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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플랜 B’ 바탕의 유연한 자세?

“美, 제안 조건 변경 가능” 라이스 국무 12일 방한 협의 주목

미국은 4차 6자회담이 진전을 이루지 못할 경우 대북 제재안인 '플랜 B'로 나갈 것임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지난 3차 회담 제안 가운데 일부를 수정할 수 있다는, 비교적 유연한 자세를 내비쳐 이번 회담이 '실질적 진전'으로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12일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한-미 양국간 이와 관련된 심도있는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美, 제안조건 변경 가능"- 새 인센티브 및 상호조치순서 조정 내비쳐 **

<워싱턴포스트>는 11일(현지시간) 아시아 4개국을 순방중인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을 수행중인 미 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회담이 재개됐을 때 북한이 건설적으로 자신들의 우려 사항을 설명하면 미국은 미국 제안의 조건을 변경하려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북한은 지난해 6월 3차 6자회담에서 미국이 제안한 안에 대해 "일고의 가치도 없다"면서 일축한 바 있다. 북한으로서는 자신들은 모든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고 검증받는 대신 미국은 그 이전에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는 것이 불공평하다는 주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미 정부 관리는 이와 관련 라이스 장관의 아시아 순방을 동행취재 하고 있는 WP에 "미국은 최종적인 거래에 도달하기 위해 새로운 인센티브가 필요한지, 북미간 상호조치 순서가 북한의 이익에 맞도록 어떻게 재조정될 수 있는지 북한으로부터 듣고 싶다"고 밝혔다. 이 관리는 "이는 요구가 아니라 제안"이라면서 "이제 회담이 시작될 것이므로 (북한의 입장을) 다시 듣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그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도 이와 관련 미 고위 관리의 "미국은 제안에 유연성을 보이려 한다"는 말을 전했다.

미국 정부의 이런 입장은 지난 3차 회담까지 행동조치 순서가 북미간 첨예한 이견 가운데 하나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북한은 당시 핵동결과 동시에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및 경제제재에서 해제할 것을 요구한 반면, 미국은 핵폐기를 완료해야 그같은 조치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아울러 '새로운 인센티브가 필요한지 듣겠다'는 미국의 입장도 비교적 전향적인 자세로 평가된다. 미국은 대북 중유지원에 나설 수 없다는 입장인 반면 북한은 보상에 미국도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WP는 이와 관련 "회담의 주요 관련국인 한국과 중국이 반복해서 부시 정부에게 보다 큰 유연성을 보이라고 촉구했다"면서 "미 정부 관리의 이런 언급은 양국의 우려를 해결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우리 정부는 이와 관련 지난 3차 회담에서 북미간 행동순서에 대한 갈등을 극복하기 위해 '3.3.3 단계' 해법을 제시한 바 있다. 3.3.3 해법은 우선 '말 대 말', '행동 대 행동' 등으로 구성된 3단계 북핵 해결 방안을 큰 틀로 해서 3단계 대북 안전보장 방안과 북한 핵폐기 수용의 3가지 조건 등으로 구성돼 있다.

***美 강경파, 회담 성과 없을 때 대북 강경책 '플랜 B' 전환 숨기지 않아**

하지만 부시 정부의 이런 '유연한' 자세가 실제 회담에서 어떻게 발현될지는 미지수다. 미국 정부 내, 특히 강경파들은 회담에서 진전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는 대북 제재안인 '플랜 B'로 넘어간다는 심사를 숨기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한 미국 고위 관리는 "북한이 핵무장 해제의 길로 가지 않는다면 우리는 '플랜 B'로 갈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회담에서 진전이 없다면 대북 강경책인 플랜 B로 전환할 것임을 확언한 것으로 미 강경파가 협상 결과에 따라 다시 주도권을 쥘 경우 상황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대북 정책에서 '플랜 B'란 강경 압박책을 의미하는 것으로 북핵 문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정, 북한인권 문제의 쟁점화,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의 강화, 경제제재 등이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유연한 입장을 밝힌 미 고위 관리도 "북한이 협상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면 부시 정부는 회담 실패를 기회로 회담 참여국들에게 징벌적 대북 제재를 부과하도록 하는 방안에 지지를 구하려 할 것"이라는 경고다.

스콧 맥클랠런 미 백악관 대변인도 11일 브리핑에서 "(미국이 새 유인책을 제안할 것이라는) 그런 인상은 잘못된 것"이라며 "북한은 지난 6자회담에서 미국이 제안한 것에 대답하고 진지한 방법으로 대화할 준비가 돼 있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라이스 美국무 12일 오후 방한, 협의결과 주목**

한편 이같은 미국 정부의 태도는 회담에 앞서 자신들의 협상 전략을 미리 드러내 보이면 유리할 것이 없다는 상황 인식에 따른 모호성 유지 차원일 수도 있으나 아직까지도 미국이 대북 정책에 대한 확고한 기조를 세우지 못했다는 것으로도 해석이 가능해 12일 방한하는 라이스 장관과의 협의가 주목된다.

라이스 장관은 이날 오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방한하며 도착 직후 외교통상부 장관 공관에서 반기문 외교부 장관과 만찬 및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그는 방한 둘째날인 13일 오전에는 노무현 대통령을 예방하고 반기문 장관과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바로 이한한다.

그의 방한에는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 마이클 그린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아태담당 선임보좌관, 리처드 롤리스 국방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 등 대한반도 정책 실무진이 모두 함께 해 6자회담 재개를 앞두고 전반적인 한-미 의견 조율에 나서게 된다.

이에 앞서 한국 정부는 11일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해 정부 대책방향을 협의하기 위한 고위 전략회의를 정동영 통일부 장관 겸 NSC 상임위원장 주재로 열고 '지금까지 우리 정부가 해 온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역할을 계속하는 것이 필요하며 특히 핵문제 해결 과정에서 남북대화 통로가 매우 중요하다'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 이와 관련 12일에는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NSC 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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