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의 도하라운드 농업협상이 일주일 넘게 교착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도하라운드의 그 어떤 협상결과에 대해서도 필요하다면 거부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고 말해 주목된다.
시라크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교외의 햄프턴 궁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EU의 기존 농업보조금 체계와 충돌되는 그 어떤 WTO 무역협상에 대해서도 프랑스는 "동의해주지 않을 권리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영국 신문 <파이낸셜 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시라크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EU가 농업협상의 교착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이르면 28일 새로운 양보안을 내놓을 예정인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EU가 새로이 내놓을 양보안이 교착상태인 농업협상에 돌파구가 되지 못할 경우 오는 12월 중순 홍콩에서 열리기로 돼 있는 WTO 각료회의가 좌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프랑스를 비롯한 일부 국가들이 홍콩 각료회의를 취소하거나 연기할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블룸버그> 통신은 피터 만델슨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이 28일 롭 포트먼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 셀소 아모림 브라질 외무장관, 마크 베일 호주 통상장관, 카말 나스 인도 통상장관 등과 전화회담을 갖는 자리에서 농산물 수입관세 및 보조금 감축과 관련한 EU의 새 양보안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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