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주재 한국 대사관에서 9일 백색분말이 든 우편물이 발견돼 대사관 직원들이 옥외로 대피하는 일이 발생했다. 우편물 배후세력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한국 외에 미국, 일본, 영국의 호주주재 외교공관과 호주 정부 건물에도 배달된 것으로 확인돼 이라크 파병 관련 여부에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이들 국가는 이라크 주요 파병국들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호주주재 한국대사관에 백색분말 우편물 배달, 옥외 대피**
외교통상부는 이날 “9일 오전 10시(현지시간)경 주호주 한국대사관에서 접수된 우편 봉투를 개봉하는 과정에서 백색분말을 발견, 호주 당국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우편물은 전날인 8일 배달된 것으로 현재 대사관 직원들은 호주 경찰당국의 안내에 따라 대사관 내의 옥외에 대피중이고 개봉당시 현장에 있던 직원 3명은 조사를 받기 위해 현장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백색분말은 호주 경찰이 다 수거해 갔으며 방역과 유해성 여부로 인해서 아직 정상업무를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사관은 아울러 유사한 사건이 호주내 한국인들에게도 발생할 가능성에도 대비해 한인회를 통해 백색분말 배달 상황을 알리고 신변안전에 각별히 유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
***미-영-일 재외 공관 및 호주 정부에도 전달 **
한편 호주 경찰당국에 따르면 이날 백색분말이 전달된 호주주재 재외공관은 우리 이외에도 미국-일본 대사관과 영국 고등 판무관실이 포함됐으며 호주 총리실과 의회에서도 백색분말이 들어있는 우편 봉투가 발견돼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호주 AAP통신 및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호주 경찰당국 대변인은 이날 구체적인 국가명은 밝히지 않고 “경찰측은 몇몇 외국 공관과 의회 건물에 의심스런 소포가 배달됐다는 보고를 받았다”면서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
미국 대사관 대변인은 이와 관련 “하얀색 분말이 들어있는 우편 봉투를 받았다”면서 “대사관 지역을 폐쇄했으며 적절한 경계 조치가 취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 경찰은 미 대사관 지역에 대해 통행 제한 조치를 내렸다.
영국 고등판무관실측도 “오늘 오전 의심스런 소포를 전달받았다”면서 “호주 경찰 안내에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판무관실과 호주 의회 건물도 미 대사관과 마찬가지로 폐쇄조치가 내려진 상태다. 이밖에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들도 “일본 대사관도 폐쇄돼 직원 50명은 건물내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라며 “흰색 분말은 유해하지는 않은 것으로 판명됐다”고 전했다.
***이라크 주요 파병국이라는 공통점**
현재 호주 경찰당국은 사건에 대해 조사 중이나 아직 배후에 대해서는 파악하지 못한 상황으로 백색분말 유해 여부는 호주 보건 당국이 성분 검사를 실시하고 있는 중이다. 성분검사에는 수시간 내지 최장 이틀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에 백색분말이 전달된 국가들은 모두 이라크전 주요 파병국이어서 그 관련성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영국, 호주는 이라크 파병 주축국이고 한국도 세계 3위 규모의 군대를 파병한 상태다. 일본도 전쟁 초기부터 미국의 요청으로 물자 지원 및 파병에 적극 나섰던 국가 가운데 하나다.
외교부도 이날 백색분말이 전달된 국가들이 모두 이라크 파병국이라는 점에 유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대사관의 업무가 아직 정상적이지 못해 업무 보고를 받지는 못하고 있는 상태이나 이런 공통점 때문에 이라크 파병에 반대하는 세력이 배후에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매우 조심스러워 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편 지난 주 백색분말이 들어있던 소포를 받은 바 있는 호주 주재 인도네시아 대사관은 이번에는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인도네시아 대사관이 받은 백색분말 소포는 무해한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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