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17일 6.15 통일대축전 참가를 위해 방북중인 정동영 통일부장관을 만날 것으로 알려져, 북한이 6자회담 복귀 입장을 밝히는 게 아니냐는 기대를 낳고 있다.
***오늘중 김정일-정동영 회동**
김홍재 통일부 홍보관리관은 이날 오전 "오늘 중 정 장관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면담이 있을 예정"이라며 "면담 시간과 장소는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외교가 일각에서는 그동안 대외접촉을 일절 하지 않아온 김정일 위원장이 정 장관을 만나는 것은 지난 6일 북-미 뉴욕접촉후 6자회담 복귀 여부를 밝히지 않아온 북한이 6자회담 복귀를 밝히기 위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이에 앞서 정 장관은 16일 밤 북한의 2인자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비공개 면담을 가져, 김영남 위원장을 통해 전달된 메시지를 듣고 김 위원장이 회동을 결심하게 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낳고 있다.
이날 회동에서 정동영 장관은 김 위원장에게 노무현 대통령의 메시지 및 지난 10일 한-미정상회담에서 나온 미국의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알려져, 김 위원장의 대응이 주목된다.
증시에서는 김정일-정동영 면담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수선물시장에선 외국인과 기관이 매수우위를 보이는등, 회동결과에 큰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정 장관, 조깅 중 김정일 위원장 면담 소식 긴급 전달받아**
한편 공동취재단에 따르면, 정동영 장관은 이날 오전 8시 25분경 백화원 영빈관 인공호수 주변에서 최상룡 고려대 교수와 함께 조깅을 하던 중 김상일 장관 비서를 통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면담 소식을 보고 받았다. 이에 앞서 오전 8시부터는 북측 대표단 숙소 정문에 검색대가 설치되는 것이 목격되기도 했다.
정 장관은 이에 조깅을 중단하고 숙소인 백화원 2각으로 귀환하다 현관에서 김기남 북측 조선노동당 중앙위 비서와 선채로 만나 30여초 밀담을 나눴으며 김 비서는 곧바로 검은색 벤츠를 타고 어디론가 떠났다.
이후 정부대표단 김홍재 대변인은 백화원 3층 프레스센터로 찾아와 "정동영 장관 김정일 위원장 면담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시간과 장소는 북측에서 추후 통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것으로 봐서,장소는 일단 백화원이 아닌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당초 정부 대표단은 이날 9시경 숙소에서 출발해 10시경 평양 순안 공항에 도착해 서울로 돌아올 예정이었다.
***백화원 영빈관으로 숙소 바뀔 때부터 예견**
김정일 위원장 회동 가능성은 북측이 통일대축전에 참가하는 남측 당국 대표단의 숙소를 당초 주암(대표단 및 자문단), 흥부(지원단) 초대소에서 백화원 영빈관으로 변경하면서부터 점쳐져왔다.
백화원 초대소는 외국의 주요 국빈급 사절 방문 시 이용되는 영빈관으로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이 묵었던 곳이기도 하다. 또한 2002년 일본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2001년 강택민 중국 공산당 총서기, 2000년 메들린 울브라이트 미 국무장관, 1994년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 1989년 조자양 중국 당 총서기 등이 숙소로 머물던 곳으로 국빈급 주요 인사들이 주로 이용했다.
게다가 1998년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2002년 임동원 대통령 특사나 박근혜 의원이 방북했을 때도 묵었으며 그때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이곳을 찾아 이들을 만난 바 있다.
이에 따라 북측이 이번 행사 기간 동안 남측 당국 대표단을 만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고, 마침내 현실화되기에 이르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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