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일본의 유엔 안보리 가입 저지를 위해 외교력을 총동원하고 나섰다. 일본이 안보리 이사국이 되기 위해선 우선 '아시아 지역내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는 공식문서를 발표하는 동시에, 아프리카-중남미 등 개발도상국들을 상대로 경제협력을 약속하며 일본의 안보리 가입 저지 공세를 펼치고 있다.
중국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총리가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중단하는 등 '백기항복'을 하기 전에는 공세를 멈추지 않는다는 입장이어서, 미국과 '돈의 힘'만 믿고 안보리 이사국이 되려던 일본을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
***중국, "일본, 안보리국 되고 싶으면 우리 허가부터 받아라"**
8일 일본 <요미우리 신문> 보도에 따르면, 중국정부는 7일 밤 유엔개혁에 관한 중국의 입장을 담은 최초의 공식문서를 공표하며 최대쟁점인 안보리 개혁과 관련, '지역내 합의'를 최우선 조건으로 내걸었다. 문서는 공개리에 일본을 적시하지 않고는 있으나, 중국의 동의없이는 일본의 안보리 진출은 불가능하다는 자세를 문서 형태로 명확히 한 것이다.
문서는 안보리 개혁에서 존중해야 할 원칙으로 가맹국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개도국 대표의 증가, 중-소국의 안보리 심의에의 참가 확대, 지역 균형 유지 등을 열거했다. 이런 위에서 개혁안은 "우선 관계 있는 각 지역 내에서의 합의에 도달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일본, 독일, 인도, 브라질 등 이른바 G4가 요구하고 있는 6월까지의 유엔개혁 시한 설정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차 분명히 했다.
***중국, "일본이 돈을 앞세운다면 우리도 돈이다"**
중국은 이와 함께 개도국을 상대로 일본의 안보리 진출 저지 공세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8일 일본의 <산케이 신문> 보도에 따르면, 리카싱 중국 외교부장은 최근 나이지리아의 아데니지 외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일본등 G4가 결의한 내용은 유엔 가맹국의 단결에 불이익이 될 뿐 아니라 개도국의 이익도 손상하고 있다"며 일본 진출에 반대해줄 것을 주문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6일 그 내용을 홈페이지에 게재하기까지 했다.
나이지리아는 53개국이 유엔에 가입하고 있는 아프리카에서 영향력이 큰 국가로, 중국의 이같은 외교공세는 일본의 진출을 저지하겠다는 강력한 의지 표현으로 해석되고 있다.
또한 일본 정부와 자민당 간부들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정부 간부와 재외공관의 대사, 공사, 참사관, 서기관 등을 총동원해 일본 진출 저지를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중국은 특히 아프리카 국가들과 중남미 국가들을 상대로 경제협력을 약속하면서까지 일본 진출 저지를 위한 설득작업을 진행중이다.
자민당의 한 간부는 "중국의 경제협력은 대통령 궁전과 국회의사당 등 대형 건축물을 지어주겠다는 게 큰 특징"이라며 "그 나라 지도자들에게는 대단히 매력적인 제안"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중국이 일본이 주력해온 개도국 공략전술에 정면으로 맞불을 붙이고 나서자, 일본은 호소다 외상이 7일 오후 베트남 캄보디아 브루네이 3개국 순방에 나서는 등 크게 당황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그러나 고이즈미 일본총리가 공식적으로 야스쿠니 신사 참배 중단을 선언하는 등 '백기항복'을 하지 않을 경우 반드시 일본의 안보리 진출을 막는다는 입장이어서, 중국과 일본간 외교전쟁은 앞으로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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