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6자회담이 5일째로 접어든 30일 공동문서 작성이 시작됐으나 북미 양국간에 이견이 여전해 공동문서가 나오기까지는 넘어야 할 고비가 여전히 많은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는 29일(현지시간) '한반도 비핵화' 개념에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 권리'가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을 재차 분명히 했으나 북한은 미국에 '경수로 사업 재개'를 요구해 핵의 평화적 이용 권리를 확보하려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6자회담 공동문서 작성 시작...그러나 "매우 어려운 협상"**
세 번째 수석대표회의가 현지 시각으로 30일 오전 10시 30분 시작됐다.
미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회담장인 댜오위타이(釣魚臺)로 출발하기에 앞서 "공동문서 텍스트에 대해 많은 논의를 하게 될 것이며 우리가 어떤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문서는 간략하긴 하지만 너무 중요해서 오늘 끝날 것 같지는 않다"면서 "매우 어려운 협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동문서 작성과 관련해서는 중국측이 29일 각국에 각자안을 준비하도록 통고했고, 러시아측은 이미 이를 전달했으며 각국도 자국안을 중국에 전달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주최국 역할'에 따라 각국 입장을 취합한 뒤 공통점을 모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에 대해 우리측 수석대표인 송민순 외교부 차관보는 이날 "합의될 가능성이 높은 부분부터 하는 방법과 거리가 있는 것을 조화시키는 방식을 두고 오늘 논의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국 언론들에 따르면 북미 양국은 이날도 댜오위타이에서 양자 협의를 지속해 이견 좁히기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美, '평화적 핵이용 권리' 재차 거부- 北, '경수로 재개' 요구 **
공동문서 초안 작성이 시작됨에 따라 이에 어떤 내용을 담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으나 힐 차관보 언급대로 쉽지 않은 작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힐 차관보는 29일 저녁 기자회견을 가진 자리에서도 "여전히 많은 차이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은 '힐 차관보가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 권리를 조건부로 인정했다'는 일부 외신 보도에 대해 29일 적극 부인했다. 매코맥 대변인은 "힐 차관보는 북한이 민간 핵 능력도 유지해선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면서 "북한은 1991년 한반도 비핵화 선언, NPT, 1994년 제네바 합의에서 핵 의무에 따라 행동하지 않아 온 것을 봐 왔으며 북한 내에 있는 어떤 핵 프로그램도 잠정적인 핵무기 프로그램일 수 있다"고 주장해 힐 차관보 발언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힐 차관보는 29일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북한이 NPT 조약 하에서 평화적 핵 이용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해 북한의 NPT 복귀 조건으로 평화적 이용에 대한 일정한 이해를 표명한 것으로 분석됐었다. 그는 "그러나 우리는 북한이 이런 권리를 행사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라고 말해 핵개발 진행 동안에는 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 발언과 관련해 일본 언론과 AFP 통신 등은 힐 차관보 발언에서 'NPT 복귀 후 권리 보장'에 강조점을 두면 '조건부 허용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에 이에 적극적인 의미를 부여했었다. 그러나 힐 차관보는 관련 설명에서 "한반도 비핵화란 핵무기가 없는, 핵무기 프로그램이 없는, 생각컨대 핵무기 프로그램일 수 있는 핵 프로그램이 없는 한반도를 의미한다"고 밝혀 현재 상황에서는 모든 핵 관련 계획이 포함됨을 강조했다.
이같은 발언에 대해 송 차관보는 30일 "회담장에서 많은 논의가 진행중"이라며 주요 논쟁점 가운데 하나임을 굳이 부인하지 않았다.
한편 <교도통신>은 이날 복수의 회담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이 미국과의 양자 협의에서 2년 전 중단된 한반도 에너지 개발 기구(KEDO)에 의한 경수로 건설 사업의 재개를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에 대해 "한반도 비핵화 대상을 어디까지나 핵무기와 핵무기 개발에 한정해 핵의 평화적 이용 여지를 확보하려는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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