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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낙청 “北의 스텔스기 위기의식, 우리 상상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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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낙청 “北의 스텔스기 위기의식, 우리 상상 이상”

6.15 행사 참가인원 3백명, 정부대표단 포함 여부 불분명

평양을 방북해 6.15 통일대축전에 참가할 남측 민간대표단 규모를 3백명으로 합의한 뒤 7일 귀국한 백낙청 6.15 남북해외공동행사 남측 준비위원회 상임대표는 “상당히 힘들었고 아쉬움을 느낀다”면서도 “스텔스기 등을 둘러싼 북한의 정세인식이나 위기의식은 우리의 상상 이상으로 심각하다는 점을 감지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남북간 합의된 3백명에 정부 대표단이 포함됐는지 여부가 불분명해 귀추가 주목된다.

***남측 준비위, 6.15 행사 참가인원 3백명 북측과 합의 **

백낙청 6.15 행사 남측 준비위 상임대표는 이날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어제 저녁 7시에 남측 참가 대표단 인원을 3백명으로 하기로 합의했다”면서 “원래 순탄한 진행이라면 훨씬 일찍 마무리 됐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밝혔다.

백낙청 상임대표를 비롯해 이승환, 정인성, 한충목, 김제남 공동집행위원장 등 9명은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북한에 머물며 북측 준비위 안경호 위원장 등을 만나 6.15 축전 규모 문제 등을 놓고 논의한 뒤 이날 귀국했다. 북측은 이에 앞서 지난 1일 전화통지문을 통해 남측 행사참가인원을 당초 6백15명에서 1백90명으로 줄일 것을 요청했다.

백 상임대표는 이어 “남북은 6.15 행사 성격은 원래 합의대로 축전의 성격으로 가져가야지, 정세에 대한 대응 등으로 바꿔서는 안 된다는 데 합의했다”고 회담 결과를 설명했다.

그는 “이 절충안은 대표단 차원의 합의”라며 “남측 준비위내에서 승인받는 절차가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남측 준비위는 이같은 합의 결과를 놓고 8일 오후 전국 지역별 대표와 공동회의를 열고 수용할지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나 대표단은 방북에 앞서 결정권을 위임받은 상태라 수용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울러 남측 준비위 측은 가능하면 빨리 명단을 북측에 통보키로 하고 당초 배정된 각 부문 인원 비율에 따라 ‘기계적으로’ 인원을 조정한 뒤 10일까지 통보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힘들었고 아쉬움 느껴, 만족 못해” **

한편 북측과의 협의 과정은 상당히 논란이 컸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백낙청 상임대표도 이에 대해 “상당히 힘들고 어려웠다”면서 “합의 결과에 대해 결코 만족스럽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해 이러한 분위기를 반증했다.

그는 그러나 “아쉬움을 느끼고 있지만 오랜만에 평양에서 이뤄지는 남북간 행사가 이번에 중단돼선 안되겠고 특히 남북장관급회담 날짜가 잡혀있는 상황에서 오랜만에 복원되는 남북관계를 위태롭게 하거나 중단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데 유의했다”고 말해 고충이 적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그는 또 “거듭 아쉬움을 느끼면서도 남북관계가 꾸준히 진전된다는 믿음에서 합의하고 돌아왔다”고 강조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갈 때 발이 무거웠고 올때도 발이 무거웠다”면서도 “그래도 갈 때보다는 발걸음이 가벼운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부 대표단 규모 이견 여부 주목**

아울러 북측과 합의한 남측 대표단 3백명에 정부 대표단이 포함됐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북측과 충분한 논의를 하지 못한 것으로 보여 정부측의 반응이 주목된다.

이와 관련 남측 준비위 관계자는 “우리로서는 3백명을 민간 대표단 규모로 이해하고 있다”면서 “민간 행사에 정부 대표단 참관을 환영하지만, 정부 대표단이 올지 여부와 몇 명이 오는지는 우리 소관사항이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숫자에 합의한 이후 확인 절차를 거쳤어야 했으나 물리적으로 그럴만한 여유가 전혀 없었다”고 덧붙여, 정부 대표단이 민간대표단 규모에 포함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추후 확인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포함된 것이 아니라면 정부로서는 추후 북측 당국 내지 남측 준비위측과 별도의 협의를 해야 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게 됐다.

***“北 스텔스기 관련 위기의식 우리 상상 이상”**

백 상임대표는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느끼고 있는 위기감에 대해 상당히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번에 많은 대화와 토론을 나누면서 북한이 당초 (지난 1일) 팩스를 통해 언급한 정세인식이나 위기의식이 우리 상상 이상으로 심각하다는 점을 감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측 내부에서는 심지어 이런 시기에 축전이 무슨 필요가 있느냐면서 축전을 중단해야 한다는 문제제기도 상당히 강하게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아울러 북측이 F-117 스텔스 전폭기 배치 문제를 거론하며 위기감을 드러낸 데 대해 “그러한 정세 판단이 옳든 그르든 그런 반응이 나온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미국은 7일 F-117 스텔스기 15대를 군산기지에 배치, 완료했다고 밝혔다.

북측은 이밖에 ‘공화국에 대한 막연한 비난이 아니라 북측 지도자에 대한 개인적인 모독이 이뤄지고 있는’데 대해 상당한 반감을 표출했다고 백 상임대표는 전했다. 미국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해 ‘폭군’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왔으며 딕 체니 부통령은 최근 “세상에서 가장 무책임한 지도자” 등으로 비난한 바 있다.

그는 아울러 “전쟁이 터지면 피해는 남북이 모두 똑같이 받지만 감은 다를 수밖에 없다는 점, 외국의 지도자들이 북한 지도자에 대해 비방성 발언을 했을 때 이를 받아들이는 북측의 민감함은 굉장히 심각한 수준이라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북측을 방문하고 돌아온 한 관계자도 “북측은 지금 6.15 행사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면서 “북한이 이러한 반응을 보인 것은 스텔스 전폭기 배치에 따른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북측은 이에 대해 우리 대표단에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나름대로 축전행사를 취소하지 않고 어떤 식으로든 진행한다는 점 ▲대표단의 방북을 통해 기존의 자신들이 제안한 축소된 규모를 조절하기 위해 나름의 성의를 표시했음을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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