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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화주택 값만 오른 건 부동산정책 성공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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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화주택 값만 오른 건 부동산정책 성공 증거"

한덕수 부총리의 '궤변', "소형 아파트값도 올랐으면 심각했을 것"

한덕수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이 24일 "강남-판교 등의 중대형 아파트값만 폭등하고 다른 지역의 소형 아파트 값이 오르지 않고 있는 것은 참여정부의 부동산정책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증거"라는 궤변을 펴 파문을 예고하고 있다.

***"호화주택 값만 오르고 소형주택 값 제자리는 참여정부 정책의 효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ㆍ중 경제장관 회의와 아셈(ASEM) 재무장관 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중인 한 부총리는 이날 베이징 주재 한국특파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사견임을 전제로 이렇게 밝혔다.

한 부총리는 "부동산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치솟는 것은 강남과 판교 등 일부 지역의 중대형 아파트이며, 다른 대부분 지역 소형 아파트 가격은 안정돼 있다는 점에서 부동산 가격안정 대책이 상당 부분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호화주택 값이 오르는 동안 소형주택은 제자리 걸음이라며 상대적인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있는데, 이는 역설적으로 보면 정책이 작동하고 있다는 방증인 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일부 지역 중대형 아파트 값이 수요-공급의 시장원리와 상관없이 비정상적으로 오르는 것은 정책과 직접 관련이 없지만, 대부분의 소형 주택의 가격이 안정된 것은 정책의 효과가 가져온 결과"라고 재차 주장했다.

한 부총리는 "소형 주택 가격도 덩달아 춤을 춘다면 정말 심각한 문제가 됐을 것"이라며 "서민주택 가격을 보다 확실히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임대주택 1백50만호 조기 공급을 통한 '방화벽'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남-분당에 대한 사실상의 '백기항복'**

한 부총리의 이같은 주장은 참여정부의 부동산 실정(失政)에 대한 비판이 빗발치는 데 대한 구차한 변명이라고 간단히 치부하고 넘어갈 수도 있는 발언이나, 나라경제를 총괄책임지고 있는 경제부총리의 입에서 나와선 안될 발언이라는 점에서 심각성을 띠고 있다.

그의 발언은 우선 강남-분당 등의 아파트값 폭등에 대한 정부의 '사실상의 백기항복'에 다름아니다.

"강남-판교 등 일부 지역 중대형 아파트 값이 수요-공급의 시장원리와 상관없이 비정상적으로 오르는 것은 정책과 직접 관련이 없다"는 그의 발언은 사실상 전국 아파트값 폭등의 근원인 강남-분당 등에 대해 '백약이 무효'라는 경제정책 책임자의 속내를 드러낸 것에 다름아니기 때문이다.

그 다음 "대부분의 소형 주택의 가격이 안정된 것은 정책의 효과가 가져온 결과"라는 그의 주장은 정부가 소형 주택을 많이 공급한 결과 작은 아파트 집값이 안정됐다는 논리이나, 이 논리는 "일부 지역 중대형 아파트 값이 수요-공급의 시장원리와 상관없이 비정상적으로 오르고 있다"는 그의 앞 발언을 정면 배치되는 논리적 모순을 안고 있다.

그의 주장이 일관성을 갖는다면, 소형아파트 값이 안 오르는 것은 공급을 많이 한 결과이고, 중대형 아파트값이 폭등하는 것은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어야 한다. 그러나 그는 앞뒤 상반되는 논리를 동원해 정책 실패의 '면피'에만 급급해 하는 모양새를 드러내, 스스로 정책의 신뢰성을 상실하고 있는 것이다.

***강북-지방 사람들은 '제 분수' 알고 살라는 얘기인가?**

더욱이 그가 향후 부동산 정책방향을 "임대주택 조기공급을 통한 서민집값 방화벽 구축"으로 잡은 것은, 강남-분당 등의 집값이 폭등하든 말든 정부는 강북이나 지방의 소형아파트값이 오르지 않도록 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의미에 다름아니다.

이는 강남-분당 등의 폭등에 대한 '정부 무대책'을 재차 드러내 향후 이들 지역의 집값 폭등을 부채질할 수 있는 발언인 동시에, 이미 경제문제 차원을 넘어서 심각한 체제불안 요인이 되고 있는 '집값 양극화에 따른 계층간 양극화'를 방치하겠다는 발언으로도 해석가능하다.

그가 특히 최근의 '강남-분당발(發) 아파트값 폭등'에 대한 범국민적 분노를 "상대적 박탈감의 호소"로 일축한 것은 현 정부가 양극화 문제를 얼마나 안이하게 바라보고 있는가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그의 주장을 극단화하면, 돈없는 서민들은 강남-분당 등의 집값이 폭등하든 말든 그 쪽을 바라보지 말고 강북과 지방에서의 현생활에 '만족'하며 살라는 얘기에 다름아니다.

한 나라의 경제살림을 책임맡고 있는 경제부총리의 부동산 인식이 이러하니, 전국이 끝없는 부동산투기 광풍에 휘말려 드는 것도 당연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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