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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하토야마 총리 전격 사임…선거 앞두고 정가 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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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하토야마 총리 전격 사임…선거 앞두고 정가 요동

실세 오자와 동반 퇴진…여당, 마땅한 '간판' 없어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가 2일 오전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10%대로 떨어진 내각 지지율, 후텐마(普天間) 공군기지 이전 문제로 인한 사민당의 연정 이탈, 그로 인한 당내 사임 압박 등이 결국 그의 등을 떠밀었다.

집권 여당의 실세였던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민주당 간사장도 이날 퇴진 의사를 밝혔다. 이로서 하토야마-오자와 투톱 체제로 위태롭게 연명했던 민주당은 오는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급하게 새 진영을 꾸려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의원들께 죄송…내가 부덕한 탓"

하토야마 총리는 이날 오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민주당 양원(중의원·참의원) 총회에 출석해 "(후텐마 공군 기지가 이전되는) 오키나와현, 가고시마현 도쿠노시마 주민 여러분께 폐를 끼쳤다"며 "사민당을 연정 이탈로 몰아 간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없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또 자신과 오자와 간사장을 둘러싼 정치자금 스캔들에 대해서도 "의원 여러분께 폐를 기친 것을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한 뒤 "오자와 간사장에게도 민주당의 재생을 위해, 깨끗한 민주당을 만들 수 있도록 사퇴를 말했고, 그도 '알았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하토야마는 또 "국민들은 집권 여당의 말을 전혀 듣지 않게 됐다"며 "매우 유감스럽고, 전적으로 내가 부덕한 탓이다"라고 말했다.

▲ 언론에 공개된 중의원.참의원 양원 총회에서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한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 ⓒ로이터=뉴시스

하토야마 총리와 오자와 간사장의 동반 퇴진은 민주당 집권 8개월여만에 일어난 일이다. 작년 8.30 총선에서 압승하며 등장한 하토야마 총리와 민주당은 탈(脫) 관료주의, 동아시아 중심의 외교를 내세우며 지난 54년간 굳어진 자민당 체제 하의 일본을 바꾸겠다고 야심을 불태웠다.

하토야마 총리는 임기 중 낙하산 인사와 예산 낭비의 온상이었던 공공기관에 대한 개혁을 이끄는 데에는 소기의 성과를 거뒀지만, 자민당과 차별을 두려 했던 외교정책에서 쓴 맛을 봤다. '미국과의 동등한 외교'를 내세우며 내건 후텐마 기지 현외 이전 공약이 무산된 타격이 컸다.

그는 미국과 일본이 2006년 맺은 약속을 뒤집고 "후텐마 기지를 해외로, 적어도 오키나와 현 밖으로 이전시키겠다"고 공약했지만 미국의 압박에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국민들의 신뢰를 잃어갔다. 결국 지난달 23일 기존 합의의 골자를 그대로 유지한 합의를 받아들이면서 무능력한 총리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에 연정 파트너인 사민당은 정부의 이전안에 서명을 거부했고, 총리가 후쿠시마 미즈호(福島瑞穂) 사민당 당수를 소비자담당상 직에서 파면시키자 사민당은 연정 이탈을 선언했다.

같은 시기 <요미우리신문><마이니치신문> 등 언론에서 정기적으로 실시하던 여론조사에서 출범 당시 80%에 이르렀던 하토야마 내각 지지율은 10% 후반대로 추락했다. 이에 따라 당 내부에서는 총리가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압박이 높아졌으나, 일단은 임박한 선거를 치르고 나중에 수뇌부를 물갈이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지난 1일 하토야마 총리는 오자와 간사장과 고시이시 아즈마(輿石東) 민주당 참의원 의원회장을 만나 자신의 거취를 포함한 정국 타개 방안을 모색했으나 이날만 해도 "국민을 위해 계속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말해, 사임할 뜻이 없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결국 당내 의원들의 강경한 목소리와 참의원 선거에서의 참패를 피하기 위해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급작스런 권력 공백, 후임 총리 마땅치 않아

총리의 사임으로 회기중인 일본 국회와 민주당은 권력 공백으로 인한 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민주당은 신임 총리 인사와 내각 조각을 각각 4일과 7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후임 총리 후보로는 민주당 대표 출신의 간 나오토(菅直人) 부총리 겸 재무상,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외상,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국토교통상 등이 거명되고 있으나 간 부총리가 가장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들 중 누구도 하토야마 총리와 오자와 간사장 만큼의 권위를 갖고 있지 않으며, 특히 오카다 외상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오자와파'가 아니기 때문에 대표로 추대될 가능성이 적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민주당은 하토야마와 오자와의 '얼굴 값'을 포기하면서 깨끗한 신임 대표로 7월 참의원 선거에서 반전을 노리고 있지만 그럴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일본 언론들은 내다보고 있다.

<아사히 신문>은 이날 민주당이 야당 시절 자민당 정권에서 생명이 짧은 총리가 양산됐음을 강하게 비판해 온 만큼, 새 총리를 내세운다 하더라도 유권자들의 이해를 얻을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또한 민주당이 아번 선거에서 큰 폭으로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할 경우 '네지레 국회'(중의원과 참의원 각각 의석이 과반수를 차지하는 정당이 다른 상태)가 되어 향후 국정 운영이 상당히 어려워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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