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정부의 천안함 사태 조사 결과를 근거로 "전쟁도 불사해야 한다"며 강경 발언을 내놓고 있는 것과 동시에,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와 국방부 등 정부의 후속 조치를 두고 "새로울 게 없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결국 정부·여당의 '북한 때리기'가 실질적 행동을 수반하는 것이 아니며, 단지 선거를 앞두고 강경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목적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들게 하는 대목이다.
여기에 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내용을 "새로운 게 없다"며 깎아내린 것이 친박계 전략통으로 꼽히는 유승민 의원이라는 점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김태영 "자위권 발동할 것"…유승민 "앞으로 발동? 새로운 게 없다"
한나라당 김영우 의원은 24일 천안함침몰사건진상조사특별위원회에 참석해 "전쟁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더 큰 전쟁을 막기 위해서라도 그렇게 (전쟁도 불사)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방부 김태영 장관도 이날 현안 보고를 통해 대북 심리전을 25일부터 재개하겠다고 밝히고, 북한에 피격을 받을 당시 "자위권을 발동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등 강경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김 장관은 또한 북한의 "조준 격파하겠다"는 발언에 대해 "우리의 방송시설을 격파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며 "그것에 대해서는 자체적으로 대응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김동성 의원이 "격파 사격을 받으면 자위권 발동 요건에 해당되지 않느냐"고 묻자 김 장관은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나 "앞으로 자위권을 발동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이번 천안함 사태에 발동해야 하지 않느냐"고 유승민 의원이 묻자 김 장관은 "(사건 발생 후) 장시간이 경과돼 그렇게 하기에는 오히려 국제적 비난이 더 많을 수 있다"며 한발 물러섰다.
유 의원은 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문'을 거론하며 "개인적으로 못마땅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결국 이 대통령은 이번 천안함 사태에서 자위권 행사를 포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대통령이 언급한) '앞으로' 즉각 자위권을 발동하겠다'는 것은 전혀 새로운 말이 아니다. 김 장관도, 이상희 전임 장관도 지금까지 '북한에서 공격 징후가 보이면 선제공격 하겠다'고 다 말해왔던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어떤 언론 보도를 보면 국민의 60% 이상이 군사적 조치가 옳지 않다고 하는데, 우리는 잃을 게 많은 나라이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몇년 뒤 유사한 도발로 우리 장병들이 다쳐도 그 때 가면 상황이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래서 '즉각 자위권 발동'이라는 말이 공허하게 들린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이 "대청해전의 경우 즉각적으로 자위권을 발동했다"고 반박하자 유 의원은 "이번 천안함 사태에서처럼 '은밀한 공격'에 대해서는 자위권 발동을 못한다는 것 아니냐"며 "국방부는 앞으로 왜 자위권 발동을 포기했는지 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영 "천안함 침몰 장면 담긴 TOD 영상 없다"
김 장관은 "이 부분(천안함 침몰 장면이 담긴 TOD 동영상)에 대한 테입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천안함 침몰 과정이 담긴 TOD 동영상이 있다는 주장이 그간 일부 언론과, 정치권에서 제기돼 관심을 모았지만, 김 장관이 이를 다시 일축한 것이다.
김 장관은 "두 가지 테입이 있는데 정상적으로 배가 기동하는 장면과, 그 다음 '쾅'하는 소리를 듣고 (TOD 병이) TOD를 돌려서 봤을 때 찍은 게 있는데, 그것이 함미 부분이 물속으로 가라앉는 부분"이라며 "일반인이 볼 때 그 중간 것이 있느냐는 생각을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결국 김 장관과 천안함 동영상의 존재 의혹을 제기한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의 진실게임 양상으로 발전하는 분위기다. 김 장관의 "동영상이 없다"고 공언하자 한나라당 김효재 의원은 "이정희 의원은 이 문제에 대해 특위 활동 과정에서 밝힌다고 했는데, 아무 근거도 대지 않았다"며 "이 문제를 이 의원이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이 의원은 "이 문제에 대해 특위에서 모든 증인, 모든 수사관들, 모든 진술서를 다 검토해 제게 제보한 사람들이 피해받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합조단에 참여한 민간인을 김 장관이 고소했다는 것도 알고 있는데, 정부는 좌초설을 제기하면 유언비어로 엄단하겠다는 것 아니냐. 이런 분위기에서 어떻게 보여드릴 지는 제 판단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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