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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추모 물결…"미안하고 또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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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추모 물결…"미안하고 또 미안합니다"

[현장] 노란 리본 달고 "봉하로"…시민 2만 명 운집

'노란색 물결'은 끝이 없었다. 온 몸을 적시는 빗줄기에도, 고인을 기리는 추모의 열기는 뜨거웠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를 맞은 23일 오후, 경상남도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엔 새벽부터 추모제에 참석하기 위한 시민 2만여 명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마치 '거짓말' 같았던 1년 전의 서거 소식. 그 때의 충격과 달리, 이날 봉하마을은 다소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고인의 1주기 추모제를 준비하느라 분주했다. 추모객들은 '아주 작은 비석'에 국화를 내려 놓고, 고인의 마지막 흔적을 찾아 부엉이바위로 발걸음을 옮겼다.

지난 16일 문을 연 '노무현 대통령 추모의 집'엔 전시관 안으로 들어가려는 추모객들의 줄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농가 창고를 개조해 만든 추모의 집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품과 사진이 전시돼 있다.

▲ '노무현 대통령 추모의 집'에서 추모객들이 전시관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이곳에서 만난 박주은 씨(45)는 "너무나 인간적이었던, 그래서 너무나 서럽게도 금방 떠나버렸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생각날 때마다 봉하마을을 찾는다고 말했다. 고인의 유품을 둘러보던 그가 정성스럽게 적어 붙인 메모지엔 "잘못했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글귀가 쓰여져 있었다.

고인이 생전에 사용하던 의자, 손녀와 함께 논길을 달렸던 자전거, 즐겨 쓰던 밀짚모자 등 유품을 둘러보던 추모객들의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5살 난 딸아이의 손을 잡고 전시관을 둘러보던 김성훈(37) 씨는 "딸에게 노무현 대통령이 어떤 분이었는지, 그가 꿈꾸던 세상이 어떤 것이었는지 들려주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추모식에 참석한 고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 씨의 소회는 남달랐다. 박 씨는 "1987년 종철이가 죽었을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이 조문을 왔던 기억이 난다"며 "참 소탈했던 그 분의 죽음이 현재까지도 믿겨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 노무현은 떠났지만, 그 분의 민주주의의에 대한 열망은 살아남은 사람들의 숙제로 남을 것"이라며 "그 분의 그 뜨거운 마음을 잊지 않고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프레시안(최형락)
추모객의 행렬은 노 전 대통령의 사저 옆, '아주 작은 비석' 주변에 새로 조성된 박석(바닥돌) 묘역으로 이어졌다. "바보 노무현이 그립습니다", "사람 사는 세상 우리가 만들겠습니다"…. 시민들의 모금으로 조성된 1만 5000개의 돌에는 '바보 노무현'을 기억하는 시민들의 그리움이 한 자 한 자 새겨졌다.

이날 2시부터 시작된 1주기 추도식은 노 전 대통령의 친구 원창희 씨의 1만 5000번째 '마지막 박석 놓기' 행사로 마무리됐다. 한편, 이날 오후 7시 부산대학교에서는 지난 8일부터 전국을 돌며 진행된 '노무현 전 대통령 1주기 추모 콘서트'의 마지막 공연이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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