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천안함 침몰을 북한의 소행으로 규정한 정부의 사고 원인 조사 발표를 기정사실화하고 이에 대한 후속 조치를 마련하기 위해 당 자체 특위를 구성키로 했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22일 선거대책회의를 갖고 '북한의 천안함 공격에 대한 대책위원회'를 만들었다. 4선의 이윤성 의원이 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정미경 대변인은 "오늘 안으로 당외 인사를 포함해 구성을 마치고 내일 첫 회의를 개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서 당 지도부는 민주당을 집중 공격했다. 중앙선대위원장인 정몽준 대표는 "민주당은 지금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서 도를 넘은 북한 감싸기와 정부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적은 동지라는 지난시대의 흑백논리에 빠져있는 것은 아닌지 염려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민주당이 북한을 비호하면서 여당인 한나라당을 비판하는 것을 보면 민주당이 일종의 집단 최면적 사고에 갇혀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난했다.
경기권 선대위원장인 안상수 전 원내대표는 "우리 가족이 강도로부터 무참하게 참변을 당했는데 민주당이 하는 짓을 보면 당한 가족들을 오히려 비판하고 무자비한 살육을 강행한 강도에 대해 오히려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한다"며 "이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지키려는 정당의 모습은 결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충청권 선대위원장인 송광호 최고위원은 "요즘 북한 핵문제가 나왔을 때부터 우리 우방이고 혈맹인 미국의 조치가 영 맘에 들지 않았다"며 "클린턴 국무장관이 방한을 해서 우리 국민들이 흡족해할 수 있는 그런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미국의 우방들은 서서히 미국을 믿지 않으려고 할 것이고 미국으로부터 등을 돌릴지도 모른다"고 압박했다.
한나라당의 이같은 공세는 정몽준 대표가 전날 "이번 선거는 안보 세력 대 북한 비호 세력의 대결"로 규정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의 천안함 사고 원인 발표 결과가 지방선거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동아일보>가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이번 선거에서 지지후보를 결정하는 데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를 고려하겠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71.0%가 "지지 후보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16.7%는 '투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는데, 이 가운데에서 "여당 후보 지지 쪽으로 바꿨다"는 응답이 8.9%, "야당후보 지지 쪽으로 바꿨다"는 응답이 7.8%로 나왔다. 정당이나 후보 선택에 큰 영향을 발휘하고 있지 못한 것이다.
한편 이날 정미경 대변인은 "이날 회의에서 서울시장 오세훈 후보는 안정권으로 다져지고 있고 분위기고 인천과 경기도도 호전되고 있다는 자체평가를 했다. 수도권 광역자치단체장의 상승기류를 따라가지 못했던 기초자치단체장들도 최근 들어서 상승세를 타며 승리의 기세를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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