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에 노골적인 찬성의사를 표명하면서도 주변 눈치 때문에 분위기 탐색에 나서고 있는 미국이 급기야 유엔 개혁안 제출 계획에 난색을 표하자 일본이 크게 긴장하고 있다. 최대 후원국인 미국의 소극적 움직임으로 전후 최대 꿈이 물거품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위기감이다.
***美, 6월 개혁안 제출보류 요구, 日 크게 긴장**
7일 일본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지난 3일 마치무라 노부다카 일본 외상과 전화통화를 갖고 “G4(유엔 상임이사국 진출을 꾀하고 있는 일본, 독일, 인도, 브라질 등 4개국 연합)의 6월 개혁안 제출 계획은 너무 빠르다”면서 제출 보류를 요구해 G4 계획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일본 등 G4는 6월 이내 개혁 결의안 제출, 7월 새로운 상임이사국 선출, 9월 유엔헌장 개정을 목표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 왔으나 미국이 그 첫 단추부터 반대하고 나섬에 따라 G4 전략 자체에 차질이 불가피하게 된 것이다.
신문은 이에 대해 “라이스 장관은 7월 이후 (일정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하고 있지 않지만 미국이 결의안 제출 자체에 반대할 의향을 나타낸 것으로 보여져 정부 내에서는 유엔 개혁이 곤란하게 됐다는 견해가 급속히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외무성 관리도 이에 “제출 자체를 그만두라고 말하는 것으로 다음 달에는 제출해도 된다는 의미가 아니다”고 우려했다.
마치무라 노부다카 일본 외상은 이와 관련 6일 한 강연회에서 “(유엔 상임이사국 진출은) 쉬운 싸움은 아니다”면서 “선거 운동을 시작한 만큼 도중에 그만둘 수는 없다”고 말했다.
***中 강력반대 이어 러시아-프랑스도 개혁안 수정 요구 **
한편 이러한 입장 표명은 상임이사국내 확실한 아군 확보라는 측면에서 일본의 안보리 진출을 노골적으로 후원해 왔지만 다른 상임이사국들의 눈치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미국이 주변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선택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중국은 일본의 안보리 진출에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경고할 정도로 험악한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중국 왕광야(王光亞) 유엔주재대사는 지난 3일 “유엔 안보리 확대는 위험하다”면서 “중국은 분명히 이를 반대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유리 페도토프 러시아 외무차관도 최근 G4 개혁안에 대해 “안보리가 너무 커져 효율적인 의사결정에 장애가 된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그는 또 개혁안의 ‘2020년에 상임, 비상임이사국 구성을 재검토한다’는 조항에 대해서도 “이는 실수”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밖에도 일본 진출에 우호적인 시각을 보여 오던 프랑스도 “G4 결의안은 수정이 필요하다”며 현 결의안대로라면 통과시킬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다급해진 일본 등 G4는 결의안 초안에서 ‘새로운 상임이사국은 현 상임이사국과 같은 책임과 의무를 가져야 한다’고 명시한 거부권 조항에 대해 ‘원칙적으로 보관 유지하지만 행사는 하지 않는다’는 식으로 조정을 가하는 등 막판 조율에 나서고 있으나 미국 등의 반대로 큰 암초에 부닥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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