문이 게재된 2004년 2월 이미 청와대 정보과학기술보좌관으로 임명된 뒤였다. 또 그는 보좌관으로 임명되기 전에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과학기술 담당 간사, 대통령자문정책기획위원회 미래전략분과위원장으로 노무현 정부의 과학기술정책 혁신을 주도했으며,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수석간사로 국가 연구개발비가 지원된 각종 사업을 평가해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과학기술계의 권력자'였다.

그가 황 교수 연구에 생명윤리 담당으로 참여한 것이 사실이라면 지금처럼 그 연구의 생명윤리가 문제될 때 스스로 나서서 해명하거나 이해를 구하는 것이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이는 그가 현재 공직에 있느냐 아니냐는 문제와 전혀 관계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 교수와 그가 지금껏 입을 닫고 있는 것이 정말 궁금하다.

한편 황우석 교수는 이같은 각종 문제제기에 대해 25일을 전후해 공식 해명을 할 예정이다. 황 교수는 관련 사실을 모두 해명하고 대국민 사과를 하는 것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