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미국이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제2차 접촉을 갖고 북측이 모종의 '회답'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6자회담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美, 6일 북미 뉴욕접촉 공식 확인 **
<로이터 통신> <교도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션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플로리다의 러더데일 미군 기지에서 기자들에게 "뉴욕채널 만남이 있었다"면서 "우리 대표단이 북한 대표단을 만났다"고 북-미 접촉을 공식 확인했다. 매코맥 대변인은 그러나 "아직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에게 보고가 되지 않았다"며 구체적인 북한 반응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 정부 관리는 이와 관련 "미국측에서는 조셉 디트러니 대북협상특사와 제임스 포스터 한국 과장이 나갔으며 북측에서는 박길연 유엔주재대사 및 한성렬 차석대사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 관리는 또 "북한이 지난주 미국에 대면 접촉을 요구해 왔다"고 말해 이번 접촉이 북한의 요구에 의한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미국은 지난달 뉴욕접촉에서 북측에 성명이나 전화통화가 아닌 직접 만남을 통해 답변을 주길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마이니치> 신문은 지난 4일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와 미국 국무부가 지난 3일께 북한의 6자회담 복귀 문제를 전화로 협의했다"고 보도, 북-미 양국이 6일 회동에 앞서 전화를 통해 6자회담 문제를 사전협의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번 뉴욕 회동은 지난달 13일 회동에 이어 25일만에 이뤄진 것으로, 북한이 6자회담 복귀에 긍정적 신호를 보내온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기도 하다. 미국은 그동안 6자회담이 중단된 지 1년이 되는 6월을 시한으로 상정, 북측에 다각적 압박을 가해왔다.
***NYT, "노 대통령, 새로운 대북 유인책 제안할 것"**
<뉴욕타임스>도 지난 5일 미국 및 아시아 고위 관리들을 인용해 “최근 북한이 부시 행정부와 최근 며칠 사이에 접촉을 가졌으며 북한이 핵프로그램과 관련해 실질적인 협상에 돌아올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처음으로 시사했다”고 보도, 북한이 지난 4일 미국과의 전화통화에서 6자회담 복귀 의사를 밝힌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NYT는 또 지난주 방미한 권진호 국가안보보좌관 등과 한미정상회담 의제에 관해 사전 조율을 가진 미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노무현 대통령은 이번 방미에서 아마도 새로운 대북 유인책을 제안할 것”이라며 “부시 대통령이 이에 동의해 주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의 새로운 대북 유인책은 지난해 6월 제안된 안을 뛰어넘는 훨씬 구체적인 것으로 북한과 미국, 다른 국가들을 위한 신중한 일련의 행동을 순서에 따라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당시 한국의 아이디어를 일부 수용해 북한이 3개월간의 ‘준비기간’(동결)을 거쳐 모든 핵프로그램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폐기에 들어갈 경우 준비기간에 한국과 중국의 대북 에너지 지원, 그 이후 일정한 시점에서 북-미 관계 정상화를 위한 협의를 시작한다는 점을 골자로 한 대북 제안을 했었다.
신문은 그러나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북 정책을 둘러싸고 부시 정부내 강-온파 갈등이 더욱 심할 것으로 전망해 부시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어느 편의 손을 들어줄지에 따라서 한미 정상회담 결과가 좌우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日고이즈미, "北, 6자회담 열기 원하는 듯"**
아직까지는 6일 북-미 접촉에서 북한이 어떤 반응을 전달했는지는 확인되고 있지 않으나, 일본 등에서는 북한의 회담 복귀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6일 "북한이 6자회담을 열어 문제를 해결하기를 진정으로 원하는 듯하다"고 말해 북한으로부터 모종의 반응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호소다 히로유키 관방장관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제 6자회담을 즉각 재개할 수 있을지 판가름할 수 있는 중요한 단계에 진입했다"면서 "북한이 6자회담 당사국들의 개별적인 외교적 노력에 화답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특히 지난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기존의 '폭군'이 아니라 '미스터 김정일'로 부른 뒤 북한이 이례적으로 우호적인 반응을 보인 것을 상기시키며 "매우 중요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야치 외무성 사무차관도 북-미간 '호칭' 사용에 대해 "매우 전향적인 입장 표명"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 3일 <조선중앙통신> 기자 질문에 대한 답변 형식을 통해 'Mr'를 '선생'으로 해석하며 "그같은 존칭에 유의한다"며 "6자회담 분위기를 만드는데 기여한다"면서 '부시 대통령'이라고 호칭, '화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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