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X파일 문제에 대해 법적 대응 등 강경 입장을 고수해 오던 삼성이 결국 고개를 숙였다.
삼성은 25일 임직원 명의의 사과문을 발표해 "1997년 국가기관의 불법적인 도청 테이프와 시중에 유포되고 있는 녹취록 문건을 근거로 한 최근의 언론 보도 사태에 대해 내용의 사실 여부를 떠나 사회적 물의를 빚은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사과한다"고 밝혔다.
삼성은 이어 "과거의 잘못된 관행과 구습을 단절하고 올바르고 투명한 경영으로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사랑에 보답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삼성은 "(언론을 통해) 알려진 내용은 사실과 다르거나 소문에 불과한 것이 있고 내용이 왜곡되거나 과장된 점도 있다"고 언론 보도에 불만을 표시했다. 삼성은 또 "어떤 경우에도 옳지 못한 방법과 수단을 동원하여 목적을 달성하는 것은 용인될 수 없다"며 "개인의 인권 확보와 우리 사회의 민주 발전을 위해서 불법 도청과 무책임한 공개 및 유포는 근절되어야 한다"고 밝혀 법적 대응 등을 계속 시도할 뜻도 시사했다.
한편 삼성은 이미 김대중 정부 때 이 불법 도청 테이프의 존재를 이미 알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은 "이미 1999년에 불법 도청 테이프를 거액을 요구하며 사달라는 제의를 받은 적이 있으며, 이 테이프가 공개되면 큰 피해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자진하여 국가기관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사과문에는 정치자금 제공 및 기아자동차 인수 공작에 대한 구체적인 해명은 빠져 있어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다음은 사과문 전문.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저희 삼성은 지난 97년 국가기관의 불법적인 도청 테이프와 시중에 유포되고 있는 녹취록 문건을 근거로 한 최근의 언론보도 사태에 대해 내용의 사실 여부를 떠나 사회적 물의를 빚은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비록 알려진 내용이 사실과 다르거나 소문에 불과한 것도 있고 그 내용이 왜곡되거나 과장된 점도 있습니다만, 이로 인해 사회적 혼란이 야기되고 국민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 드린 점, 죄송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저희 삼성은 오래 전인 '99년에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불법도청 테이프를 거액을 요구하며 사 달라는 제의를 받은 적이 있으며, 이러한 테이프가 공개될 경우 큰 피해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자진하여 국가 기관에 신고하였습니다.
아울러 어떠한 경우에도 옳지 못한 방법과 수단을 동원하여 목적을 달성하는 것은 용인될 수 없으며, 금번 사태의 원인이 된 불법도청과 무책임한 공개 및 유포는 개인의 인권확보와 우리 사회의 민주발전을 위해 반드시 근절되어야 할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앞으로 삼성은 과거의 잘못된 관행과 구습을 단절하고 올바르고 투명한 경영으로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사랑에 보답하는 기업이 될 것을 약속드립니다.
다시 한번 사회적 물의를 빚은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리며, 저희 삼성은 우리 경제의 재도약과 국제경쟁력 강화에 더욱 힘을 쏟겠습니다.
삼성그룹 임직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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