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4일 스크린쿼터 축소 방침을 처음으로 공식으로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박병원 재정경제부 제1차관은 이날 과천 정부청사에서 가진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영화의 경쟁력이 많이 높아져서 스크린쿼터 유지의 실익이 적어졌다"며 "정부는 스크린쿼터를 축소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차관은 "한국영화는 지난 몇 년간 스크린쿼터에서 보장되는 것보다 훨씬 높은 점유율을 유지해 왔다"며 "스크린쿼터를 줄여가는 한편 우리 영화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마련해가겠다"고 밝혔다.
박 차관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스크린쿼터 축소를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계 인사 등 관계자들과 충분한 논의를 거칠 것"이라며 "주무부처(문화관광부)에서 구체적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차관은 최근 유네스코가 문화다양성 협약을 채택함에 따라 우리나라의 스크린쿼터가 국제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는 주장에 대해 "직접 (협약을) 보지는 않았지만 그 법적 구속력에 대해 전문가들이 해석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박 차관의 발언은 이달 중순 국내에서 열릴 예정인 아펙(APEC) 회의에서 미국이 우리나라에 대해 스크린쿼터를 폐지하거나 축소하라는 압력을 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그 배경을 둘러싸고 논란이 예상된다.
아울러 스크린쿼터와 관련된 문화다양성 협약의 해석에 대한 박 차관의 견해에 대한 영화계를 비롯한 국내 문화계의 반응이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박 차관은 또 "8.31 부동산 종합대책의 입법과정에 대해 논란이 있지만 정부로서는 8.31 대책의 내용에 대해 수정하거나 완화할 생각은 조금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청와대의 "8.31 대책에선 공급확대 부문은 큰 방향만 있었고 구체적인 부분이 없었다"며 "공공부문 택지공급 확대, 송파거여지구 신도시, 수도권 신도시 추가건설 등 공급확대와 관련한 사안은 구체화 내지는 추가검토가 필요한 부분으로 현재 이에 대한 관계부처간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박 차관은 감세논란과 관련해 "현 시점에서 증세는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재정지출 구조 합리화, 감면세 축소 등 세부담을 높이지 않으면서 미래 재정수요 확대에 대비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박 차관은 "LG전자의 파주단지 투자 축소는 회사측이 오는 2011년께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었던 부분에 대해 아직 확신을 갖지 못해 철회한 것일 뿐 정부가 기업의 투자계획을 축소하도록 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밖에 박 차관은 한국은행에 금융기관의 외환거래에 대한 검사권을 부여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관련부처 간에 논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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